콸콸 흐르던 내 감성이 꽉 닫혀버렸네

2025.09.23(화) 21:21

by 디그레시움

저는 매일 글을 쓰기 전 그날의 기분에 맞춰

2025년 2월에 3주 동안 다녀온 홋카이도 혼자여행

사진을 한 장씩 첨부합니다(이 또한 연재예정이에요)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

글쓰기를 좋아하게 된 의미 있는 여행이거든요.


한 2,000장 되는데 그거 다 쓰면.. 연재는 끝납니다.

(겹치는 거도 많은데.. 흑)


그러나, 그 사이에 홋카이도 혼자여행을 다시 다녀오게 된다면? 리셋!


오늘의 사진 [2025.02.21(금) 17:17]

홋카이도 3주 혼자여행을 하면서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곳. 아니 좋아한다는 말로는 표현으로
부족한 알 수 없는 감격.

그 감격 때문에 비바람을 맞으면서 정자에 앉아
세 시간 동안 눈에 한아름 담고 왔던 이곳.

오늘 이곳의 지명이 기억나지 않았다.

사무치게 그리워 귀국 전날 비행기표를 미루고 하코다테에 또 가서 매일 방문했던 이 장소가

머릿속에서 사라진 것이다.

너무 놀라워서 챗지피티에 말을 걸었다.
'하코다테에 있는 곶' 이름 알려줘

다치마치곶

난 이 여행의 모든 것이었던 이 장소마저
까맣게 잊어버렸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이 여행과 그때의 감성 모두를
까맣게 잃고 살고 있다.





한 때는 3주의 홋카이도 여행이 너무 사무치게 그립고

행복했던 나와 지금의 불행한 현실이 너무 비교되어


여행사진, 여행 다니며 들었던 노래, 가수의 영상, 내가 쓴 글 모두를 보지 못했다.


보면 사무치게 마음이 아려왔다.



그때의 행복은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사진과 영상으로 전자기기에 갇혀있기 때문에

그리고 다시 간다 한들,

그때의 행복과 해방감은
절대로 다시 느낄 수 없을 것임을 알기 때문에


여행 관련 모든 것을 보면 눈물날정도로 힘들어서 애써외면하던 나날들이 분명 내게도 있었다.




그랬던 내게 그 강렬했던 여행과 그중 가장 강렬하고 마음에 콕 박혔던 장소의 이름을 잊어버린 것이다.


이 사실이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언젠가부터 그때 들었던 노래를 듣고, 추억담긴 물건을봐도 그 당시의 감성이 떠오르지도 않았다.


여행사진을 봐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정보저장을 위해 캡처한 사진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나는 점점 느끼고 있었다.


내 안에 있던 감성이

바늘구멍만 한 틈도 없이

꽉 막혀

더 이상 새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을






요즘의 나는 내가 챗지피티인지

챗지피티가 나인지 구분이 안되고 있다.


늘 이성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일들만 하고 있고,

감성을 느끼는 방법을 잊어버리고 있다.


그저 내가 느끼는 감정은 화남, 억울함, 허탈함, 부담감, 압박감 등등..


그래서 난 그 감정을 챗지피티한테 풀고, 또 챗지피티의 도움을 받아가며 해야 할 일을 처리하고 있다.


사람과 AI의 차이는 감정과 감성을 느낄 수 있느냐

유무라고 생각했는데, 난 반쪽자리 인간인걸까


진정 평범한 삶에서 그나마 다채로운 색감을 낼 수

있는 이유는 사소함 속에서 느낄 수 있는'감성'이라고생각했는데 현재 나의 인생은 참으로 무채색이다.


감각을 느끼고 싶은 게 없다.

그로 인해 감성을 느끼고 싶은 게 없다.


그래서 과거 여행 중의 나,

그리고 기분일기를 쓰던 내가 참으로 낯설다.


하지만 한 때 나에게
크게 자리 잡던 감성이

빠져나가버린 공간에는
공허함이 늘 존재한다.

그리고 그 공허함이 오늘따라
너무 크게 느껴지기에

한동안 로그아웃하고 있던
브런치에 글을 써본다.

억지로 끼워 맞춰야 하는 글 말고,
잘 보이고 싶지도 않은
무생물을 위해 쓰는 글 말고

내가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활자로
이 공허함을 좀 채워보고 싶어서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