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컨설턴트의 실무> 시리즈 6
“브랜드 전략과 비즈니스 전략은 뭐가 달라?”
이 질문은 제 안에 계속 되는 질문입니다. 제가 3년차 컨설턴트였을 때도,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도 계속 되는 질문입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컨설팅 회사가 있죠. 경영 전략 컨설팅 회사도 있고 회계 컨설팅 회사도 있고 부동산 컨설팅 회사도 있고요. 어떤 컨설팅 회사가 지속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 세상이 그 회사가 있기를 바라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필요와 채움으로 구성 되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말이죠.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브랜드 컨설팅 회사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이유도 브랜드 컨설팅 회사만이 줄 수 있는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존재 가치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고민하는 것 같아요. 그 가치가 결국 이 업을 영속시킬 수 있는 동인인 것이죠.
그 존재 가치 중 하나는 바로 비즈니스를 브랜드적으로 환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적으로 환원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요? 그것은 하나의 비즈니스를 A부터 Z까지 면밀히 파악하여, 가슴 뛰는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요소를 브랜드적으로 환원 할 수 있는데요. 먼저 비즈니스 목표의 브랜드적 환원입니다.
주로 비즈니스 목표는 이윤 창출의 관점에서 정의가 됩니다. 이 업계에서 1위가 되겠다든지,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장을 성공하겠다든지 하는 목표들이죠. 눈에 보이는 이러한 목표들은 CEO에게는 의미가 있을지는 몰라도, 그 구성원이나 고객에게는 큰 의미를 갖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비즈니스 목표가 브랜드적으로 정의될 때가 많고, 오히려 비즈니스 목표와 브랜드 목표가 하나가 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보죠. 에어비앤비는 ”Belong Anywhere“라는 브랜드 비전이 있습니다. 이는 그들의 비즈니스 요소이자 동시에 브랜드적 요소입니다. 세계 어느 곳이든 여행 장소가 될 수 있게 하는 비즈니스 목표이자, 고객이 어디에나 소속(Belonging)될 수 있게 하자는 브랜드적 비전인 것이죠. 영리한 브랜드 비전입니다.
또한 나이키의“Bring inspiration and innovation to every athlete in the world.“라는 브랜드 비전 역시 이윤 창출은 전혀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지구의 모든 운동 선수에게 영감을 주는 것이 그들의 존재 이유라고 말합니다. (다만 최근에는 이러한 브랜드 비전 경향성이 오히려 지나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결국 이윤 창출이 목표인데 그것을 겉으로는 선하게만 표현하는 것은 아닌지..)
한편 비즈니스 요소 중 상품 경쟁력도 브랜드적 환원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라고 하면, 자동차의 성능이나 디자인, 그리고 애프터 서비스 같은 것이 그 회사의 상품 경쟁력이 될 수 있는 요소입니다. 눈에 보이는 요소이죠. 이와 같은 요소를 보이지 않지만 가슴 뛰는 가치로 변화시키는 것이 ’브랜드적‘인 것입니다. 자동차 성능 그 자체가 아닌 성능의 브랜드적 의미를 파고들죠. 자동차의 성능이 우리의 감정에,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에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자동차 성능은 ’비일상의 짜릿함’이라는 브랜드 핵심 가치로 환원 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저희 회사에서 작업 했던 포스코 더샵 브랜드 리브랜딩 사례에서도 이와 연관 된 좋은 예시가 있습니다. 프로젝트팀은 소비자/경쟁사/시장/임직원 관점에서 브랜드 기회를 면밀하게 분석 했습니다. 그 결과 ‘견고하고 튼튼함을 강점으로 주거의 본질적 가치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리브랜딩 방향성을 정했습니다. ‘주거의 본(本)이 되다’라는 브랜드 슬로건도 이러한 방향성의 연장선이었죠. 결국, 포스코가 갖고 있는 ‘튼튼함’이라는 기능적 경쟁력을 ‘본(本)’이라는 브랜드 핵심 가치로 환원한 것이라 볼 수 있죠.
사업 목표, 상품 경쟁력 이외에도 브랜드적으로 환원할 수 있는 비즈니스 요소는 다양합니다. 몸 담고 있는 산업의 트렌드 변화조차 브랜드적으로 환원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이러한 일이 브랜드 컨설턴트의 당연한 책무처럼 들리지만, 막상 일을 하다보면 놓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비즈니스 요소는 우리 눈에 보이는 땅에, 브랜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에 있다고 비유하고 싶네요. 우리는 계속하여 땅의 있는 비즈니스 요소들을 하늘로 끌어 올려야하지 않을까요? 그 노력이 모여 결국에는 멋진 브랜드 이야기가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p.s. 사실 이번주는 <브랜드는 종교다> 시리즈의 초고까지 만들어 놓았었는데요, 내용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아쉽지만 폐기했습니다. 이에 오랜만에 <브랜드 컨설턴트의 실무>를 써보았네요. 매주 느낀표 컨설턴트와 함께 연재하는 브랜드 컨설턴트의 생각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