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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석 Dec 13. 2019

iPhone5, 그대는 어디에.

2011.10.06 03:43

모두가 주목하던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
공식 생중계는 없었으나
세계인이 새벽잠을 설치며, 아침잠을 설치며, 일을하며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 퍼나르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그 뜨거운 관심이 이내 차가운 실망으로 식어버리고 말았다.
모두가 기대하던 iPhone5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고
차세대가 나오면 사리라는 일념하나로 애써 거부하던 iPhone4와 똑같이 생긴
iPhone4S만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졸지에 iPhone4S는 미운오리새끼가 되어버렸다.
날이 밝자 한국에서도 엄청난 이슈를 일으켰다.
관련 기사에서는 이 상황을 패러디한 각종 댓글들이 베스트를 차지하고 있고
드디어 사과가 썩어가기 시작한다는 언론과 여론이 가득하다.
그런데 도대체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를 이야기해주는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고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이렇게 막무가내식으로 큰 IT계의 이슈를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우리에게도, 우리나라에도 좋지 않다.
나는 간단하게 왜 애플이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그들 대신에 해명을 하고 미래를 전망해보고자 한다.
애플의 팬으로서 뿐만 아니라
한국의 IT 발전을 추구하는 국민으로서 쓸 것이기 때문에
근거없는 '찬양'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준비'안'된 4G LTE

나는 애플 핵심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그들의 정확한 속이유는 알 수 없겠지만
내가 애플이고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면 이유는 단 하나로 압축된다.
바로 4G LTE이다.
이제 통신사마다 LTE 광고가 치열하고
삼성, HTC 등의 LTE 단말기가 출시되기 시작하면서
여러분도 LTE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것이다.
LTE는 내가 1년 전부터 투자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한데
분명히 세상은 더 빠른 무선인터넷을 필요로 하고있고
반드시 전세계의 3G망은 4G LTE망으로 대체될 것이다.
하지만 광고에서 나오는 것처럼 
'준. 비. 된. 4G LTE'를 'Right now!' 사용할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아직 아니다.
LTE 세상은 이제 막 열렸다.
위의 이미지는 국내에서 가장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는 LG U+의 LTE망 구축 계획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전국 대도시에서 밖에 사용할 수 없다.
내년 이맘때에는 전국의 중규모 도시까지 확대되고
내후년이 되어야 전국으로 확대된다.
그리고 이 목표는 '세계 최초의 전국망 구축'이다.
내후년이 되어도 세계적으로 전국망을 구축한 국가는 몇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과연 이 시점에서 애플의 1년을 책임질 아이폰5가 LTE로 출시된다면 어떻게 될까?

전세계 애플 매장에 사람들이 예전처럼 줄을 설 수 있을까?
지금 우리 주변에서 4G요금은 쓸데없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
손익을 맞추기위해 어쩔 수 없이 그 가격을 매길 수 밖에 없는 통신사들이 보인다면
쉽게 YES라고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iPhone5가 그냥 3G로 출시되었다면 문제가 해결되었을까?
이런 식으로 출시가 되었다면 iPhone5에서 바뀐 것은 디자인 뿐일 것이다.
몇 몇 하드웨어가 업그레이드 되긴 했겠지만 
그건 어제 발표된 4S와 비슷한 수준이었을테고
궁극적으로 LTE시대에 걸맞는 변화는 iPhone5에서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iPhone5 또한 4S와 같은 평을 받았을 것이고 말이다.
그리고 iPhone5가 3G를 사용한다면
애플은 내년 상반기쯤에 iPhone5S를 출시할 수 밖에 없다.
본격적으로 열리는 LTE 세상을 내년까지 보고만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iPhone6로 바로가지 못하는 이유는 
iPhone5 구매고객에 대한 배려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기도하고
차세대로 가기엔 시간 차이가 너무 짧은 이유도 있다.
또, iPhone5(3G), iPhone5S(4G LTE) 라인이라면
갤럭시S2(3G), 갤럭시S2 HD LTE(4G LTE)와 같은 라인인데
지금 갤럭시S2 HD LTE가 여러분께 새로운 폰으로 인식되는지를 자문해보면
썩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갤럭시S2 HD LTE가 그냥 갤럭시S2와 달리 LTE를 사용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변화이지만
출시 시기의 갭이 짧고 생긴것도 똑같기 때문에
이슈화가 극대화되지 못하고 
갤럭시S2 사용자가 지금 당장 갤럭시S2 HD LTE로 갈아탄다는 것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이다.
즉, 애플이 지금 이 시점에서
차세대 iPhone을 내놓지 않고 
조금 더 빠른 3G를 제공하고 어느정도의 하드/소프트웨어 개선을 이뤘으며 가격을 인하한 iPhone4S를 
출시한 것은 어쩌면 그들로서는 최상의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소비자들에게도 같은 영향을 주고있고 말이다.
올해 말이나 받아볼 수 있는 iPhone5(3G)를 지금 구입한 소비자는 
내년에 출시된 iPhone5S(LTE)에 허망함을 느낄테고,
iPhone5(4G)를 지금 구입한 소비자는
막상 더 비싼 돈주고 구매하고 통신료도 더 내는데 3G폰하고 별로 다를바 없는 상황에 황당했을테니 말이다.
물론 iPhone4S를 구입한 소비자도 썩 행복하진 않을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적어도 더 나은 아이폰을 더 저렴하게 쓸 기회를 얻을 수는 있다.
아마 애플측에서도 4S가 시기적으로 가지는 이 한계는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나라면 iPhone5가 LTE로 조만간 출시된다면 
4S사용자들이 경제적부담없이 5로 폰을 바꿀 수 있도록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약속을해서
4S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판매를 증가시킬텐데
이에 대해 애플이 어떻게 할 지는 확신할 수 없다. 
iPhone5는 어디에선가 때를 기다리고있다.

일부에서는 이제 애플은 스티브잡스가 떠나면서 꺾이기 시작했고
추락할 일만 남았다고 말하기까지 하는데
이는 우스운 말일 뿐이다.
상식적으로 애플이라는 회사가
1년 동안 어제 내놓은 4S밖에 개발하지 못할 회사인가?
몇몇 기사에서는 애플이 삼성, LG보다 4G 기술력이 부족해서
이번에 4G 폰을 못만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애플은 애초에 100% 자체기술력으로 부품을 조달하지 않는다.
아웃소싱 방식으로 필요한 부품은 그 부품을 만드는 다른 회사에 주문한다는 말이다.
애플은 마음만 먹는다면 내일 당장이라도 4G폰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못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만드는 것이라면 분명히 이유가 있다는 것이고
반드시 만드는 때가 올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나도 개인적으로는 그 때가 '어제'이길 바랬다.
LTE세상이 하루빨리 열리길 바라는 사람으로서
트랜드 크리에이터인 애플이 LTE폰을 내놓는다면 
세계 통신사들이 더 빨리 LTE망을 구축할 것이고
사용자들도 그만큼 빨리 늘어날 것을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은 다른 선택을 했다.
사실 객관적으로는 애플의 선택이 최상의 선택이다.
애플은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이 아니라 시장을 창조하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면 알 수 있다.
애플은 지금까지 스마트기기 시장을 창조했으며
이를 통해 3G시대, 4G시대를 열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들은 스마트기기와 4G를 기반으로 다시 한번 변화를 창조하고자 한다.
아마 공상영화에서 보던 완벽한 '유비쿼터스 시대'가 그것이 아닐까 싶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스마트기기'들',
클라우드컴퓨팅과 같은 소프트웨어 발전, 4G와 같은 무선인터넷의 발전인데 
애플이 영특한 것은 시장을 창조하되 총대를 매고 개척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으니 스마트기기 시장이 열려 수많은 기업이 뛰어들었고
애플이 앱스토어를 세상에 내놓으니 안드로이드라는 중요한 존재가 생겨나 경쟁했고
애플이 아이패드를 내놓으니 비웃던 사람들이 노트북 대신 태블릿PC를 고르고 있고
애플이 저가형 아이티비를 내놓으니 
구글, 삼성, 소니 등이 알아서 막대한 투자를 하며 스마트티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성경책에서 나오는 구절처럼 표현할 수 밖에 없어서
'이 녀석 애플빠군.'이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객관적인 사실이다.
모두가 애플 제품을 뛰어넘기 위한 제품을 만들고있고
애플이 뛰어들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애쓰고있다.
LTE 세상도 마찬가지이다.
국내 통신사들이 4G 투자를 조용히 뒤로미루고 있을때
일찍이 미국 통신사들에게 4G망을 빨리 구축할 것을 바랬던 것은 애플이다.
소프트웨어적으로 가장 유리한 것도 애플이다.
그런데 세계 최초 LTE폰은 정작 애플에서 나오지 않았다.
삼성이 먼저 갤럭시S2를 업그레이드했다.
좋게 말하면 삼성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지만
다르게 보면 총대를 매고 LTE 시장을 열기 위해 제일 먼저 돌진하는 것이다.
HTC, LG, 팬택이라는 지원군들도 최신무기로 무장해서 달려가고 있다.
분명 1년 안에 LTE 세상은 활짝 열릴 것이다.
삼성, HTC, LG, 팬택이 LTE라는 성을 분명 함락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 분명 애플은 LTE 세상에 '무혈입성'할 것이다.
삼성 갤럭시S2 HD LTE, HTC 레이더, LG 옵티머스 LTE가
서로 지지고 볶으며 소비자들에게 LTE에 대한 욕구를 심어주고
그 욕구로 애플 제품을 구매하게 만들 것이라는 것이다.
LTE 뿐만 아니라 스마트티비 분야에서도 똑같이 이루어지고 있다.
애플은 저가형 셋톱박스와 간단한 컨텐츠만 제공하고 있지만
구글과 소니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지만 별 성과가 없고
삼성도 스마트티비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으나 그렇다할 성과는 없다.
하지만 분명히 구글, 소니, 삼성은 스마트티비 시장을 열어가고 있으며
머지않아 크게 열어놓을 것이다.
그리고 애플은 그 때가 오면 진정 그들이 원하던 'iTV'를 세상에 선보일 것이고 말이다.
이것이 바로 지금의 애플이 존재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이러한 전략적 측면을 들여다보게되면
결코 iPhone5가 어제 출시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크게 아쉬워할 필요가 없고
한국 기업들은 애플은 이제 꺾였다고 안도할 여유가 없다.
오히려 더 기대를 하고 더 긴장을 해야한다.
그렇지 않은가?

<현재 군복무 중이기에 댓글을 바로 달아들이기는 힘이 듭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그렇지만 나중에라도 꼭 확인하고 댓글을 달아드릴테니

언제든지 댓글을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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