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 같던 나의 대문자 T는 많이 다듬어질 필요가 있었다.
나는 MBTI 유형을 그리 신봉하지 않는다.
어찌 모든 인간군상을 16개의 유형으로 분류하고
판단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건 좀 확실히 구별이 된다.
T의 성향이 높은 사람, F의 성향이 높은 사람.
(물론 T와 F의 성향은 모든사람이 둘다 가지고 있지만)
난 MBTI 검사를 할 때마다 무려 80%가 넘어갈정도로 T가 높은 사람이고, 아무리 검사해도 안내려가고;
MBTI로 내가 T의 여자라는 걸 몰랐던 어린시절부터세상을 살아가기 참으로 피곤하고 힘들었다.
그러니까 나는 MBTI 검사를 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내가 보통의 인간보다 공감능력이 좀 떨어진다는 것을
그리고 사고가 늘 문제해결중심으로 흘러간다는 것을.
그래서 어릴 때부터 여자들의 세상이 너무 힘들었다.
누군가 나에게 이야기를 하면 나는 큰 공감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뭐라도 말을 하면 꼭 '문제해결방법'을 제시하곤 했다.
그리고 그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은 진심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너무 이성적이라며, 차갑다며
공감해주지 않는다며 의도치 않는 상처를 받았다.
그 모습에 나 또한 상처받았다. 흑
청소년기, 특히 여고생활은 더더욱 힘들었다.
어떠한 무리에 들어가면 꼭! 그곳에서는 조그마한
서운한일이 있어도 배신과 뒷담이 난무했고, 그 무리에
떨어져나가지 않기 위해서는 수많은 공감과 칭찬을
필수로 장착해야 했다.
그 '서운함'의 핀트를 잡는 것에 선천적으로 발달이
더뎠던 나는, 결국 무리에 섞여 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내 성격과 진심을 알아주는 몇몇의 친구들과
어울렸다. 정말 편했다.
하지만 문제는 '사회생활'에서 터졌다.
그러니까 '회사생활'
그곳에서는 내가 어울리고 싶은 친구들만 교류할 수
없었다. 모두와 어울리며 적당히 친분을 유지해야 했고
그곳에서의 스몰토킹능력은
곧 '사회생활을 잘하냐 못하냐'와 직결되기도 했다.
그러니까 스몰토킹이 스몰이 아니었던 것이다.
오히려 업무를 잘하는 것보다 인간관계를 잘 맺는 것이훨씬 중요했던... 나는야 공공기관에 근무했으므로.
다듬어지지 않은 금수같던 나는 T적 성향을 위 아래로 표출하다가 크게 두들겨 맞았고
(예를 들어 여자선배의 회의실로의 소환, 팀장님의
의도를 알 수 없는 결재거부 등등)
나는 깨달았다.
아 돈 버는 곳에서는 F 성향이 필요하구나, 아 없으면 만들어내야 하는구나, 척이라도 해야 하는구나
그렇게 금수 같던 대문자 T의 여성은
가짜 F를 장착하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