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9 01:11
대망의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막을 내렸다.
우선 결과에 상관없이 그동안 태어나 지금까지 고생하며 공부한 수험생들에게 박수를 치고 싶다.
그리고 이전에 수험생이 준비해야할 것들에 관한 글에서 약속했듯이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을 위한 글을 포스팅하려한다.
이제 수험생들이 어떻게 시험을 쳤든간에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래서 모두가 긴장을 확 풀어버릴 가능성이 큰데 큰 오해이다.
합격통보를 받을 때까지 입시는 끝난 것이 아니다.
이제 그 던져서 나온 주사위의 결과를 어떻게 이용하냐에 따라 최종결과가 완전히 바뀔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놀고싶은 마음이 가득하겠지만
이 글을 보는 수험생, 그리고 수험생의 가족 및 지인들은
반드시 아래 내용을 체크하고 실행하길 바란다.
최고의 결과를 위하여.
1. 정확히 점수를 채점하기
내가 수능시험 전에 준비해야할 것들에 대해 당부한 글에서 매우 강조했던 부분이
꼭 수험표 뒤에 답을 적어오라는 것이었다.
이제 그것을 채점해야할 시간이다.
아마 모든 수험생들이 하지말라고해도 다 끝내놓았겠지만.
단 하나의 오차도 없이 원점수를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답을 적어온 학생들이라면 메가스터디 등의 채점사이트를 이용하도록하고
혹시 답을 적어오지 못한 학생들은 답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문제지를 보며 기억해서 체크해야한다.
수리영역 같은 경우에는 주관식이 있기 때문에 아마 상당히 오차가 클텐데
이는 본인의 잘못이므로 안타깝지만 감안해야할 것이다.
채점을 완료했다면 메가스터디 등 규모가 큰 교육업체들의 '예상등급컷'을 꼭 확인해야한다.
시험 당일에는 변동이 크니 신뢰성이 떨어지지만
다음날에는 대충 윤곽이 들어날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언/수/외/탐 예상등급을 산출하면 된다.
그러나 등급컷보다 2~3점 이상이 높다면 정확도 99%로 계산이 가능하겠지만
딱 2등급 컷트라인에 걸려있다면 실제로 2등급이 될지 3등급이 될지 모르는게 문제점이다.
이는 본인의 판단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초안정'을 지향하겠다면 가장 보수적인 등급컷으로 예상등급을 산출하고
'위험성이 섞인 안정'을 지향하겠다면 업체별 평균등급컷으로 예상등급을 산출하고
'도전'을 지향하겠다면 실제컷은 더 낮을 것이라는 개인적 판단하에
1~2점이 모자라도 해당등급으로 산출하면된다.
2. 산출결과에 따라 지원해놓은 응시가능한 '수시 전형'의 옥석을 가려라.
이제 가장 중요한 단계이니 집중하자.
바로 산출결과에 따라 지원해놓은 '수시전형'의 옥석을 가려야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수능 결과에 상관없이
지원해놓은 모든 수시전형의 논술시험을 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심각한 후회로 되돌아 올 수가 있다.
예를 들어 수능이 잘 나올것이라 확신이 불가능해서
서울에 있는 모든 학교를 지원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예상등급이 운이 좋게도 언수외 121등급.
그렇다면 해당 수능 점수로 정시에서 충분히 '안정권'으로 지원할 수 있는 곳은
결코 수시전형을 치룰 이유가 없다.
과감히 시험날 참석하지 말아야하며 '자동 탈락'되어야 한다.
그리고 121등급으로 겨우 가거나 가기 어려운 높은 학교의 높은 학과를 지원했다면
그곳만 응시하면 되는 것이다.
즉, 수시전형은 정시로 겨우 갈까말까한 수준 또는 갈 수 없는 수준의 곳만 응시하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3같은 경우에는 고등학교에서 상담받을때
'안전하게' 수능점수로 충분히 가고도 남는 곳까지 응시해보라고 권유받는다.
물론 모든 선생님들이 그러시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지나치게 안정지원을 권유하여 '합격'에만 초점을 맞추어 상담해주시는 분들이 간혹 있기 때문에
피해보는 학생들의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에 내가 강조하는 것이다.
입시는 바로 수험생만의 인생을 결정하는 일이다.
반드시 수험생 자기 스스로가 선택해야함을 잊지말자.
'수시납치'라는 말을 얼마뒤면 듣게될 것이다.
이는 수시전형에서 수능 잘본 애들을 학교측에서 논술을 못써도 합격시켜버린다는 일종의 루머인데
수능을 잘 봐놓고는 자신의 결과에 대한 수준보다 낮은 곳의 논술시험을 응시하여
그곳에 합격해버린 사람들의 울부짖음이다.
'수시전형'에서 합격하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합격한 학교를 진학할 수 밖에 없다는 점 잊지말자.
합격했는데 "안갈래요"하고 정시지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3. 놀고싶은 마음 조금만 참고 논술시험을 철저히 준비하라
이제 수시 논술을 응시할 학교 리스트를 정했다면 그 시험을 준비해야만 한다.
우선 시험을 준비하기 전에, 그 리스트 중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해야한다.
그 순위는 우선 '우선선발기준'에 충족되는 학교가 1순위가 된다.
나같은 경우에는 성균관대학교<언/수/외 등급합 5이하는 논술100% 우선선발>이라는 기준에
한 과목에서 한 문제차이로 될까 말까한 상태였지만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희망을 많이 걸었고
제일 가고싶은 연세대학교 논술을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모두가 각자의 상황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면 된다.
그 이유는 학교별 논술의 특징이 다르기때문에 공부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했다면 이제 실전준비를 해야한다.
놀고싶은 마음 몇주만 미루도록하자.
이 논술시험이 만족스럽지 못한 여러분의 점수로 상상도 못했던 결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희망이니.
혹은 만족하는 점수로 더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끌어 줄 수도 있고.
원래 논술이란 하루아침에 배울 수 없는 능력이기 때문에 사실 벼락치기가 힘들다.
때문에 미리 준비해온 학생이라면 지금 학교별 특징만 간단히 체크하며 준비하면 되지만
대다수가 논술은 손 놓고 있었을 것이다.
논술은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지 학교에서 대충하던 '글짓기'가 아님을 명심하자.
학원을 갈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원하는 학교 대비반에 들어가서 조금이라도 연습하도록하고
비싼 강의료를 감당할 수 없다면 서점에가서 논술에 관한 책을 몇권 읽도록하고
학교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 과거 기출문제와 올해 모의문제를 반드시 풀어봐야한다.
올해 모의문제 같은 경우는 출제 교수의 간단한 해설도 있으니 참조하면 된다.
우리 성균관대학교 같은 경우에는 이런 벼락치기를 시도조차하지 못하도록
당장 내일 모레 토요일과 일요일에 논술시험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만큼 문제가 어렵지 않고 창의적인 답안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하니
희망을 잃지말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길 바란다.
마지막 논술시험이 끝나는 날까지 마음은 편하게 갖되, 결코 긴장을 풀지 말아야한다.
4. 수시결과 확인 및 정시전형 전략수립
수시전형 합격발표는 수능시험 성적표가 공식적으로 배포된 후 12월 중순 쯤부터 이루어진다.
이제 수시합격 학생들은 12월 드디어 '대학생'이 된다.
나도 수시로 합격을 했는데 정말 수없이 봐왔던
"합격자 명단에 없습니다. 우리학교에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메시지가 아닌
합격메시지를 눈으로 보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왔다.
우리 학교같은 경우엔 "위아더 챔피언~"배경음악도 나왔는데
나는 합격페이지를 3~4시간 동안 켜놔서 그 노래를 수백번 들을 정도였다.
이제 수시합격 학생들은 고달픈 정시전형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당신은 대학생.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재빨리 더 치열한 정시전형을 준비해야한다.
정시전형은 '눈치싸움'이라는 말이 있듯이 상당히 치열하다.
공격적으로 지원하든, 안정적으로 지원하든, 초안정으로 지원하든
정시지원에 대해서는 여러 상황과 상담을 통한 개인의 선택에 맞기도록 하겠다.
하나 힌트를 주자면 가/나/다 군 중에 한 군데라도 '절대 떨어지지 않을 곳'에 지원해서
수능을 한 번 더보는 일은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것.
학교네임밸류 vs 전공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앞으로 밟아나가야할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이 글을 마치기 전에 여러분에게 정말 그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에 대해 조언해주고 글을 마치려고한다.
정말 여러분의 '인생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언이 될 수 있으니 끝까지 집중해주길 바란다.
그 문제는 바로 '학교네임밸류냐 전공이냐'에 대한 것이다.
즉, '더 높은 학교지만 안좋은 과에 들어갈까, 더 낮은 학교지만 좋은 과에 들어갈까'에 대한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좋은 과, 안좋은 과'를 단순히 성적컷트라인으로, 취업잘되는 것을 기준삼지만
나는 진정으로 여러분들의 꿈과 적성에 맞는 과를 '좋은 과'라고 기준을 삼고자한다.
그리고 나의 선택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전공'이다.
나는 지금 독어독문학 전공중인데
전액장학금 하버드 독어독문학과로 편입시켜준다고해도 갈 마음이 없다.
나는 내가 내 꿈과 적성에 맞지 않는 과를 지원했던 과거를 매일 후회한다.
고3때는 나름대로 소신지원을 했지만
재수를 하게 되면서 너무나도 불안해 모두 컷트라인이 낮은 과를 지원한 것이 잘못이었던 것이다.
지금 여러분은 복수전공을 하든 전과를 하든 일단 높은 학교로가자는 마음이 첫번째일 것이다.
그리고 해당 학문에 대해 듣도보지도 못했으면서 그곳을 지원한다.
그리고 합격한다.
합격할때는 우선 기분이 좋다. 왜? 대학생이 됐으니까.
그렇다면 대학생이 된 후에는 천국이 펼쳐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절대 아니다.
새로 공부할 것이 생기고 새로 넘어야할 관문들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초중고등학교와는 물론 다르다.
'내 선택'에 의해서 '내가 좋아하는 공부와 활동'을 하며 '내 꿈을 향해' 달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 간판만보고 점수 컷트라인 맞춰서 본인의 적성과 전혀 무관한 학과에 진학한 학생은
절대 마음대로 그러한 꿈을향한 도전이 허락되지 않는다.
전과?
전과가 되지 않는 학교가 대다수이다.
반드시 사전에 체크해야할 부분이고 학점제한이 있기에 쉽지 않다.
복수전공?
복수전공해도 본전공도 끝까지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다.
졸업하는 그날까지 발목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즉, 만약 본인의 적성과 정말 맞지 않는 과를 전공하게 되었다면
엄청난 손실이 뒤따를 것이라는 것이다.
원래 꿈이 명확했던 사람. 혹은 대학교와서 명확한 꿈이 생긴사람이라면 그 피해는 극대화된다.
바로 나같은 케이스이다.
나는 학교 전공수업시간에 배우는 것이 단 하나도 없다.
그 학문이 안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다.
단지 내 꿈과 적성에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나에겐 다른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노력을 해야하는데
전공과목을 이수해야하는 현실이 내 발목을 잡고 시간과 힘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학교에서의 전공수업은 '기회비용'으로 포기해버릴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연봉 1천만원을 줘야하는 대학교라는 곳에서 얻어가는게 없다는 것이 첫번째 피해이고
아무리 기회비용으로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수업을 듣고, 수업시간에 잘 따라가지 못해 교수님에게 방해를 주고, 때로는 자존심도 상하고, 과제도 해야하는
수많은 방해물이 남아있기 때문에
내 나름대로 학교밖에서 많은 활동도하고 이렇게 블로그도하고 다른 분야를 혼자 공부하기도하지만
정말 '힘들다.'
명확한 꿈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 피해는 막대하다.
꿈이 없더라도 모두에게 '적성'이라는 것이 잠재되어 있다.
내가 '즐길 수 있는 분야',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과 전혀 상관없는 과를 전공하게 된다면
'체념'하고 그냥 그 학문을 열심히 공부해도 결국에는 손해이다.
자신이 평생 즐기고 제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놓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꿈도 못찾고, 별로 적성에 맞지 않는 학문을 붙잡고 힘을 빼다가 졸업하면
결국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한정되는 안타까운 결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 내가 전액장학금 하버드대학교 독어독문학과 편입을 거절한다고 말했다.
그럴일도 없겠지만 실제로 그런 제안이 와서 내가 갔고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수업시간에 항상 하위권경쟁을 하며 얻은 것이 없는데 졸업도 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실제의 나와는 달리 그냥 다 포기하고 학교 수업시간에 출석만 하며 살아갔다고도 가정해보자.
나는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세계 최고의 대학 '하버드 졸업생'이다!
근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는가?
독어독문과 졸업했다면서 독일 문학은 커녕 독일어도 제대로 구사할 줄 모른다.
그렇다고 다른 것 뭐 할 수 있냐고 물어봐도 마땅히 대답할 것이 없다.
그냥 대학시절에 허송세월을 보냈기 때문에.
즉, 대학간판은 말그대로 간판일 뿐 실질적으로 내가 많이 배우고 실력을 기르지 못한다면
전혀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그보다 훨씬 안좋은 '간판'을 걸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내가 해당 분야에서 해낼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면
이 거대한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넘친다.'
저 위의 하버드 졸업생을 비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험생 여러분은 1~2달 뒤에 발표날 '합격메시지'만 생각하지말고
몇 년 뒤 대학을 졸업할 시점,
수 십년 뒤 자신이 사회의 어떠한 위치에 올라있을 시점을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위의 선택의 고민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적성과 꿈을 명확히 찾고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시는 이미 지원해놓은 것이니 패스한다고 치고,
정시전형은 아직도 멀었다.
지금부터 적성을 찾아도 결코 늦지 않는다.
정말 많이 고민하고 경험해보면서 꼭 찾아보길 권한다.
정말 못찾겠고 모르겠다면
지원할 수 있는 학과의 전공서적과 분야에 대해 하나하나 공부하고 조사해보면 된다.
기본 전공학개론서적을 보는 것도 좋고
인터넷을 켜서 그 분야에 대해 조사해봐도 좋다.
내가 장담하건데 분명히 다른 분야보다 더 끌리고 재미있고 호기심이 발동되는 분야가 발견될 것이다.
그렇다면 정시에 지원할 때 점수가 매우 높아서 높은 학교의 그 학과를 가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서 학교의 간판을 한단계 내려야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어도
멋지게 꿈을 향해 과감한 선택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아마 이러한 여러분의 선택에 어른들은 미쳤냐며 일단 높은 학교 들어가고 보자고 조언해주실 것이다.
물론 어른들의 말처럼 대학 간판이 여러분 인생의 '날개'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날개에 '깃털'은 달려있지 않다.
그 깃털은 여러분이 대학입학 후 어떻게 노력하냐에 따라 하나하나 꽂을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큰 날개로 시작했다 하더래도 결국 깃털을 몇개 꽂지 못한다면 날지도 못하고 추락할 것이나
남들보다 조금 작은 날개로 시작했더라도 깃털을 가득 꽂았다면 저 높이 비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이번에 반드시 합격의 메시지를 받을 뿐만 아니라
대학입학 후 멋지게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여주길 간절히 기원을 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