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연희동 굿즈 회사 마케터
한적하면서도 트렌디한 장소, 서대문구 연희동. 서울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지만 복잡한 도심과는 다르게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동네입니다. 차분하면서도 개성이 있달까요? 트렌디한 카페, 소소한 독립서점, 소품샵, 빈티지샵 등이 골목골목마다 즐비해있어 연희동에 회사가 있다는 것은 마케터에게 행운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굿즈 마케터의 시점으로 보는 연희동 소품샵 세 군데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비스켓 스튜디오
“작은 시간이 모여서 우리의 삶이 된다”라는 모토를 가지고, 여행에서 수집 한 사진과 이야기로 브랜드를 전개해 나가는 디자인 문구 브랜드 비스켓 스튜디오입니다. Beesket은 벌(Bee)과 바구니(Basket)의 합성어로, 벌이 꿀을 모으듯이, 인생이란 바구니에 작은 시간들을 모아보자는 의미를 가진 곳인데요.
아무래도 다이어리, 포스터, 엽서 등을 주로 판매하는 문구 브랜드이다 보니 해당 제품들 위주로 둘러보고 왔습니다. 엽서에 조그맣게 적힌 심금을 울리는 문구들이 제 핸드폰 카메라를 자꾸만 키게 만들더군요. MBTI 파워 FFFF는 굿즈에 적힌 문구들을 통해서도 콘텐츠 영감을 얻기에 열심히 셔터 소리를 내고 왔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있군'라고 생각이 들던 네잎클로버 형태의 굿즈! 북마크로 활용되는 제품이었는데요. 저는 네잎클로버 굿즈를 볼 때면 제품의 본질보단, 행운을 산다는 기분으로 구매하곤 합니다. 행운 2개를 1,000원에?! 완전 럭키비키 아닌가요?ㅎㅎ
매일 출근길에 지나가는 곳이라 방문해 보고 싶었던 곳인데요. 평일 점심, 그것도 오픈 직후라 그런지 홍대 인근인데도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둘러보고 오기 좋았고, 행복했네요.
유어 마인드
작가 개인과 독립출판사에 의해 제작된 독립출판물과 아트북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책방, 유어마인드. 서울아트북페어 ‘언리미티드 에디션’도 매년 주최하고 있는 곳입니다.
마포구, 서대문구 소품샵 중에서도 유명한 곳인지라 평일 점심시간에도 매우 북적북적해서 일하기 좋았습니다.(?) 다양한 책과 굿즈를 판매하고 있는 곳인 만큼, 이날만큼은 '귀여워~'하고 지나가는 일반 소비자가 아닌, 마케터의 시선으로 굿즈들을 둘러보고 왔거든요. 상품도 상품이지만,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서 오랫동안 머무는지, 어느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는지 유심히 지켜보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마케터는 늘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니까요.
모두들 하나같이 발길을 멈추는 곳은 바로 ‘미니북’이 전시된 공간이었습니다. 색이름 사전, 달력, 동화책, 글귀 모음 등 참 다양한 주제로 제작되고 있었습니다. 늘 어떤 소재로 콘텐츠와 광고를 기획해야 할지 고민하는 입장에서는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참신한 내용으로 제작되는 상품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나니 자극도 받았고, 인사이트도 얻어왔거든요. 회사 밖에서의 경험들은 저만의 자산과 지식이 되니까요, 지금처럼 늘 아카이빙 해두어야겠습니다.
포셋 연희
이곳은 도서관에 가득한 책들이 엽서로 바뀌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낸 공간, 엽서 도서관 포셋입니다. 서로에게 주고받는 메시지, 나를 위한 소중한 기록들, 누군가를 생각하며 써 내려가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한때 엽서 모으기 취미가 있던 저에겐.. 곤욕이었습니다. 드릉드릉하는 소비욕구를 참아내야 하거든요. (참지 못하고 늘 1,2개씩 사 오긴 하지만요.) F이지만 다소 냉소적인 글귀들을 좋아하는 저에겐 '운수 대통' , '아무렴'과 같은 문구들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또 럭키를 좇으며 살고 있어 포춘쿠키나 네잎클로버가 그려진 굿즈들도 너무 갖고 싶었답니다. 이번엔 구매하고 오진 않았지만, 지금처럼 글을 쓸 땐 눈으로 직접 보고 사진에 담아왔던 내용들이 콘텐츠에 일용한 양식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곳은 저에게 천국이 아닐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계속 보였던 굿즈도 있습니다. 바로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변하는 렌티큘러 카드인데요. 입체적이고 다채로운 시각적 재미가 있어 소장 가치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돌 굿즈로도 많이 사용되다 보니, 팬덤 문화에서 많이 사랑받고 있다고 합니다. 첨부 드린 이미지는 최근 굿터뷰에서도 소개해 드린 최고심입니다. 역시 인기가 많네요.
이렇게 연희동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다 보면 유행하는 굿즈도, 사람들의 시선도 엿볼 수 있습니다. 굿즈 회사에서 마케터로 있다 보니, MD의 자질도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 유행하고, 소비되고 있는지 알아야 마케팅 업무를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이럴 때 연희동이란 동네는 저에게 참 좋은 소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왜 여기 앞에 서있지? 왜 사진 찍고 공유할까? 계속 소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스로 이런 질문의 꼬리를 물고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소비자들이 어떤 것을 원하고 있는지, 어떤 마케팅에 혹해서 브랜드 팬이 되는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일단 귀여우면 되는 것 같긴 한데요.)
아무쪼록 앞으로도 열심히 Chill Chill 뽈뽈 돌아다니며 홍대, 연희동 마스터가 돼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충 마포구와 서대문구를 넘나들며 구석구석 모두 탐방하겠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