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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석 Dec 13. 2019

창업이야기 4 - 스타트업으로서의 '인턴 직원' 채용

2013.12.03 02:32

내 나이 25살.
아직 남성 친구들은 아니지만,
여성 친구들은 대부분 취직을 했거나 취직 시기가 다가왔기에
'입사 지원', '자소서', '면접 준비'에 익숙하다.
하지만 취직이 아닌 창직을 시도하고 있는 나로서는
누군가의 자소서를 받아 '고용'하는 것이 하나의 염원이자 로망(?)이었다.
2011년에 어렴풋이 창업을 결심하고
나와 동업자인 친구와 둘이서 열심히 달려왔지만,
점점 일이 복잡해지고 다양한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는 느낌을 지난 9월에 심하게 받았다.
그래서 우리 회사의 구성원을 늘리자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고
지난 10월, '인턴 직원' 채용에 도전하였다.
아직 서비스도 런칭하지 않았고 믿을 구석 하나 없는 '스타트업'으로서
과감히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을 설득하여 함께하기를 시도한다는 것은 결코 쉬워보이지는 않았으나,
지금 우리는 3명의 소중한 인연을 새로 얻어 함께하고 있다.
그 과정속에서 수많은 우여곡절과 깨달음이 있었는데,
오늘은 스타트업으로서 인턴 직원을 채용한 그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1. 채용의 전략 구상
응원. 그리고 진심의 설득

사실 막막했다.
누군가를 고용해서 '일'을 시키려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주어야 하니까 말이다.
인턴이라고 하더라도 대기업에서는 100만원을 상회하는 월급을 지불하는데
우리는 돈을 두둑히 챙겨줄 형편이 되지 못했고,
아직 갖추어지고 세상에서 인기를 얻지 못했기에 '명예'를 줄것이라 호언장담하지도 못하기에 참 힘들었다.
혹자들은 '설득'을 통해 돈 한푼 안주고 능력자를 끌어오는 것도 능력이라고 하지만,
우리 아이디어를 100% 믿으며 내 전 재산을 투자하여 진행하는 '내 사업'임에도
수많은 갈등과 어려움을 통해 힘든 삶을 이겨내고 있는 우리로서,
다른데서 돈 많이 벌 수 있는 능력자를 끌어온다는 것은 오히려 더 부담이 될것만 같았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가능성있는 대학생들을 타겟으로 미래의 능력자를 선발하고 함께 열심히 성장할 구성원으로 만들자.'
대기업의 홍보 관련 대외활동에서 크게 성장함을 느꼈던 나로서는
충분히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숨어있으며
그들을 창업계로 끌어들이면 우리 창업주 못지 않게 잘할 수 있다고 믿었다.
즉, '창업'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대학생들을 창업계로 끌어드리겠다니,
'메뉴얼'과 정반대의 선택을 한 것이다.
정석 메뉴얼이라면 창업 포럼, 행사에 적극 참여해서 어떻게든 관심있는 사람을 끌어오는 것이 답이니까.
나는 일반 대학생들을 설득하기 위해 몇 가지 전략을 구체화시켰다.
1. '실무'를 강조하자.
나는 지금껏 수차례의 기업 대외활동에도 참여하고 혼자서 이것저것 많이 해보았지만
가장 나를 발전시킨 경험은 한 투자자문사에서 '실무 트레이닝'을 받은 것이었다.
투자에 대해 어렴풋이 혼자 여러 실수를 하며 경험하던 1학년 시절,
운이 좋게 당시 유명했던 투자자문사의 애널리스트 육성 프로그램에 선택되어 여러 경험을 했는데,
투자 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실제 모습'을 보고 많은 자극과 배움을 얻었었다.
그리고 지금 대학생 대외활동들은 '기업의 뻔한 홍보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것이 포인트라고 보았다.
아무리 까다롭게 선발해도 결국 하는 일은
뻔한 블로그 포스팅과 뻔한 UCC촬영.
대학생들은 그것을 통해 큰 재미와 약간의 배움을 얻기는 하지만,
'실무'와는 괴리감이 크다는 것을 대부분 깨닫고 '허무함'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구성원도 단 둘인 상황.
들어오게 되면 무슨 일을 하든 바로 런칭될 서비스의 모든 부분이 즉시 바뀌고 시행된다.
아무리 인턴이라지만 인턴이 큰 실수를 저지르면 우리 회사가 망하고,
인턴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우리 회사가 성장한다.
말그대로 '리얼 실무'.
우리는 이것을 특히 강조했다.
2. 자신감을 북돋아주기.
대학생 대외활동, 유명한 동아리들 모두 일련의 '선발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속에서 '스펙'이 밀리거나 자기 어필이 부족한 학생들은 자신감을 잃고 포기하기 쉽상이다.
나는 한국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 따위는 결코 '인재'의 여부를 가르는 존재하고 생각하지 않기에,
자신감을 잃은 '숨겨진 보석'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스펙을 요구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스스로의 잠재력'을 믿고 과감히 도전하도록하는 설득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3. 부담 없는 조건 제시
결국 우리는 '실무의 경험을 통한 배움'을 줄테니 '초저가로 일해줄것'을 요구하는 Give&Take 전략이 성립되었지만,
'실물'을 줄 수 없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한계였다.
이런 상황에서 9시에 출근하여 6시에 퇴근하라는 것은 '이기적'이라고 생각했고,
오프라인 근무 및 회의는 주 1~2회.
대학생 대외활동 수준의 프로젝트 부여.
1개월 프로그램으로서, 이후에는 본인 및 회사의 재협의를 통한 향후 지속 활동 여부 결정. 과 같은
부담없는 조건을 제시하고자 했다.
우리는 이런 공고를 통해 우리만큼 '올인'할 사람을 얻지는 못하겠지만,
우리가 진심으로 대하고 서비스 아이디어를 확신시키고 흥미로운 일을 해나간다면
언젠가 그들이 '올인'하게 될 수도 있다고 믿은 것.
2. 채용 공고 작성 및 홍보

이제 그것을 정리하여 사람들을 끌어모을 '채용 공고'를 만들어내고 '홍보'를 할 차례였다.
일반적으로 채용 공고는 포스터 하나, 페이지 한 면에 들어갈 정도의 분량으로 작성된다.
그래서 대부분 자기 회사의 대단함을 알리고,
필요한 인재상과 자격요건을 정리한 뒤,
간단한 설득 문구를 첨부하고 마친다.
하지만 나는 그런 보편적인 채용공고로는 도저히 우리를 차별화시키고 설득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보는 이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다.
이쁘게 꾸미려 노력은 했지만,
더 길어지는 게 단점이었다.
처음 보고나서 너무 길기에 바로 '뒤로가기'를 누를 사람도 생기겠지만
다 읽고도 무시당할 공고를 만드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같은 젊은 청년으로서 진심을 담아 편지형식의 공고를 만들어내었다.
(내용이 길기에 글 맨 아래에 첨부해놓겠습니다.)
이제 홍보가 문제.
이는 '발로 뛰며 호소'하는 수밖에 없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지인들에게 알리기도 하였고,
관련 모임에 가입하여 홍보하기도 했다.
또, 로켓펀치같은 스타트업 구인구직 포털은 물론이고
대학생들이 오갈만한 관련 커뮤니티에도 올렸으며
가장 핵심은 구직자들의 성지인 '스펙업' 카페였다.
인턴 게시판과 대외활동 게시판에 하루에도 몇 번씩 업로드을 하였다.
무슨 이유인지 계속 우리 글을 삭제해서 그만큼 계속 업로드 해야겠기에 힘들었다.
하지만, 이름도 없는 기업의 공고였기에 사실 굉장히 걱정했는데,
신기하게도 생각보다 '조회수'가 괜찮게 나왔다.
[레페리] 뷰티 소셜커머스 스타트업 '레페리' 대학생 실무 인턴 모집(~10.18)
이라는 제목을 걸고 게시하였는데
이름있는 대기업 활동들보다 조회수가 높게 나왔다.
그래서 '아! 생각보다 스타트업 기업이 신기해서라도 쳐다는 봐주는구나'라고 기대하게 되었다.
3. 기다림. 그리고 지원자들.

운명의 주사위는 매일 나의 홍보로 던져졌고,
이제 누군가 지원해주길 기다리는 것만 남았다.
기다리는 시간은 약 2주.
이메일로 신청을 받았는데 그렇게 긴장되기는 또 처음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루가 지나자 바로 지원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가 모집을 하면서
"와, 우리 회사에 지원하는 사람이 있네?"라며 스스로에게 묻는 아이러니.
한 두명 지원이 들어오더니 또 멈칫.
지속적인 홍보에 1~2일에 한 명씩은 지원이 들어오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대기업에겐 의미없는 일이겠지만)
그렇게 일주일이 흐르고,
7명 정도의 지원이 진행되었다.
생각보다 많이 지원을 해주셔서 과분하다고 생각했지만,
좀 더 많은 인재들이 도전해주길 하는 바람에서 계속 스펙업에서 홍보를 진행했다.
그렇게 남은 1주일을 노력.
설마 우리도 그럴까 내심 기대했는데
'모든 모집이 그렇듯' 마감일이 다가오자 정말 지원자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최종적으로 
무려 34명이라는 엄청난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공고에는 1~2명 모집한다고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1명을 선발하려했다는 것을 기준으로하면
무려 34:1의 엄청난 경쟁률.
2명 기준으로 해도 17:1이라는 쉽지 않는 경쟁률을 기록한 것.
갑자기 몰려든 서류들에 당황하고 머리도 복잡했지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 내가 만든 기업에 이렇게 들어오고 싶어하고,
나에게 설득의 메세지를 보내는 것을 보며 깊이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사람에겐 아무 일도 아닐지 몰라도.
4. 서류 심사

나에게 무려 34개의 '자소서'가 쌓이게 되었다.
그동안 써보거나 도움을 주기만 했던 '자소서'들이 내 앞에 놓이니 기분이 묘하기도 했지만
우선 너무 설레였다.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에.
기본적으로 우리는 '틀'을 제공하지 않았다.
자유형식이기에 자유롭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단, 실무 능력 측정을 위해 자신있는 '과제물'을 하나 첨부하게 했다.
살펴보니
학력이 좋은 사람도 있었고, 아닌 사람도 있었으며 아예 기재하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또, 자유 형식이라는 '자유'를 마음껏 활용하여 창작의 날개를 펼친 사람이 있는가하면,
익숙치 않은 자유에 긴장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잘 펼치지 못한 사람들이 많기도 했다.
기본적인 인적사항인 '전화번호'도 첨부하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
물론 '사진'도 90%가 첨부하지 않은탓에
자연스레 '얼굴 차별'없는 채용이 되기도 했고 말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번 지원자들은 한 명 한 명이 너무 소중하고 고마운 사람들이었다.
자소서를 잘썼든 못썼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서류 모집이 진행되는 동안에
'수신 확인 메일'을 재빨리 보내어 걱정을 덜어주었을 뿐만 아니라, 
(간혹 이 절차를 무시해서 지원자들의 걱정거리를 만드는 기업들이 보인다. 작은 배려도 없는 그런 기업은 정떨어지기 쉽상.
지원자들은 자신의 첨부파일에 오류가 나지는 않았을까 항상 노심초사라는 것을 알고도 무시하는 것이기에.)
자신을 잘 어필하지 못한 지원자들에게 답장을 보내어 '그 사람을 더 잘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의 방향을 알려주고
'당신을 더 알고 싶어요. 뭔가 더 뛰어난게 있다는 것을 전 알아요.'라는 메세지를 전했다.
그 지원자들은 깜짝 놀란 눈치였다.
'서류 지원' 단계에서 피드백이 와서 보완을 제안하는 것은 처음일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고맙고 다행이었던 것은
내 피드백을 받고 다시 지원서를 보내온 지원자의 100%가
'자신을 더 알리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내가 궁금했던 것이 풀렸음은 물론이고,
그제서야 자신의 진짜 이야기와 잊고 있던 장점을 말하기 시작한 것.
이러한 나와 지원자들의 노력들 덕분에(?)
우수한 지원서가 더 늘어나서 나는 더 고생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하나같이 뛰어난 장점과 잠재력을 지녔기에...
한 마디로, '다 뽑고 싶기에' 말이다.
하나같이 고맙고 뛰어난 사람들 대부분을 탈락 시키고 '탈락 통보'까지 해야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결정을 해야 했다.'
생각보다 길어진 관계로 
이번 채용 성공 후기는 두 편으로 나누어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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