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EKEEPER·2024》노스포 후기
양봉업자 애덤 클레이 (제이슨 스타뎀)는 집주인 ‘엘로이즈(필리시아 라샤드)’가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고 자살한다. 애덤은 조직의 총책 ‘데렉 댄포스(조시 허처슨)’을 척결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런데 전 CIA 국장 월리스 웨스트윌드 (제러미 아이언스)이 데릭의 자문 역으로 그를 보좌하고 있다.
《비키퍼》는 〈범죄도시〉처럼 세계관 최강자가 악당을 척결하는 복수극이다.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하는 금수저를 잡으러 뚜벅뚜벅 걸어간다. 법과 인맥, 자본을 동원해 무고한 서민들의 등골을 빨아먹는 화이트칼라 사기꾼을 때려눕힐 때 그 쾌감은 시원하다.
데이비드 에이어의 액션 연출도 깔끔했다. 초반에는 체스터 샷으로 상반신 위주로 빠르게 편집하다가 마지막 격투 장면에선 발차기, 니킥을 두루 활용하며 전신 샷을 섞는 변주를 가져갔기 때문이다. 요즘 액션물이 특정 스타일에 꽂히면 그것만 반복하는 경향을 영리하게 비켜간다. 중간중간 기술지식을 활용하거나 지략을 이용해 적을 상대하는 장면도 좋았다.
각본가 커트 윔머는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1999)〉이후로 가장 좋은 시나리오를 썼다. 주인공과 상대가 왜 격돌하는지, 어떻게 상대할 건지, 어떤 심경인지가 표현되어 있다. 월리스 웨스트윌드나 엘로이즈의 딸 베로나(에미 레이버-램프먼) 같은 조연에도 제법 신경을 써서 단순한 설명역할에 그치지 않았다. 또 이런 경제사범들로부터 사회 안전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철학적으로 벌집에 비유할 때는 감동이었다.
극중 오프닝부터 육각형의 벌집이 강조된다. 또 항상 뒷북치는 FBI의 대사를 자세히 들어보면 영화가 그리고 싶은 꿀벌의 생태가 현실을 빗대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그러니까 벌집은 국가를 의미하고, 일벌들은 서민·노동자, 여왕벌은 국가원수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꿀벌을 돌보는 양봉업자는 ‘비키퍼’라는 불리는 국가의 외부에서 세상을 돌보는 그림자 조직이다. 〈다빈치 코드〉같이 부패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겼다는 개념을 심었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이점은 제도권 즉 검찰과 법원이 왜 디지털에 어두운 노인들의 부동산과 연금을 약탈하는 보이스피싱을 단죄되지 못하는가에 답답한 마음을 뻥 뚫어준다.
★★★☆ (3.5/5.0)
Good : 보이스피싱과 천룡인 참교육
Caution : 할리우드판 범죄도시
■헌터 바이든, 이방카 트럼프, 김건희 경우가 있기에 영화의 설정이 황당하진 않았다. 다만 부패한 국가 시스템을 자경단이 처리한다는 점은 다소 위험해 보인다. 2021년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우파 무장 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와 오스 키퍼스(Oath Keepers)는 미국 국회의사당을 점거했었다.
●제이슨 스타뎀은 56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캐시 트럭〉이후 가장 적역을 맡은 느낌이다. 속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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