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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ffer Oct 20. 2022

두려움과 함께 나아가기

differ Interview

* 더 많은 아티클은 <differ>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우리 삶의 여정은 어쩌면 나와 맞는 일을 찾아 나서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나의 선택을 의심하고, 새로운 길 앞에 서서 한 발짝 내딛길 주저하고 만다. ‘도하서림’의 운영자인 김진우 역시 그와 비슷한 터널을 거쳐왔다. 하지만 그는 우선 시작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다양한 일을 맞닥뜨릴 때마다 피하지 않고 열심을 다하다 보니 김진우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생겼고 나만의 ‘길’도 그려낼 수 있게 됐다.







하는 일이 좀 많다 합니다



“하는 게 좀 많은 김진우라고 합니다.”

김진우는 자신을 ‘하는 게 좀 많은 사람’이라고 간결하게 소개했지만, 사실은 결코 한 줄로 담을 수 없는 다양한 일을 해왔고 지금도 현재 진행 중이다. 20대 초반, 길에 버려지는 일회용 비닐우산을 보고 마음이 아파 버려지지 않는 우산을 만든 게 첫 시작이었다. 그 뒤로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식당 운영을 하게 되었고, 식당을 하며 우연히 그리게 된 그림에 빠져 유화 워크숍을 진행하게 됐으며, 자신이 읽었던 책과 문구를 소개하는 ‘도하서림’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역 근처에 있는 도하서림의 문을 닫고 나면 경기 안성에서 운영하는 맥줏집을 향해 바삐 길을 나선다. 그 바쁜 사이에도 틈을 내어 3권의 책을 독립 출판으로 출간했고, 현재는 그림책 출간을 준비 중이다. 요즘은 가구 만들기도 배우러 다닌다. 그래서 김진우의 하루는 참 길다. “쉰다는 개념이 따로 있진 않아요. 제가 소중히 여기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자체에 어느 정도 쉼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다양한 일을 하지만 그중에는 자의가 아니었던 것도 있다. 돌이켜보면 매 순간 힘들기만 했던 식당 일이 바로 그것이다. 어머니가 병환으로 쓰러지면서 요리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던 젊은 청년은 하루아침에 식당을 맡게 됐다. “하루에 두세 시간씩 자며 요리와 식당 일에 몰두했어요.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는 것만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였기에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새벽녘 식당 구석에서 유화를 그리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저 그림을 그리고 싶어 시작한 이 일은 김진우를 보다 자유롭게 만들었다. 평소 책을 읽으며 자신이 경험한 세계를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었던 마음에 유화가 더해지니 더욱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졌다. 자신의 목소리에 좀 더 솔직하게 귀 기울이고자 했던 바람이 바로 도하서림의 시작이었다.





큰 용기, 큰 마음 대신


도하서림의 문을 열기까지 그 과정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문제도 있었고 서점은 사양 산업이라며 만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문득 ‘언젠가’라고 생각만 하고 있으면 절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겠다 싶었어요. 그 길로 바로 오픈 작업을 시작했죠.”

현재 김진우는 하나도 해내기 어려운 일을 여럿 해내면서 작가님, 선생님, 대표님, 사장님, 학생 등 하는 일만큼 다양한 타이틀로 불린다. 겉으로는 다양한 일을 경계 없이 넘나들며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오히려 ‘도전한다’는 마인드를 경계한다. “도전한다고 하면 왠지 큰 마음과 용기를 동반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무언가를 진행할 때 일부러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지지 않아요. 일단 그냥 해버립니다. ‘안 하면 안 했지, 하기로 했으면 전심전력을 다하자’ 정도의 각오만 가지고 시작해요.”

뭐든 거침없어 보이지만 새로운 일을 시도할 때면 김진우도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나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 역시 하지 않으려 한다. 두려움은 새로운 시작과 동행해야 하는 존재이니까 주머니에 넣고 가자는 마음쯤으로 가벼이 여기려고 노력한다. “해보지 않으면 두려울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제가 무언가 하고 있다는 건 두려움과 함께 어디든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그곳이 바로 저만의 길이지 않을까요?” 새로운 일을 마주했을 때는 넘거나 부숴야 할 벽보다는 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벽이라고 하는 걸 문으로 생각하고 망설임 없이 열었을 때, 손해 볼 것 없이 오히려 기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나와 맞는 일을 찾는다는 건 다트 던지듯이 한 번에 해낼 수 없잖아요. 일의 여러 가지를 치고 실제로 겪어보며 만나게 되는 것이니까요.”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이 성장의 시작




이미 세 권의 책을 썼고, 원 데이 유화 클래스도 열고 있지만 김진우는 단순히 글쓰기나 그림의 기술을 기르는 것에는 별 관심이 없다. 그의 바람은 오직 하나, 좋은 글과 그림을 남기고 싶다는 것. 그가 정의 내리는 좋은 글과 그림은 ‘나다운 것’이다. “스스로 솔직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야 나를 되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으니까요. 솔직함 뒤로 밀려드는 부끄러움을 감내하며 용기를 냈을 때 비로소 더 나은 나를 마주할 수 있거든요. 그게 바로 성장이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김진우는 오늘도 두려움은 한없이 가볍게, 부끄러움은 크게 받아들이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가구를 배우며 자신의 공간들을 꾸려간다.





Toolkit for You

두려움과 함께 나아가기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우리는 다양한 두려움을 마주합니다.

두려움을 애써 이겨내려 하지 말고 함께 가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의 내 모습을 솔직히 마주하며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면

어느새 두려움은 사라지고 또 다른 문이 열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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