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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석 Dec 13. 2019

물의 도시 '베네치아' 여행기

2011.01.12 23:49

이제 드디어 영국, 네덜란드, 독일, 체코를 지나 이탈리아로 향한다.
이탈리아는 많은 사람들이 로망으로 여기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고
로마제국시대 때의 화려한 과거가 있어서 문화재가 넘치는 나라이기도 하다.
때문에 유럽여행에서 이탈리아는 '필수 코스'로 여겨지며
들러볼만한 도시도 상당히 많다.
때문에 이탈리아는 우리의 여행에서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투자된 곳이다.
이탈리아 여행에 대해 설명하기전에 
전반적인 내 감상평을 이야기하자면 '기대 이하'라는 것이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고급스럽고 비싸게 여겨져서 인지 아무래도 과도한 기대를 하며 살아온듯 싶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 밀라노 4개의 도시를 방문했었는데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고 좋게 기억되는 곳은 지금부터 소개할 '베네치아'이다.
베네치아는 '물의 도시'로 유명하다.
바다가 앞에 있기도 하고 도시 내부에 물이 길처럼 차있어서 배로 이동을 한다.
그리고 경치가 너무 좋아서 많은 광고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지금부터 베네치아 여행에 대해 소개해보겠다.

뮌헨에서 베네치아로 향하는 기차에서 찍은 사진.
이탈리아에 들어왔다는 사실은 안내방송 없이도
창밖의 산 꼭대기에 성이 보이면서 자연스레 느낄 수 있다.
정확히 표현할 수 는 없지만 스스로 '이탈리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살짝 긴장이 됐다.
여행가이드북에 이탈리아가 소매치기의 천국이라고 상당히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카메라도 넣고 있어서 기차역 사진은 찍지도 못했다.
처음 기차에 내려서 도대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어서
다른 나라에서 했던 것처럼 안내원에게 호텔 위치 보여주면서 영어로 물어봤다.
하지만 뭐라고 샬라 샬라 말하기만하고 영어를 전혀하지 못하여 도움이 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냥 밖으로 나왔는데 왠지 양아치(?)같은 사람들만 있어서 처음엔 조금 쫄았다.
가방과 카메라를 단단히 챙겼다.
우선 베네치아엔 지하철이 없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지하철은 노선도보고 그냥 가면 되는데 버스는 노선도가 좀 복잡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달렸다.
요금은 잘 생각은 안나지만 그리 많이 나온것 같지 않았고 기사아저씨도 친절했다.

호텔에 도착.
다소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저기 간판에 보이는 'CLUB HOTEL'이다.
분명 지금까지의 호텔도 비슷한 가격대였고 보다시피 3성급 호텔인데 너무 좋지 않았다.
동네도 너무 조용했고 시골같았고 말이다.

이탈리아 호텔의 참 신기한 점 중 하나는 헤어드라이기이다.
헤어드라이기가 무슨 청소기처럼 생겼다.
저기 뾰족한 입구에서 바람이 나오고 저걸로 머리를 말려야하는 것이다.
바람도 약하고 뭔가 기분이 거북했다.
이 호텔만 그런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이탈리아 전역의 호텔이 마찬가지였다.

호텔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 얼른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물의 도시라면서 운하나 바다는 커녕 동네 개천도 없었다.
알고보니 베네치아는 '호텔촌(?)'과 '관광촌(?)'이 따로 형성되어 있었다.
육지쪽에는 이렇게 호텔촌이 있고 버스를 타고 베네치아 섬으로 넘어가서 관광을 하는 것이였다.
나중에 가보고 알았지만 운하가 너무 많아서 호텔을 짓기도 힘들 것 같았다.
아무튼 관광촌으로 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에 왔다.
다행히 버스정류장이 호텔 바로 앞에 있었다.
너무 좋았는데 문제가 있었다.
정말 시골버스처럼 버스가 엄청 긴 간격으로 오는 것이었다.
보통 2~30분 기다렸던 것 같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버스에 탑승하고 베네치아 섬으로 출발.

버스가 달리다보니 시내가 나왔고 이제야 좀 도시에 온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더 달리다보니 드디어 바다가 나왔다.
지금은 다리를 건너고 있는 중인데 이 바다를 건너서 베네치아 섬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때가 해질녘이어서 그런지 바다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드디어 도착한 베네치아 섬.
정말 도시 안에 운하가 엄청나게 많았다.
그리고 그 물길마다 배가 다니고 있었다.
일단 우리는 너무 배가고픈 상태였기 때문에 저녁을 먹을 곳을 찾아다녔다.
일단 눈에 보이는 곳 아무대서나 먹기로 했다.
나름대로 시내쪽으로 가기 위해서 지도를 보고가긴 했지만
사실 도보는 엄청 꼬불꼬불하고 좁은 골목길로 이루어져있어서 길을 제대로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
버스정류장에서 조금 걸어가다보니 레스토랑이 몇개 보이기 시작했고 아무대나 들어갔다.
역시 이탈리아의 레스토랑답게 피자나 스파게티의 메뉴가 펼쳐졌다.
너무 쌀을 못먹어서 아쉬웠었는데 마침 리조또가 있길래 리조또를 시켰다.
그곳에서의 리조또는 쌀이 우리와는 조금 달랐다.
동남아시아쪽 쌀같이 생겼다.
그래도 오랜만에 먹는 쌀에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이날 이후에는 시내에서 밥을 먹어서 소매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밥을 먹어서
음식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그래서 미리 하나 말하자면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피자는 조금 특별하다.
우리는 8조각으로 잘려나와서 각자의 접시에 덜어먹지만
그곳에서는 1인 1판 문화였다.
그리고 조각으로 잘려나오지도 않고 그냥 원형 그대로 나와서 칼과 포크로 스스로 먹었다.
레스토랑에서 여성분들이 1인당 피자 1판씩 먹고 있는 것을 보니 조금 재밌기도 하였다.
그런데 그만큼 피자가 비싸지 않아서 좋았다.
피자를 시키면 꾀 많은 양이 나와서 먹고 남길 정도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맥도날드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피자를 싸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점은 이탈리아가 정말 좋았다.

밥을 먹고나니 벌써 해가 완전히 지고 보름달이 떠 있었다.
오늘은 이만 숙소로 돌아가서 자기로하고 돌아갔다.
이렇게 베네치아에서의 첫째날은 끝.

둘째날은 날씨도 정말 좋았다.
첫째날 소개에서 보여주지 못했는데 위의 장소가 베네치아 역이다.
호텔촌에서 버스를 타고 오면 여기서 내려주고 태워가는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운하가 많아서 도보로 이동한다.

밝은 낮에 와서 보니 풍경이 더 예뻤다.

바로 저 곳이 '정류장'이다.
베네치아 섬에는 자동차가 없고 바로 저 정류장에서 배를 타고 이동한다.
배가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노선도 있고 정류장도 일정 간격마다 배치가 되어있다.
정말 물의 도시답게 운송수단이 배인 것이다.

배를 타고 시내로 이동하기 전에 우선 기차표부터 예약하기 위해 '산타루치아역'을 들렸다.
베네치아 섬에 내려주는 버스정류장에서 그리 먼 거리에 있지 않다.

산타루치아역 옆에는 작은 그늘과 물이나오는 동상이 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저기서 나오는 약간의 물만 보아도 큰 위안이 되었다.

산타루치아역에서 바라본 정면이다.
물가에 배가 이동하고 있고 건물들도 아름답다.
이렇게 역앞 광장이 아름다운 기차역은 아마 세계에 몇개 없을 것이다.

기차 예약을하고 이제 드디어 배를 타고 출발.
큰 물길을 따라서 배는 정류장마다 정차하면서 이동한다.

외국의 안좋은 모습을 캐치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물가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포착.

이렇게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 바라본 베네치아의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다.
물 위라서 시원하기도 했고 말이다.

좀 구경을 하면서 광장쪽으로 가기 위해 내려서 걸어갔다.
물길은 정말 넓었지만 인도는 정말 좁았다.
그리고 골목길이 너무 많아서 길을 찾아가기가 너무 어려웠다.
지도를 가지고 있다면 계속 집중하면서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길을 잃으면 찾아가기가 참 어렵다.

베네치아에는 저렇게 가면 상점이 참 많다.
조그마한 기념품용 가면부터 실제로 파티때 쓸 수 있는 고급 가면까지 정말 다양했고
장식이 너무나도 화려했다.
가면가게가 너무 많고 각자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가면을 구매하고 싶으면 많이 둘러보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
가격또한 천지차이기 때문에 여러 곳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이곳은 길을 잃고 어찌어찌하다가 찾아낸 곳이다.
저곳은 '리알토 다리'인데 상당히 유명한 다리인것 같았다.
그만큼 관광객이 너무 많이 올라가 있었다.

이 주변에도 역시 화려한 가면가게들이 참 많았다.

리알토 다리쪽에서 앞을 바라보면 쭉 레스토랑과 상점들이 이어져 있어서
매우 활발한 관광지의 느낌이 든다.

하지만 역시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골목길을 또 거쳐야만 한다.

길을 잃어버리면 이렇게 그냥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 가는 곳을 따라가면 된다.

드디어 도착한 산마르코 광장.

관광객이 넘치고

비둘기도 넘친다.
비둘기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유의하면서 지나갈 필요가 있다.

산마르코광장에는 산마르코 성당과 두칼레 궁전이 위치하고 있는데
참 웅장하고 아름답다.

산마르코광장에 도착하여 앞쪽을 바라보면 시원하게 트여있다.
바로 저 너머가 바다이다.
이쪽의 경치가 너무 좋아서 CF에서 많이 배경으로 사용된다.

바다쪽으로 나가면 정말 사람들이 엄청 많다.
경치가 참 좋기도하고 배를 타는 정거장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멋진 동상도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배를 타고 세계 최고의 해변 중 하나로 여겨지는 곳인 '리도섬'으로 향했다.
워낙 배를 많이 타고 다녔어서 그런지
섬으로가는 배가 하나도 신기하지 않았다.
리도섬으로 가는 배 또한 일반 배이며 그곳의 정류장에 멈추는 것 뿐이다.

리도섬에는 해변마다 해수욕장이 위치하고 있다.
어떤 해수욕장이 무료이고 입장 가능한 곳인지 잘 몰라서 아무대나 들어가봤는데
어떤 곳에서는 입장을 거부당한 곳도 있었다.
무슨 이유로 거부당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입장권을 사고 들어갈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잘 들어갈 수 있었다.

해수욕장에서 사진 함부로 찍다간 도촬단 취급을 당할 수 있기에
누워서 날아가는 하늘의 비행기만 찰칵.

다 놀고 이제 베네치아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당혹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갑자기 날씨가 악화된 것이다.
보다시피 하늘에 토네이도 모양으로 구름이 형성되고
천둥번개가 막 치기 시작했다.
저 구름의 중심점에서 번개가 번쩍이고 벼락이 떨어지는 것이 다 눈에 보였다.
그것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애썼지만 아쉽게도 실패했다.

조금 무섭긴 했지만 나름대로 장관을 볼 수 있어서 기뻤다.

다행히 우리가 건너가는 동안 우리쪽에 저 구름이 다가오지 않았다.

지나가다보면 정말 멋진 배들도 보인다.

아까 그 곳을 지나서 이번엔 쭈욱 종점으로 향했다.

날이 어두워지고 건물마다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니 더 아름다웠다.

지나가다가 내가 사진을 찍는 순간 반대편 보트에서도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어서
예쁜 빛이 나는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이제 드디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비가 많이 쏟아지니 정신이 좀 혼란스러워졌고 다른 사람들도 그랬기 때문에 정류장이 무척 복잡했다.
다행히 버스를 잡아탔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그냥 편히 계속 가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거의 다 내리더니 기사아저씨가 내리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우리가 호텔 정류장을 지나쳐서 종점까지 온 모양이었다.
그곳에 있던 어떤 아주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 아주머니가 다른 정류장을 말씀해주셨지만 그 조언이 틀린건지 우리가 잘못알아들은건지 맞지 않았다.
때문에 그 밤에 우리는 길을 잃게 되었다.
오면서 봤던 풍경들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며 어떻게든 찾아가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서울같이 사람이 많은 도시였다면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시골같은 분위기여서 지나가는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

이렇게 엄청난 위기에 빠진 우리의 구세주는 바로 내 아이팟터치였다.
혹시나해서 와이파이망을 찾아봤었는데 운이 좋게도 잠깐 연결이 되었다.
그래서 구글지도로 들어가 지금 내 위치를 확인하고 호텔의 위치도 찾아보았다.
정말 너무나도 멀리떨어져있는 곳이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걸어야했다.
걸으면서 계속 우리의 네비게이션 역할을 해준 것이 바로 아이팟이다.
인터넷 연결이 끊겼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내 위치가 업데이트되는 신기함(?)도 발휘하면서
길을 잃지 않고 잘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스마트기기를 사용한다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호텔까지 아마 한시간도 넘게 걸었던 것 같다.
그래도 덕분에 호텔에 돌아올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
정말 너무 힘들어서 호텔 로비에 있던 아저씨한테 물좀 달라고 부탁하니
식당에서 물병을 가져다 주셨다.
너무 고맙게 잘 마셨는데
다음날 체크아웃할 때 확인해보니 물병 2개의 값이 체크되어있었다..
물의 유료의식이 투철한 유럽다웠다.

다음날에는 피렌체를 향해 떠났다.
호텔 앞의 버스가 오지 않는 정류장이 또 말썽을 부려서
30분 동안 기다리는 바람에 기차를 놓칠 위기에 처했다.
버스에서 내려서 산타루치아역까지 캐리어를 들고 미친듯이 뛰었던 것 같다.
그래도 다행히 기차가 너무 좋아서 안심했다.
이탈리아는 고속철도가 잘되어있어서 기차의 시설이 매우 좋았다.
물론 그만큼 예약비가 비싸긴 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편안하게 피렌체를 향해 출발할 수 있었다.
베네치아에서 솔직히 어떤 깨끗하고 현대적인 인프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하나부터 열까지 불편한게 참 많기만 했다.
하지만 '물의 도시'라는 것이 베네치아를 잊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다.
버스와 지하철대신 배를 타고 이동하며 
물과 건물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은 몇 군데 없기 때문이다.
베네치아에서는 다른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름과 신기함.
그리고 낭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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