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13 05:14
우리 한국에서는 식수는 정말 흔한 존재이다.
집은 당연하고 각종 건물 및 공공기관, 레스토랑등에서 식수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레스토랑에가서 앉으면 바로 물부터 가져다 주는 우리의 문화를 보면 한 눈에 알 수있다.
하지만 유럽은 다르다.
한 달 동안 한국을 떠나 유럽여행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고 생각한 것은
웅장한 과거의 유적도, 아름다운 풍경도 아닌 마시는 물. 즉, '식수'였다.
도대체 어떤 모습이고 이유는 무엇일까?
유럽여행 속에서 알게된 유럽의 물문화에대해 다루어보고자한다.
물한컵 = $
유럽의 레스토랑과 한국의 레스토랑 직원의 차이점은
손님이 처음 들어갔을때 메뉴만 들고 오는가, 메뉴와 물을 들고오는가이다.
유럽지역의 레스토랑의 경우
우선 식사 메뉴를 주문을 하면 직원이 음료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어본다.
그리고 '물'을 주문한다면
계산서에 '물값'이 추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격도 상당히 부담이 될 수 있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2명이 마실때 5~6천원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스위스 루체른 레스토랑에서의 내 경험을 비추어보면
목이 마르지만 돈을 아끼고 싶은 마음에
많은 음료 중 '물'을 시켰는데
500ml 정도의 생수를 주었다.
충격적인것은 계산서를 확인해보니 9천원 정도.
또한 물은 모두 병에담긴 '생수'의 형태로
레스토랑, 카페, 길거리상점 등 식사를 하거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판매된다.
그리고 가격이 다들 비싸다.
가끔 초특가로 1유로. 한화로 1500원 정도.
일반적으로는 2유로가 넘는다. 한화로 3000원 정도.
때문에 관광을 하기위해 돌아다니고 식사를 하기위해서는
하루에서 서너번 생수를 구입해야하며 이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가격이다.
호텔도 마찬가지이다.
호텔에도 정수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물을 원한다면 호텔에서 비싸게 팔고있는 생수를 사거나
주변 마트로 가야한다.
이러한 문화가 낳은 모습
언급하고 싶은 특별한 한가지가 있다면 이전에도 글로 한번 이야기했던 다양한 '생수'의 종류이다.
실제로 저번 글에서 언급했던 프리미엄워터를 다 접하지는 못했지만
특별히 비싸지 않으면서도 특별하고 이쁜 디자인의 생수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비타민워터와 비슷하다고 하면 할 말은 없겠지만
생수에 과일맛이 겻들여진 것도 있고
진열된 생수의 종류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다양하다.
때문에 물을 음료수 개념으로 구입하고 마실 수 있다는 점이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유럽인들은 어떻게 사는가?
첫번째는 '그냥 사는 것'이다.
우리에게 높은 물가로 여겨지겠지만 현지 사람들에게는 그리 높은 물가가 아닐수도 있다.
이미 레스토랑에서도 물을 사먹는 것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서
마음편히 주문해 마시거나 아니면
다른 음료를 즐기기도 한다.
즉, 그들에게 '물'은 '음료수'이다.
두번째는 '싸게 사서 들고다니는 것'이다.
특이한것은 대형마트에 가면 물의 가격이 상당히 저렴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1.5L, 2L짜리를 여러개 패키지로 사면 더욱 저렴하다.
또, 마트에서 마케팅식으로 할인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탈리아에서 어떤 마트는 물 1.5L를 300원에 팔았다.
물론 에비앙이나 볼빅과 같은 브랜드 생수는 아니였지만 말이다.
이렇게 마트에서 물을 싸게 구입하여 직접 들고다니거나
개인 물병으로 옮겨서 들고다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돈이 너무 많아서 비싸게 물을 사마셔도 상관없는 사람이라면
모두 자연스레 이렇게 변할 것이고 말이다.
TIP
돈이 매우 풍요롭지 못한 여행자일 경우
각 나라의 자신의 숙소와 가까운 대형마트의 위치를 알아놓은 뒤
아침에 여행하러 떠날 때나 숙소로 돌아올 때 들려서
저렴한 생수를 미리 구매해 놓는다면
큰 절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도대체 왜?
우리와 다른 모습을 보고 “아 그렇구나”로 끝낸다면 아무 의미도 도출해낼 수 없다.
특히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을 보고 들었다면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생활과 문화에 주체적으로 반영해야 더욱 뜻 깊을 것이다.
때문에 이제부터 내가 생각한 유럽인들의 생수문화에 대한 원인을 알아보겠다.
이 글을 클릭해 지금까지 읽었다면
지금까지의 ‘사실’보다 앞으로 적어나갈 ‘생각’이 더욱 의미있을 것이니
꼭 끝까지 읽었으면 한다.
1. 우리와 다른 자연
첫째로 그들은 식수를 쉽게 구하지 못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과거를 살펴보자면 계곡에 흐르는 물과 같은 자연의 물을 쉽게 식수로 이용했지만
유럽과 같은 경우에는 석회질이 포함되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그대로 이용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때문에 그냥 물을 떠와서 먹는 문화나 수돗물을 끓여먹는 문화 등이 자리잡히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로 인해 전문적으로 생수를 제조하는 업체가 생겼고 이를 사먹는 문화가 생긴 것이다.
2. 생수의 대규모 사업화
내가 앞에서 말한 자연적 원인이 맞든 틀리든 생수가 대규모로 사업화된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에비앙’, ‘볼빅’등 유럽의 생수브랜드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거듭난 정도이다.
유럽의 대형마트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엄청난 숫자의 생수브랜드까지 다 합친다면 어마어마할 것이다.
이렇게 대규모로 사업화 되었다면 ‘생수를 사먹는 문화’는 쉽게 변할 수 없다.
막강한 규모로 성장한 생수브랜드들이 이러한 문화가 변하는 것을 가만히 두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특히 정수기가 그러하다.
아무리 유럽의 물에 석회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현대기술로 충분히
건강한 식수로 정수가 가능하다.
심지어 유럽인들이 좋아하는 탄산수로도 정수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유럽에 정수기 문화가 쉽게 자리잡히지 않는 원인 중 하나는
거대한 생수브랜드들의 보이지 않는 견제와 방해라고 생각한다.
만약 유럽에 정수기 문화가 생기면 그들의 이익은 상상할 수도 없이 줄어들 테니 말이다.
3. 물은 또 하나의 상품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물이라는 것이 ‘상품화’가 완벽히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에는 어느 곳을 가든 물이란 ‘서비스’이며 ‘당연히 제공해주어야 할 것’이다.
반면에 유럽의 모든 상점, 레스토랑 등은 물을 생수의 형태로 이윤을 남겨서 판매한다.
즉, 음료수를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것과 같이 물로 돈을 번다는 것이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수단이 ‘생수’인데
식수를 무료로 나누어주는 가게주인은 아마 찾기 힘들 것이다.
이 부분에서 유럽에 정수기 문화가 자리잡히지 못하는 또 하나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현재는 음식점에서 물을 시키면 대부분 어떠한 브랜드의 생수를 가져다준다.
그리고 마트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받는다.
사람들도 더 비싸다는 것은 알지만 필요하다면 거리낌없이 구매한다.
때문에 그들은 주스나 콜라를 파는 것과 비슷한 이익을 물로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음식점에서 정수기를 설치하고 물을 그냥 떠준다고 가정해보자.
그들은 정수기 물을 그냥 물병에 떠서 판매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 물은 이전에 ‘에비앙’을 판매할 때만큼 가격을 매길 수 없다.
(편의상 에비앙으로 표기)
왜냐하면 브랜드 생수에 익숙한 유럽인들이 보았을 때 아무런 표기없는 물이 나온다면
이 물이 과연 깨끗하고 안전한가 의심이 가고 이러한 심리로 인해
비싼 가격을 매긴다면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내가 여행하면서 간혹 브랜드 생수가 아닌 그냥 물병의 물이 나온 적이 있는데
가격은 더 저렴했지만 정수기 문화도 안잡힌 유럽이기에 미심쩍게 마실 수 밖에 없었고 말이다.
4. 정수기 문화가 잡히기에는 정말 어려울 것.
<유럽에서 거의 유일하게 발견한 정수기>결론적으로 생수를 대체하고 식수의 품질 향상과 가격 하락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수기가 유럽에 상용화되기 어렵다는 것이 치명적 원인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유럽의 상인들은 물을 상품으로 보기 때문에
‘에비앙’이나 ‘볼빅’같은 브랜드 생수를 보급받아 더 비싼 가격에 팔아 이윤을 남기고자 할 것이며
유럽의 일반인들은 이러한 환경과 더불어 다양하게 상품화된 생수를 사서 먹는 문화를
쉽게 바꾸고자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유럽의 생수문화 vs 한국의 정수기문화 ?
두 지역의 문화를 놓고 어느 것이 옳고 그르냐를 따지는 게 좋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이고 인간적인지를 판단해보고자한다.
그리고 그 선택은 당연히 한국의 정수기 문화이다.
우선 유럽의 생수문화의 역사적 원인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인정한다.
처음부터 누군가가 식수를 독점하기 위해서 생수를 만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충분히 정수기와 같은 더 좋은 물, 더 저렴한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 생겼기 때문이다.
꼭 정수기로 한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해결법, 대체법이 있는데도
생수문화의 기득세력인 거대한 생수업체들의 존재로 인해 쉽게 수용되지 못하고 있다면
이는 다수의 행복을 소수의 이익이 막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옳지 않다.
또, 단순히 유럽사람들이 생수를 사먹는 것이 익숙해져서 일종의 문화로서
삶의 질에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한다 하더라도 그들의 말에 동의할 수 없다.
정수기가 보급된다면 지금보다 낮은 가격부담으로 더 좋은 물을 마실 수 있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느 곳을 가든 인간의 필수 생활요소인 ‘물’을 무료로 주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은 방법이 있는데도 받아들이지 않는 다는 것은
좋게 말하자면 전통을 지키는 것이지만 다르게 보면 뒤쳐지고 어리석은 것일 수도 있다.
다른 전통이라면 쉽게 이러한 말을 할 수 없겠지만
생수의 전통이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유럽인들의 본받을 정신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들은 우리같은 생활을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우리처럼 생활하게 된다면 지금의 생수문화가 얼마나 비효율적, 비인간적이었는지 깨달을 것이다.
앞에서 ‘유럽의 생수문화 vs 한국의 정수기문화 ?’라는 주제로 글을 쓰고
한국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았는데 결론을 맺으면서 이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스위스 인터라켄의 호텔 방 안에서 빵을 먹으며 글을 쓰고있다.
하지만 내 옆에 물은 없다.
지금 목이 마르다고 물을 마시기 위해 앞의 상점에 나가 생수를 산다면
최소 1유로. 즉, 15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내가 1500원이 없어서 빵과 함께 물을 마시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돈을 아껴서 남은 여행을 여유롭게 하기 위해 참고 안마시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한국에서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돈이 많든 적든 누구나 필요할 때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어디에서나 마실 수 있다.
유럽사람들이 자신들이 얼마나 불편하게 살고 있는지 모르듯
한국사람들도 자신들이 얼마나 편하게 살고 있는지 직접 경험하지 못하면 영원히 모를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한국과 반대의 경험을 하고 있고
한국에 정수기 문화를 자리 잡아준 정수기 기업에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까지 든다.
또, 정수기가 보급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일부러 건물마다 정수기를 설치하여 타인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진
한국 사람들의 ‘정’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한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지나치는 정수기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이 물을 다수에게 제공할 수 있는 사람들의 정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평소에는 생각 못하겠지만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만큼은 모두가 느껴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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