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PT, 그래서 브런치에 맞는 글이 도대체 뭔데?

결국 나는 내 ‘쪼’대로 글을쓰며 브런치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by 디그레시움

나는 2025년 2월 3주간 홋카이도를 혼자 여행하며 꾸준히 여행기를 쓰곤 했다.


처음에는 그냥 혼자여행 특성상 그 순간의 감흥과

감정을 나눌 이가 없기에, 그 느낌을 잊고 싶지 않아서 미래의 나를 위해 일기 쓰듯이 나를 위해 글을 썼다.


하지만 커뮤니티에서 여행기의 조회수가 올라가고,

댓글로 나의 여정을 응원하고, 위로하고, 공감하며

함께 감정을 교류하는 이들이 생기면서


나는 처음으로
글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결국 여행 외 글도 쓰고 싶어 새롭게 블로그도 개설했고, 정말 난 물 만난 물고기처럼 글을 써댔지.



이제까지 성인이 되어 써본 글, 아니 써서 남에게 평가받은 글이란 리포트, 자기소개서, 업무보고서뿐.


그냥 내가 주루루루 손이 먼저 움직여 써 내려간 글을 사람들이 읽어주고 재밌어하는 게 너무 신기했다.


나는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적어냈을 뿐인데

그들과 이야기하고 싶어 와다다다다다다다다

문자로 쏟아낸 것뿐인데.





한창 여행기를 연재할 때

모 회원님의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글이 너무 좋은데 브런치작가 신청할 생각 없으세요?


브런치라는 것을 대강 알고 있긴 했었지만

나는 그렇게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고,


무엇보다 정식적으로 작가라는 호칭을 받아 연재를

해야 한다는 게 부담이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뭔가 브런치스토리의 글은


완벽하고 틀이 명확한 예쁜 글을

써야 할 것 같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그냥 신청만 해볼까?

생각이 들었고


나는 블로그를 개설한 지 한 달도 안 되었는데

무려 70여 개의 글이 쌓여있는 블로그의 포스트 중

하나의 글을 선정해서 신청했다.



작가소개? 단순했다.

2025년 2월 혼자 홋카이도를 3주간 여행하며

어느 순간 내 안의 F가 폭포수처럼 터져 나와

이젠 좀 감성적으로 살아보려고.

그렇게 그 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날 것 그대로

내 인생에서 탈선된 문자 그대로 흘려보내는 중



쓰고 싶은 글 또한 특별한 게 없었다.

혼자여행기, 일상



나의 SNS?

개설한 지 한 달도 안 된 70여 개의 글이 있는 블로그



그런데 그게 덜컥 하루 만에
선정이 되어버린 것이다..




기쁘다기보단 신기하고 부담스러웠다.


블로그에 비속어를 섞어가며 글을 토해내던 나인데,

여기서는 진짜 정적으로 완벽한 글을

써내야 하는 건가?


챗지피티한테 물어봤다.


브런치에 쓰는 글은 도대체 어떤 것이야?


그리고 뭐라 뭐라 친절한 설명과 함께 결론을 내려줬다


정돈되고 감성적인 글이야.


잘 와닿지 않아 내가 쓴 블로그 포스트를 하나

붙여놓고 브런치스타일대로 바꿔달라고 했다.


그리고 찬찬히 읽어봤다.


도저히 내가 쓴 글이 아니었다.

아니 내용은 내가 겪은 일이 맞는데

일단 잘 읽히지도 않았고

(챗GPT가 아주 매끄럽게 수정해 줬음에도)

무엇보다 내가 읽어도 재미가 없었다.



그러니까.. 그냥 그 글에서 나는 없고


어떠한 브런치작가 A의 일상이

감성적이고 정적인 언어로 차분하게

쓰여있을 뿐이었다.



챗 GPT를 쪼아댔다.


너 내 문체가 어떤지 알잖아?

내 문체와 비슷하게 바꿔봐


그대로다. 여전히 재미없고 나는 없다.



마지막으로 요청해 봤다.


이게 최종적으로 내 문체와 가장 비슷하단다.


아니? 전혀 비슷하지 않아.




결국 난 결심했다. 난 나대로 쓰기로



사실 브런치작가가 되고 일단 감이 오질 않아

어떤 글들이 올라오나 인기글들을 한번 쭉 봤다.


예쁜 문장 정돈된 문장 깔끔한 문장

이상적인 마치 문학 같은 혹은 진짜의 문학.


하지만 도저히 그렇게 나는 쓰지 못할 것 같았다.

아니 쓸 순 있더라도 그냥 안 쓰고 싶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나의 최종결론은?


내 쪼대로 쓴다


그게 내 결론이야


결국 데이터기반의 정답 답안지만 제공하려고 하는
이 답답하고 개성없고 모범적인 AI 챗지피티야


너는 그냥 답정너처럼 내가 글 쓴 거 보여주면

느낀 점만 말해주렴


굳이

브런치스타일로 다듬어줄까?


필요 없는 친절은 제공하지 말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