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 음악이다.

심리지능

세상에는 참 많은 소리가 떠다닙니다. 저는 그 소리들 사이를 여행하는 일을 꽤 좋아합니다. 천성적으로 귀가 매우 민감하거든요.


저는 음악을 들을 때 굳이 분석하거나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지 않습니다. 그저 내 귀를 열어두고, 흘러들어오는 리듬을 온몸으로 맞이할 뿐입니다. 재즈의 자유로움이든, 라틴의 뜨거움이든, 혹은 낯선 아랍의 선율이나 디스코의 펑키한 박자든 가리지 않습니다.


그렇게 편견 없이 수많은 곡조를 내 안에 들이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내가 받아들인 것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이 빚어낸 거대한 '감정의 스펙트럼'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어느 순간 문득 깨닫습니다.


결국 음악은 감정이고, 내 안에서 요동치는 감정의 파동은 곧 음악의 리듬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요.


재미있는 건, 음악이 나를 대하는 방식입니다.

어떤 음악은 내 슬픔이나 기쁨 위에 화려한 상상의 옷을 입혀줍니다. 현실보다 더 근사하게 내 감정을 포장해 주어, 잠시나마 나를 영화 속 주인공처럼 만들어 위로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아주 가차 없는 음악도 있습니다.

그 음악은 내 감정에 덧씌워진 모든 포장지를 거칠게 뜯어내고, 가장 초라하고 솔직한 '알몸의 나'를 거울 앞에 세웁니다. 그 적나라한 대면이 때로는 아프지만, 역설적이게도 나는 그 순간 가장 깊은 해방감을 맛봅니다.


비록 눈에 보이지 않지만 들리는 것.

들리지만 잡을 수 없는 것.

하지만 내 마음의 파동이 되어 영혼 깊숙이 꽂히는 이 에너지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허락한 가장 완벽하고 무해한 <도파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도 나는 보이지 않는 그 파동에 내 영혼을 맡깁니다. 그것이 나를 위로하든, 혹은 발가벗기든, 그 모든 것이 살아있음의 증거일 테니까요.


즐길 수 있어서 감사한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기에,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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