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대화형 AI 시대의 마케팅 - GEO편 (1)

미국 대학원생의 노트

by 디나리


실리콘밸리 현지에서는 생성형 시대에 맞춰 브랜드 가시성, 이른바 ‘AI Visibility’를 높여주겠다는 Profound, Bluefish, Brandlight.ai 등의 스타트업 에이전시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중이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이 현상은 검색 환경의 거대한 지형도가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와 맞닿아 있다.


제로 클릭 검색(Zero-Click Search)은 새로운 검색 구조의 한 축으로 확고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사용자는 더 이상 결과 페이지를 일일이 클릭해 이동하기보다, 검색한 그 자리에서 바로 답을 얻기를 원한다. 동시에 검색 유입 경로 또한 빠르게 이동 중이다. 2024년 대비 2025년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인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챗봇과 AI 검색엔진을 통한 유입 트래픽이 무려 520%나 폭증했다는 수치(출처: Adobe AI Traffic Report)는 이러한 변화의 속도를 여실히 증명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사용자 행동 패턴에만 머물지 않고 시장 규모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시장은 2026년 올해 약 11억 달러(약 1조 6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이며, 2034년에는 최소 170억 달러(약 24조 700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출처: 디멘션 마켓 리서치).


AdobeStock_562267894_Editorial_Use_Only.jpeg 과거 검색 기반 인터페이스 vs. 현재 대화형 AI 기반 인터페이스


물론 GEO가 기존의 SEO(검색 엔진 최적화)처럼 클릭이나 구매로 즉각 직결될지, 현재로서는 얼마나 유효한 전략일지 단정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기존의 검색 질서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대화형 AI는 브랜드 노출의 새로운 기회이자, 동시에 통제하기 까다로운 리스크 공간이다. 그렇기에 이를 관리하고 최적화하려는 산업적 시도는 앞으로 계속 확대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 흐름이 완전히 낯설지만은 않다. 시장의 논리는 늘 반복되어 왔고, 경쟁은 언제나 사용자의 시선이 머무는 공간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기 때문이다. 단지 그 공간이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대화형 AI 인터페이스로 이동하고 있을 뿐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표면의 키워드는 달라졌지만, 시선을 따라 자본이 이동한다는 구조 자체는 견고하다. 그러나 그 익숙함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지점일지도 모른다.


이번 전환을 단순한 채널 이동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결정적 이유가 있다. 사용자의 시선을 둘러싼 경쟁은 결국 '설득'의 문제이며, 현재 그 설득이 작동하는 기술적 조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대화형 AI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로 개인화를 수행할 뿐만 아니라, 마치 스스로 전문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합성된 권위(Synthetic authority)’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가 채 인지하기도 전에 민감한 정보가 수집되거나 추론되고, 그 바탕 위에서 정교한 메시지와 추천이 구성된다. 이것이 곧 보이지 않는 설득의 구조로 작동한다는 점이 가장 큰 숨은 위험 요소다. 만약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특정 브랜드의 가시성을 구조적으로 편향되게 강화하는 쪽으로 알고리즘이 작용하고 있다면 어떨까? 이미 락인(Lock-in)되어 버린 폐쇄적인 응답형 구조 속에서, 개인이 그 효과를 객관적으로 구별해 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우리가 GEO를 그저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만 소비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핵심은 이 기술이 우리의 판단에 어떤 방식으로 은밀하게 개입하는지 점검하는 데 있다. 서론에서 일부러 GEO의 개념 설명을 뒤로 미루고 불친절하게 키워드만 던져둔 이유도 마찬가지다. 이 거대한 변화를 마냥 자연스러운 기술 진화로 받아들이기 전에, 한 번쯤은 그 이면의 낯섦을 먼저 감각해 보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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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는 스스로 정리하고 주변 동료들과 논의해 본 바를 토대로 정립한 기록이 될 것임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