TOP 100 Drama Movies
3.예외적으로 한국영화의 경우에는 중복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점은 양해바란다.
시리즈가 끝났을 때 옆 좌석에 앉아있던 관객이 ‘엄지척’을 들어 보였던 기억이 난다.
극작가 어거스트 윌슨이 쓴 동명의 브로드웨이 연극이 원작이다. 1950년대 필라델피아에서 쓰레기 수집가 트로이 맥스슨은 프로 야구 선수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흑인 선수를 받아들이기 시작하자 그는 너무 늙었다는 말을 들었다. 덴젤 워싱턴이 훌륭하게 연기한 트로이는 가족을 키우면서 실현되지 않은 꿈을 받아들여야 한다.
밥 딜런의 노래처럼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시한부 인생을 유쾌하게 그렸다. 유머 감각이 결여된 독일 영화가 이렇게 유머로 환하게 마틴(틸 슈바이거)과 루디(얀 요세프 리퍼스)가 얼마 남지 않는 삶을 불태우며 걸어가는 길에 눈물보다 웃음을 넘치게 담을지는 몰랐다. 예고된 마지막 장면 덕분에 세계 2위의 영화 평점 사이트 키노포이스크 TOP 250에 17위에 올라있다.
메리 케이 르투르노와 빌리 푸알라우의 실화에게 영감을 받은 넷플릭스 영화는, 36세의 여교사 그레이시(줄리안 무어)가 13세의 조(찰스 멜튼)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이 폭로된 이후 줄곧 타블로이드 신문 헤드라인의 소재가 되어온 두 사람의 관계를 다룬다. 영화화가 결정되자 그레이시 역을 맡은 배우 엘리자베스(나탈리 포트만)이 그들을 만나기 위해 조지아주 사바나의 집으로 향한다. 엘리자베스의 방문은 곧 오랫동안 묻혀 있다고 생각했던 오래된 상처를 파헤친다. 그레이시와 조의 관계를 관찰하는 엘리자베스의 강박증 덕택에 영화의 표층과 서브텍스트보다 작품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게 한다.
불편한 주제를 탄탄한 연기와 각본을 통해 너무 무겁지 않게, 유쾌하고 훈훈하게 잘 담아냈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자전적인 영화로 그는 주인공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영화, 가족 그리고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파편적인 기억을 매끄러운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엮었다. 그 유연한 스토리텔링과 강렬한 색감, 그가 쌓아 올린 커리어의 허무함, 그의 과거와 뿌리를 그리워하는 자기 성찰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가장 그답게 풀어낸다.
가난한 농부의 아홉 번째 딸 추알(공리)은 돈 많은 양조장 주인에게 팔려가듯 시집가면서도, 가마꾼 유이찬(강문)의 섹시한 등판을 흘끗흘끗 쳐다본다. 1930년대 일본의 침략이 본격화되고, 그녀는 젊은 일꾼과의 금지된 로맨스를 위해 함께 투쟁한다. 여기서 ‘붉은 수수’는 민중의 양식이자, 그들의 피와 노력인 동시에 생명과 영혼을 상징한다. 수수는 외세의 군홧발 아래 무수히 짓밟히지만, 꿋꿋이 일어서는 강인한 민초에 비유된다.
미국 중산층의 붕괴와 불안을 다루면서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소박한 행복, 가족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운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에 의하면 우리 인생은 영화처럼 편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체를 롱테이크로 연결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런 관점에서 <버드맨>은 실존주의, 누군가의 삶과 세상, 이중성, 영화비평, 가족, 알코올 중독,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에 관한 거대한 조크다.
마블과 DC를 비롯한 오늘날 블록버스터는 전부 성룡이 도구와 공간을 통해 액션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방식을 참고한다.
<미라클>의 위대한 점은 액션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다. 이 작품에서 지형지물을 활용하는 것이 곧 액션이자 코미디이자 드라마라는 완벽한 삼위일체를 이룬다. 집단 격투 장면에서 적에게 위협을 가하고 계단 같이 공간이 좁은 곳에서 1대1을 강요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적을 피해 도망가는 동선을 통해 한명씩 상대하는 당위성을 확보한다. 그러면서 다음 상대가 이동하는 동선을 시각적으로 보여 주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상대하는 합리적인 설득이 가능하다. 돌발적인 변수를 통제하지 않고 풀어둠으로써 몸 개그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즉 움직임(액션) 그 자체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드라마)를 구성한 것이다.
낯선 지역에 있는 동안 공유된 외로움을 통해 연결고리를 찾으려는 두 사람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곳으로 가지 않는다. 밤이면 고독을 잊기 위해 누군가를 찾아 헤매는 얄궂은 운명에 낯선 사람과 힘을 합쳐 맞선다.
로드무비의 거장은 매일 되풀이 되는 한 남자의 일상을 다룬 반(反) 로드무비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벤더스는 “카메라는 불행한 일들과, 그들이 잊히는 것에 대한 무기이다. (The camera is a weapon against the tragedy of things, against their disappearing)”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렇게 〈퍼펙트 데이즈〉는 일상의 가치를 예찬하면서 이제껏 모든 불행을 사라지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부부관계의 치부와 갈등을 부추기는 사법의 맹점을 성찰한다. 그러면서 노아 바움백은 양측의 의견을 공평하게 귀담아 들으려고 노력한다. 그 진심어린 태도가 두 사람에게 '이혼도 결혼의 연장선'이라는 종착역에 무사히 데려다 놓는다.
감독이 어떠한 인위적인 개입없이 묵직한 울림을 향해 묵묵히 걸어간 결과는 무엇일까? 뉴욕과 LA의 거리만큼 부부가 왜 멀어졌을까? 이혼과정의 균열은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사랑의 결과물'임을 판별해낸다.
베리만은 삶이라는 끔찍한 세계를 분석해왔지만, 관객에게는 따뜻한 위안을 선물한다.
아쉬가르 파르하디의 인물들은 누가 편을 들기가 참으로 어렵다.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가 특히 그러하다. 아마드(알리 모사파)는 4년째 별거 중인 아내 마리(베레니스 베조)와 이혼하기 위해 파리로 온다. 마리의 집엔 마리가 전남편과 낳은 딸들뿐 아니라 마리와 결혼을 약속한 사미르(타하 라힘)와 그의 아들도 함께 살고 있다. 사미르의 아내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입원 중이다. 마리의 딸 루시는 사미르를 싫어한다. 게다가 루시는 입원 중인 사미르의 아내에게 이상한 죄책감을 갖고 있다. 아마드는 마리와 루시, 사미르 사이에서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 모든 등장인물에게 정당한 사유와 그렇지 않은 사연을 부여했기에 더 그러하다.
파월과 프레스버거는 희극을 이야기하지만 희극 속에 비극을 담아내는 모순어법의 대가들이다. 영화는 전시 홍보용으로 제작되었지만, 영국군, 특히 지도부에 대한 풍자로 가득하다. 주인공은 19세기의 벨 에포크를 동경하지만, 1, 2차 대전으로 옛일이 되었다. 낙관적인 이상주의자의 좌절은 영국이 명예로운 전쟁에 대한 고결한 가치를 따르든지, 아니면 나치 독일과 같은 사악한 적에 맞서 ‘더럽게 싸우든지’ 선택의 기로에 섰음을 시사한다. 또 클라이브 윈-캔디(로저 리브시)가 옛 영국을 대표한다면, 테오 크레츠머르-슐도프는 옛 독일을 상징한다. 두 사람의 우정은 독일을 바라보는 유럽인의 복잡한 심경이 반영되어 있다.
제목의 블림프 대령은, 영국 만화가 데이빗 로가 창조한 우스꽝스러운 구식 군인을 캐리커처다. 처칠이 자신을 패러디한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에 제작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 영화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한다.
스코틀랜드 여성이 콜롬비아를 여행하던 중, 알 수 없는 폭발음을 듣게 된다. 소리를 재현하고자 사운드 엔지니어를 찾아가고, 공사 중인 터널에서 발견된 유골을 연구하는 고고학자와 친구가 된다. 병원에서도 정확한 병명을 발견하지 못하지만,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를 만나면서 비밀이 풀리는 듯하다. 아라찻풍 영화답지 않게 SF 장르의 어휘와 어법을 적극 활용한다. 미스터리가 탄탄하지 않지만, 제법 논리적인 귀결을 내놓는다.
장면 하나하나마다 시대의 공기를 압축해서 담았다.
두 쌍의 부부가 교회에서 대화한다. 플로리다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기난사 사건에서 착안한 작품은 돌이킬 수 없는 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두 부부의 슬픔·분노·절망·죄의식을 담는다. 영화가 정치적 내용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총기문제가 과연 ‘가해자의 부모’만의 책임인가를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한다는 점이다. 총기 규제에 대해 일언반구도 꺼내지 않았음에도 두 부모가 겪은 트라우마를 듣다보면 전미총기협회(NRA)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를 깨닫게 된다. 또 뉴스에서 다뤄지지 않는 부분인 ‘총격범의 부모로 사는 고통과 슬픔’은 대중들이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자기자식을 애도조차 할 수 없는 부모의 심정에 피해자 부모가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신중하고 사려 깊게 다뤄져서 놀라웠다.
출생률이 0.7%로 떨어진 대한민국에서 가족의 의미를 날카롭게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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