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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r 28. 2024

고질라X콩:뉴엠파이어*WWE 태그 매치

《Godzilla X Kong: The New Empire·2024》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레전더리 픽처스의 몬스터버스(MonsterVerse) 프랜차이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애덤 윈가드 감독은 "평범한 몬스터버스 영화를 만들 생각은 결코 없었다. 끝내주게 스릴 넘치는 영화를 만들어 모두가 입을 벌리고 영화에 빠져들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즉 애덤 윈가드는 〈고질라 VS. 콩〉의 전략을 뻔뻔하게 밀고 간다. 


줄거리는 고질라와 콩이 힘을 합쳐 세상을 위협하는 괴수들과 격돌한다고 요약할 수 있다. 개연성, 핍진성, 인물의 동기 같은 것들은 거추장스럽다. 그저 거대 괴수끼리의 태그 매치를 개최할 뿐이다. 이 판에서 인간들은 경기의 해설자일 뿐 시합에 관여하지 않는다. 다만, 댄 스티븐슨은 인간이 설 자리가 없는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괴수끼리의 프로레슬링은 쇼와 고지라 시대 때부터 내려온 전통이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Breaking The Law〉, 엘비스 프레슬리의 〈Lovin Arms〉 등의 록 오페라로 관객을 들썩이게 한다. 

《고질라 X 콩》은 어디까지나 킹콩 영화다. 킹콩 영화에 깃든 모험에 대한 열망에서 즐거움을 창출한다. 콩의 스토리를 따로 떼어놓으면 생각만큼 어설프지 않다.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어드벤처’가 즐겁게 한다. 가족영화를 표방한 만큼 괴수영화치고 폭력성이나 잔인성을 대폭 줄인 전략이 통했다.


맹점은 세 가지다. 첫째 콩과 고질라 간의 상호작용을 짚고 싶다. 콩이 유인원 세계를 발견하고, 새로운 존재를 마주하는 과정은 신경을 썼는데, 고질라는 필요할 때만 모습을 비출 뿐이다. 이런 편의주의가 둘이 뭉치는 과정까지 맹숭맹숭하게 한다. 제목이 그러하니까 이 부분은 더 따지지 않겠다. 둘째, 빌런을 너무 소홀하게 대하는 것 같다. 인간이 설명해준다고 손 치더라도 악당다운 위협감은 약한 거 같다. 셋째, 액션이 너무 인간적(?)이다. 괴수다운 동물적인 움직임이라기보다는 WWE 같은 격투식 공방전에 가깝다. 특히 도심이 아닌 할로우 어스는 주변 환경이 단조로워서 그런지 액션이 덜 파괴적이었다. 액션 배분도 조금 더 신경 썼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거대 괴수들의 난투극은 주변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을 지켜보는 원초적인 유희를 제공한다. 즉 시원하고 통쾌하다.


★★☆ (2.5/5.0) 


Good : 괴수들의 프로레슬링

Caution : 유치뽕짝 그 잡채


●할로우 어스 장면은 가장 오래된 열대우림으로 꼽히는 호주 데인트리에서의 촬영분을 토대로 했다.


■쿠키는 없다. 윈가드는 “영화를 두 편을 찍었으면 당연히 3편도 해야죠. 트릴로지(3부작)라는 것이 있으니까요”라며 속편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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