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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Apr 09. 2024

쿵후팬더 4*무난한 속편

《Kung Fu Panda 4·2024》노스포 후기

《쿵푸팬더4》는 〈쿵푸팬더3〉 이후 8년 만에 돌아왔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자랑하는 시리즈영화다. 미국은 서양에서 무협물이 가장 인기 있는 국가 중에 하나로 수많은 무술영화를 제작해왔다. 〈쿵푸팬더〉는 호금전부터 주성치에 이르기까지 무협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서 드림웍스 특유의 클리셰 비틀기 플롯이 전복적 쾌감을 선사했다. 2편이 정신, 3편이 '기(氣)' 그리고 4편은 ‘변화’를 키워드로 프랜차이즈를 확장하고 있다. 


이야기 측면에서 포의 성장담을 이어가되, 조연진을 대폭 물갈이한다. 난폭한 여우 ‘젠(아콰피나)’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만, 특출난 개성을 뽐내지 않는다. 3편부터 비중을 줄이기 시작한 무적의 5인방은 아쉽지만, 포의 아빠인 핑(제임스 홍), 리 샨(브라이언 크랜스턴)의 비중이 늘었다. 이들이 뿜어내는 슬랩스틱 코미디와 시끌벅적한 소동극은 쾌적한 관람을 이끈다.


평화의 계곡의 영적 지도자로서 후계자를 선정하는 문제에서 1편의 용의 전사를 반복하는 느낌이 들었다. 포의 성장은 이미 끝났는데, 어른의 사정으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다. 변화의 중요성을 배우는 포에서 제작진의 심경이 느껴져서 진정성이 있게 다가왔다. 포가 다시 한번 깨달음을 얻고 성장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만, 영화는 포의 성장담인지 젠의 성장담인지 구분이 안 됐다.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속편의 숙명이지만 말이다.


빌런에서 제작진의 고민이 엿보였다. 모든 쿵푸 마스터들의 능력을 그대로 복제하는 악랄한 변신술사 카멜레온(비올라 데이비스)의 위협은 〈열혈강호〉의 한비광이나 〈의천도룡기〉의 건곤대나이가 떠올라서 탁월했다. 그러나 지난 세 편의 악당, 타이렁, 셴, 카이는 포의 세계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반면에 이전 악당들의 힘을 흡수하려는 카멜레온의 음모는 포와 세계관 사이에 큰 연관이 없다. 카멜레온은 포보다는 오히려 젠과 더 대립각이 서 있다. 그녀는 우그웨이와 다른 팬더의 '기(氣)'를 흡성대법으로 흡수한 카이 장군과 비슷한 악당으로 기시감이 든다.


그래서 포와 젠의 관계가 중요했다. 제작진은 당연히 주인공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젠이 가진 가능성을 줄였지만 말이다. 결국 버디 코미디가 밍밍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야기가 동화적인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보니 선입견에 휩싸이지 말고 누구나 재능을 갖고 있다는 1편의 주제를 반복하고 있다. 잭 블랙의 연기와 조연들이 적절히 망가져 줌에도 ‘빵’ 터질 만큼 강한 한방이 없다. 액션도 창안보다 기술력이 돋보였다. 차라리 타이렁, 센, 시푸의 관계에 집중했다면 더 이야기가 풍성해졌을 것 같다. 요런 사소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즐거움을 훼손하지 않는다.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해 유머와 액션을 쏟아낸다. 또 〈Seven Nation Army〉, 〈...Baby One More Time〉 같은 음악은 반가웠다. 


★★★ (2.9/5.0) 


Good : 꾸준히 밝은 에너지

Caution : 강력한 한방의 부재


■최근 대량 해고 소식을 접하니 마음이 편치 않다. 부디 경영난이 잘 해소되어 좋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해 주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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