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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석 Nov 06. 2019

컴퓨터는 몰라도 아이폰은 아는 유럽

2010.08.16 23:00


유럽여행을 떠나며 짐을 쌀 때 가장 먼저 챙겼던 것이 노트북이었다.
아무리 무거워도, 부피가 커도 머나먼 타지에서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한국의 세상과 멀어지기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에 도착하여 전원을 킨 노트북은 거의 항상 무거운 짐덩이에 불과했다.
왜냐하면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확실히 말하자면 인터넷이 있어도 인터넷을 할 수 없었다.
호텔에 유선 또는 무선인터넷이 있어도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신기한 것은
이렇게 인터넷이라는 세상에 무색한 유럽인들 중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을 들고 무선모바일세상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도 한국보다 유럽지역에 먼저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고 말이다.
컴퓨터 인터넷은 잘 하지도 않으면서 아이폰은 즐긴다?
어찌보면 순서가 안맞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우리가 정말 간절하게 깨달았으면 하는 점이 있기에 글을 써보려고 한다.
유럽의 인터넷 세상
우선 내가 본 유럽의 모습을 설명하고자 한다.
나는 유럽에선 인터넷 연결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긴 들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대안책을 마련해보았다.
그것은 바로 ‘BOINGO’라는 세계 무선인터넷 서비스였다.
각 국가의 통신사와 계약을 맺고 그 통신사가 제공하는 무선망에 접속할 수 있게해주는 서비스이다.
가격도 한 달 만 원정도로 저렴했기에 가입을 하였고 
왠만한 공공장소에서 사용이 가능하다길래 안심하고 떠났다.
하지만 처음 런던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는 되는가 싶었더니
내 호텔은 물론이고 시내에서도 인터넷을 하기 힘들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유선인터넷 서비스가 있었는데
한 시간에 무려 1만 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지불해야만 했다.
나는 참다참다 너무 답답해서 1만 원을 결제하고 인터넷을 하기 위해 신용카드로 결제했지만
2번이나 오류가 났고, 결제는 승인되는 바람에 2만 원을 날려버리기도 했다.
다른 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시내에서 무료무선망을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였고
내가 가입한 BOINGO 제휴 무선망을 찾기도 그만큼 힘들었다.
그리고 유럽에는 ‘인터넷 카페’라고 해서 우리나라 PC방 같은 곳이 있다.
우스운 것은 거의 10년 전 PC방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가격도 물론 엄청나고 말이다.
그나마 체코, 독일, 스위스는 무선인터넷 환경이 갖추어져 있었다.
체코 같은 경우에는 호텔에서 서비스 차원으로 무료 인터넷망을 구축해주었고
각종 카페나 레스토랑에서도 무료인터넷망을 구축해주는 서비스를 간혹 제공하는 것을 보았다.
독일은 무선인터넷이 상당히 잘 보급되어 있는 국가였다.
별로 좋지 않은 호텔이더라도 무선인터넷이 내 방까지 연결이 되었고
시내 곳곳에서도 쉽게 접속이 가능했다.
스위스도 조용하고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라 IT와는 거리가 멀 것 같았는데
호텔과 시내 곳곳에 무선인터넷망이 보급되어 있었다.
프랑스에서는 호텔에서 무선인터넷을 제공해주긴 했지만
엄청나게 느린 속도 때문에 원활한 인터넷 서핑을 하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무선인터넷이 잘 갖추어진 국가들이더라도 
컴퓨터를 제대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기는 힘들었다. 
한국의 인터넷 세상 
사실 한국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이 어느 정도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지는 
내가 일부러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알 것이다.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도 모두 아무런 어려움 없이 일상적으로 컴퓨터를 키고
인터넷을 접속해 이 페이지까지 도달했을 것이다.
그렇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보급률은 90% 이상에 육박하며
관련 하드웨어 기술도 세계 최고급이다.
때문에 얼마전까지 대한민국이 IT최강국이라는 명예를 얻었던 것이고 말이다.
유선인터넷 뿐만 아니라 무선인터넷도 상당히 많이 발전하고 있다.
다만 통신사들의 이기적인 대처로 인해 가격이 아직도 비싸고
상용화 되기 부족한 단계이지만 말이다.
유럽의 스마트모바일 세상


<새로 출시된 아이폰4와 아이패드를 구경하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루는 런던 옥스포드거리 애플 매장>


지금까지 PC의 인터넷이 세상을 움직여 왔다면
앞으로의 세상은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디지털기기의 모바일이 주도할 것이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아이폰’, ‘아이패드’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주도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모바일세상은 기존 PC인터넷세상의 연장선이다.
PC의 인터넷세상이 모바일로 인해 더 큰 세상으로 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때문에 정상적인 순서대로 발전해야한다면
PC의 인터넷을 제대로 개발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가진 후에
모바일 인터넷으로 확장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럽은 이러한 것이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컴퓨터 인터넷은 1시간에 만원에 제공하고, 
그만큼 잘 사용하지 않는 그들이지만
남녀노소가 아이폰을 들고 다니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안어울리는 중년층들까지 아이폰을 많이 가지고 있으며
핸드폰 가게에도 이미 스마트폰이 맨 앞 진열대와 광고판을 모두 점령하였다.
삼성전자의 신제품 스마트폰인 ‘갤럭시S’도 엄청난 광고가 이루어지고 있고 말이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이 기차나 비행기를 기다릴 때 
아이패드를 가지고 게임을 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유럽인들의 반응에 힘입어 
언제나 유럽국가들은 애플 신제품 출시의 선공략지가 되고 있다.
이미 유럽지역에서 아이폰4는 출시된지 오래이고 아이패드 또한 마찬가지이다.
애플 매장을 방문하면 아이폰4나 아이패드는 3분 이상 구경을 못하도록 
직원의 지적을 받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 정말 비싼 PC의 인터넷과는 달리
아이폰, 아이패드의 무선인터넷 통신 요금은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소리도 들었다.
즉, 이미 유럽사람들은 모바일세상에 접어들었고 적응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스마트모바일 세상


<한국에서도 아이폰 출시가 확정되자 반응이 뜨겁다.


다만 유럽에서 남녀노소가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오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것같고 매우 답답할 뿐이다.>


반면 한국은 터무니없이 안일한 대처를 하고 있다.
우선 ‘아이폰4’, ‘아이패드’가 국내에 출시되지 못하고 있는 모습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세계 스마트모바일세상을 주도하고 있는 애플이 바라보았을 때
한국은 자신의 제품을 제대로 사용하고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폰4’가 출시되었을 때 우선 논쟁이 붙는다.
하드웨어적 능력을 타기업제품과 비교하고 단점이 보인다면 무참히 공격한다.
그리고 삼성, LG등 관련 글로벌기업의 고향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성향이 강하다.
결론적으로 한국 국민들이 스마트모바일기기를 보는 시각 자체가 후퇴했다.
모바일기기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수많은 응용프로그램(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다는
거대한 변화를 단순히 폰카 120만 화소가 300만 화소로 높아진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도 스마트폰은 우리와 거리가 먼 
복잡하고 어려운 기기로 인식되어 제대로 발전이 안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 미국에서 스마트기기가 보급되고 관련 사업 및 기술이 발전하는 동안
우리는 아이폰이 좋은지 갤럭시S가 좋은지 열심히 논쟁하고
갤럭시S든,
미국, 유럽 출시 후 4~6개월이 지나 겨우 출시된 아이폰이든
구매하지 않고 결국 24개월 약정으로 일반 피쳐폰을 사버리는게 우리의 모습이다.
이것이 왜 뒤쳐지는 것이고 위험한 것인가?


내가 쓰는 글을 보며 어떤 사람들은 화가 났을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아마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분들은 지금부터 더 집중해서 글을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지난 10년을 돌아보자.
내가 컴퓨터라는 존재를 통해 처음 스타크래프트를 해본지가 어느덧 10년이 다 되어간다.
그 때에는 집전화 선을 컴퓨터로 연결해 엄청 느린 인터넷을 즐겼고
그 인터넷마저 집으로 전화가 오면 끊어져 버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한국에서 인터넷이 안되는 곳이 없어졌고
초고속인터넷에서 광속인터넷으로 바뀌었다.
더불어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못찾을 것이 없고 못할 것이 없는
광범위한 한국의 인터넷 세상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발전은 삼성, 네이버, 다음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이것에 공감하고 열심히 사용하고 삶에 적용시킨 우리 국민들이 있었기에
삼성이 세계 최고 컴퓨터, 모니터, 핸드폰을 만들게 된 것이고
네이버, 다음이 엄청난 검색엔진 및 웹사이트로 발전한 것이다.
이러한 모습들로 인해 지난 10년 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IT강국이라는 기분 좋은 별명을 얻었고
우리도 이 별명을 참 좋아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바라보자.
기존이 인터넷 세상이 열렸듯, 이제는 모바일 세상이 열리고 있다.
아니, 열렸다.
내가 기대했던 한국사람들이었다면 
누구보다도 먼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관련 컨텐츠를 개발할 것이고
기업과 정부도 이에 발맞추어 기술, 제품 및 정책으로 뒷받침해주어
세계 최고의 IT 강국의 명성을 이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한국인, 한국은 이와 정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아이폰이 가장 늦게 출시되는 국가 중 하나가 되었고
그나마 출시 되어도 관심을 갖지 않거나 제대로 활용하고자하는 의지조차 없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같은 기존 모바일 대표선두주자가 
스마트기기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이 완전 스마트기기로 전환된다면 미래가 참 어두울 것이다.
정부도 국민들이 요구하지 않으니 무덤덤하다.
국민들이 인지하지 못한다면 먼저 앞장서서 알리고 발전시켜나가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있기도 하고 말이다.
지금은 과도기 시점으로서 
기존의 기기를 쓰든, 스마트모바일기기를 쓰든 삶의 커다란 변화를 못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
지금 스마트폰이 싫거나 두려워 멀리했던 사람들은 ‘구세대’가 되는 것이다.
우리 부모님들이 컴퓨터와 인터넷에 익숙하지 못하신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뒤쳐짐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가적 차원에서 ‘성장동력’을 잃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컴퓨터가 없고 핸드폰이 없고 인터넷도 없었다고 상상해보라.
지금의 삼성전자도 없고 지금 내 글도 없고 우린 모두 (지금 기준으로)불편하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스마트모바일 세상이 바로 이와 같은 성장동력이다.
우리가 이 세상을 다시 한번 휘어잡는다면 또 다른 세상이 선보이기 전까지
‘최강국’이 되고 이를 사용하며 가장 편한 삶을 사는 국민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 한국에 여행을 다녀온 뒤 
지금의 나처럼 한국의 스마트모바일 모습은 완전 뒤쳐졌다고 말하는 수준이 될 것이고 말이다.
즉,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로 연장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론


<몇 개월전 잠시 국내애플앱스토어에 컴투스의 게임이 올라갔을 때 유료컨텐츠 1위 기록.


하지만 여성부의 반대로 법안개정안이 실패되고 국내앱스토어에서는 검색조차 안되는 말도안되는 상황>


나는 이러한 세상을 확신하였고
스마트모바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컨텐츠’ 관련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모바일게임업체인 ‘컴투스’이다.
이 기업에 투자하면서 알게된 것은 정말 한국이 답답하다는 것이다.
세계의 안드로이드, 애플앱스토어 카테고리에서 ‘GAME’이 없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
(중국은 잘 모르겠다.)
이유는 한국 정부가 구글, 애플 앱스토어에서 제공되는 컨텐츠 하나하나를
청소년에게 유해한지 괜찮은지 검사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핏들으면 옳은 소리 같지만
수십만, 수백만, 수억개에 이르는 어플리케이션을 검사해서 승인해주겠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네이버, 네이트에게 검색해서 연결되는 모든 경우의 수의 페이지를
정부가 다 검사해서 승인을 내려주겠다는 것과 같은 발상이다.
아마 내 글도 업로드를 한 뒤 1개월은 지나야 업로드 될까 말까일 것이다.
때문에 구글과 애플이 답답하고 화가나서 주된 검사 컨텐츠인 GAME 카테고리를 아예 없애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모바일 게임 업체인 컴투스, 게임빌 등은 
모국에서 컨텐츠를 제공할 수 없는 말도안되는 상황에 처했다.
그리고 얼마전 새로운 컨텐츠법 개정안 통과를 통해
이러한 모순적, 구시대적 검사법안을 바꾸는 시도가 이루어졌는데
뜬금없이 여성부가 나서서 게임 하나하나를 청소년에게 유해한지 안한지 검사해서 승인해줘야한다고
의견을 고수해서 결국 시도가 실패했고
반년 정도가 흐르고 다시 기대해 볼까 말까한 상황에 처했다.
때문에 기존에 새로운 세상의 기대감으로 2배나 오른 컴투스의 주가는 다시 반토막이나고 있다.
주로 비싼 가격에서 산 외국인들이 손해를 보며 대량으로 팔고 있는데
이는 컴투스라는 기업에 대해 확신이 떨어지고 위험해서 파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실망해서 팔고 떠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무리 좋고 훌륭한 기업이더라도 자국민들의 반응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발전 속도는 느려질 것이고
금방 세계 최고의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뒤늦게라도 한국사람들이 정신차려서 달려갈 것임을 알기 때문에 
1주도 팔지 않고 있다.
과거 조선시대에 신식무기를 재빨리 받아들이지 못해
일본제국에게 엄청난 수난과 고초를 겪었던 바를 모두 알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다시는 이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는 한 두 사람이 깨달아서 끝날 문제가 아니고 모두가 깨달아야 이루어지는 일이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이 갖고 있었던 IT최강국이라는 별명을
하루빨리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애플제품이 그 어느 국가보다 빨리 출시되는 나라,
넘어서 애플보다 더 위대하고 훌륭한 기업이 존재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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