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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석 Dec 13. 2019

이탈리아 피렌체 여행기

2011.01.18 00:55

베네치아 다음으로 방문한 이탈리아의 도시는 피렌체이다.
피렌체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도시 정도는 아니지만 누구나 낭만적인 곳으로 한번쯤은 들어봤을 곳이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탈리아의 이미지가 하락하기 시작한 곳으로 기억된다.
지금부터 사진을 통해 이 느낌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기차를 타고 도착한 피렌체역이다.
피렌체로 가는 기차를 예약하거나 탑승할 때 조금 유의할 점이 있다.
바로 피렌체의 이름이다.
우리에게는 피렌체로 익숙해서 Firenze라고만 쓰여있으면 당연히 인식하겠지만
피렌체는 Florence, Florentia로 불리우고 쓰이기도 한다.
이를 유념하여 다녀야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 없을 것이다.

피렌체역 밖으로 나와서 찍은 사진이다.
피렌체역은 생각보다 크다.

피렌체역에서 나오면 앞쪽으로 건물들이 촘촘히 들어서있다.
우리가 묵을 호텔은 저기 바로 앞쪽 건물이었기 때문에 너무 편했다.
시설은 베네치아때와 같이 별로 좋진 않았다.
전반적으로 이탈리아는 특급호텔이 아니라면 썩 좋지 않은 것 같다.
더운 지방이기 때문에 에어컨이라도 나오면 다행인데
에어컨 공기도 참 신뢰감이 가지 않는다.

호텔 근처에 있던 성당? 교회? 이다.
저곳 앞으로 꾀 넓은 공원이 펼쳐져있는데
저곳에서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맥주를 한잔씩 하고 있거나
가볍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주변에 고층빌딩이 없어서 그런지 편안한 풍경이어서 휴식을 취하기 좋았다.

이제는 중심가 쪽으로 나와보았다.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지만 이곳에는 고급스러운 백화점이 많다.
위의 사진에서 오른쪽 건물도 백화점으로 기억되는데 상당히 고품격으로 외관이 디자인되어있었다.
아쉽게도 문을 닫아서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이곳 거리는 상대적으로 깨끗하게 되어있다.
건물도 깔끔한편이고 상점들과 사람들도 꾀 많다.
베네치아의 시내와는 사뭇다른 느낌.

어떤 광장의 모습인데 이곳에는 레스토랑도 많고 회전목마도 있어서 나름 분위기가 좋다.
서울같이 시끌시끌한 도시에서와는 다른 편안한 느낌을 주는 광장이다.

이렇게 편하게 시내 상점들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서 나와보았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탈리아 전통의상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사람들이
연주를 하며 행진하고 있었다.

신기해서 그 사람들을 끝까지 한번 뒤에서 천천히 따라가보았는데
최종 종착점은 어떤 성이었다.
그들 덕분에 우리는 편하게 새로운 관광지에 올 수 있었다.

그들의 행진이 실제 전통 결혼식이었는지
아니면 런던 버킹엄궁전의 근위병 교대식과 같은 관광객을 위한 퍼포먼스였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그곳의 관광객들이 다 몰려서 구경을 하여 사람들이 참 많이 모였다.

그 성 뒷쪽 골목이다.
여기서 오른쪽이 바로 매우 유명한 우피치 미술관이다.
빡빡한 일정에 관광을 시작한 시간도 저녁이었기 때문에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이탈리아에 가면 이렇게 바닥에 그림이나 사진을 깔아놓고 판매하는 사람들이 많다.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 관광객에겐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지뢰같은 존재이다.
이 이야기는 뒤에서.

그 성을 지나서 좀 더 걷다보니 강가가 나왔다.
마침 해가 지고 있는 시간대여서 경치는 더욱 아름다웠다.
그곳의 다리는 조금 신기하게 다리위에 건물들이 들어서있었다.

강 구경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시내.
상점들이 벌써 문을 많이 닫았다.

다음날은 반대편쪽으로가서 유명한 두오모성당을 찾았다.
두오모성당은 멀리에서 보아도 건축물이 워낙 고급스럽기에 눈에 띄었다.

유명한 곳인만큼 사람들도 많고 때문에 기다려야하는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왠만하면 아침일찍 찾아가보는 것이 좋을듯 하다.

그리고 하나 신기한 것은 이탈리아의 성당은 매우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여름이라 반바지, 치마를 입고간 여성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이곳에서는 원칙적으로 허용이 안되었다.
그래도 해외관광객이 많이 오는만큼 조금 봐줘서 
사진에 나오는 것처럼 의상규정이 어긋나는 여성들에겐 저렇게 하늘색 가리개(?)를 주고 들여보낸다.
망토같이 생겨서 입고 들어가도 이상하게 보이진 않고 예쁘다.
그래도 그곳의 원칙을 배려하고 그곳에 갈때에는 옷을 깔끔하게 차려입고가는 것이 예의일 것 같다.
의상 뿐만 아니라 성당 안에서의 행동에도 보수적이다.
아무래도 관광객들이니까 많이 떠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소란스러워지는데
몇 분 간격으로 방송을 통해 "쉿! 조용히!"라는 멘트가
근엄한 목소리의 다양한 언어로 나와서
자연스럽게 조용하게 된다.

출구쪽으로 나와서 본 두오모성당은 더욱 아름답고 웅장했다.
하지만 이 출구에 엄청난 지뢰폭탄이 숨겨져있다..

바로 저 해골표시를 해놓은 녀석들 때문이다.
저곳이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출구인데 저들은 바로 앞에 그림을 펼쳐놓고 팔고있다.
파는 사람들이 생긴 모습만 보아도 싸구려 그림을 팔고 있음을 알 것이다.
뭐 그냥 그려려니하고 지나갈 수 있겠는데 그들은 그냥 지나가게 놔두질 않는다.
특히 우리는 정말 크게 당했다.
나는 처음에 나와서 바로 앞쪽으로 걸어나왔은데 한 친구가 오고있질 않았다.
뒤를 돌아보니 저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저 사람들이랑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건지 궁금해서 가봤더니
친구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자세히 듣고보니 저 그림 파는 사람들이 내 친구가 그림을 밟고 지나갔다고 물어내라고 하는 것이였다.
그런 말을 하면서 아주 1mm정도 접힌 모서리를 보여줬는데 한마디로 완전 억지였다.
한국이었으면 뭐 이런 XX같은 인간이 다있냐고 따졌겠지만
주변에 다 노란머리 외국인들만 있는 상황에서 저 사람들이 다짜고짜 따지니
우리가 대처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탈리아 말도 몰랐고 저 사람들이 욕을 하면서 경찰을 부른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일단 우리는 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그림을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얼마냐고 물어봤는데
10만원이라고 대답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어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 돈을 바로 지불할 여유도 없었기에 선뜻 건낼 수 없었다.
때문에 그냥 우리는 포기하고 경찰 부르자고 이야기 했더니
그 사람의 태도가 갑자기 변했다.
뭐라뭐라 화내는 척 하더니 알았다고 싸게 반값에 준다고 5만원만 달라고했다.
그리고 그 친구는 5만원을 주고 이 사건을 끝냈다.
우리는 너무 화나서 그 그림을 받자마자 집어던지고 왔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녀석들이 작정을 하고 관광객들 돈을 뜯는 사기꾼들이 아닌가 싶어서
뒷쪽에서 한번 잠시동안 지켜보았는데 역시 그들은 '꾼'이었다.
수법이 참 빠져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이탈리아에 여행을 갈 사람이라면 꼭 집중하길 바란다.
그들은 일단 그림을 펼쳐놓고 저렇게 사람들을 물색한다.
동양인이나 순진해보이는 서양인들을 고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이 그림을 쳐다보기만하면 바로 작전개시에 돌입한다.
저 그림앞에 멈추거나 구경을 하면 바로 돌입하기 때문에 
여행갈 사람이라면 저 그림들은 쳐다도 보지 말길 권장한다.
일단 구경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저 사기꾼은 바로 그 그림을 들어올리고 그림 소개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림소개는 3초만에 끝나고
바로 그 그림을 말아버린다.
즉, 그림을 말아서 그 그림을 다시 전시할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 뭐하는 거지 이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대응할 틈도 없다.
그리고나서 당연히 사람들은 그 그림을 안산다고한다.
하지만 저 사기꾼은 그림을 벌써 말아버렸는데 장난하냐는 식으로 들러붙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싸구려 그림을 사려는 마음이 대체로 없기 때문에 그냥 가버리려고 한다.
하지만 그 사기꾼도 그냥 가게 놔두진 않고 끝까지 쫓아간다.
끝까지 쫓아가면서 가격을 부르는데 멀리갈수록 가격이 떨어진다.
사람들은 결국 더러워서라도 그 그림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 충격적이었던 것은 우리에게 10만원을 부르고 5만원에 팔아먹은 그 그림이
알고보니 5천원짜리였던 것.
저 멀리까지 가서 흥정하는 것을 보니 고작 4~5유로에 거래가 되었다.
저 사기꾼들은 그냥 도화지에 프린팅한 싸구려 그림을
싸게는 5천원, 비싸게는 5~10만원에 까지 팔아먹는 것이다.
저 광경을 다 지켜보고 참 어이가 없어서 화가나있는데
갑자기 사기꾼들 패거리 중 한명이 멀리서 뛰어오더니 경찰이 온다고 소리쳤다.
그러더니 그들은 30초도 안되서 그림을 싹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숨어버렸다.
알고보니 이 노상행위가 불법이고 경찰들에게 걸리면 처벌을 받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아까 우리가 그냥 경찰 불른다고 했더니 가격을 싸게해서 넘겼던 것이고 말이다.
참 더러운 녀석들이다.
나중에 찾아보니 경찰이 막상와도 말도 안통하고 관광객편을 안들어줘서
결과는 마찬가지라고한다.
나는 이 경험을 통해서 이탈리아에 대한 허상된 환상을 다 깨게 되어
비판적인 시각으로 이탈리아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남은 로마, 밀라노에서 더 많은 것들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었다.
아마 앞으로 쓰게 될 로마나 밀라노 여행기에서
나처럼 이탈리아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멋진 관광지만 잘 돌아 다니고 이탈리아는 참 멋지고 낭만적인 나라라고
탄성을 지르는 것보다 훨씬 느끼고 배울점이 많을 것이니 기대해주길 바란다.

뜬금없지만 이 사진은 여행하면서 생긴 수많은 동전을 찍은 사진.
여행을 하다보면 처음 써보는 화폐인만큼 그냥 큼직큼직한 지폐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고
유로화는 동전으로 많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잔돈이 넘치게 된다.
주머니가 매우 무거워지는 수가 있으니 유의해서 쇼핑하는 것이 좋다.

이제 피렌체에서의 여행을 모두 마치고
로마로 향하는 기차를 타러 갔다.
다음 여행기는 바로 대망의 '이탈리아 로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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