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대화형 AI 안에서 광고와 마케팅의 재편

미국 대학원생의 노트

by 디나리


금요일 오전, 나는 우연한 기회로 UC버클리 소속의 컴퓨터공학·법학 분야 박사과정 연구자들과 교수진뿐 아니라 스탠퍼드, 코넬, 브라운 등 미국 내 탑스쿨에서 모인 연구자들과 함께 <대화형 AI 시스템에서의 설계, 광고, 그리고 프라이버시>를 주제로 워크숍에 참여했다.


광고를 논하는 자리였지만 정작 브랜드 광고 실무를 경험한 사람은 없었고 덕분에 몇 차례 발언권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했다.


대화형 AI 인터페이스 안에서의 ‘광고’와 ‘마케팅’은 모두가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정작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서로 달랐으며 막연한 이미지들이 각자의 머릿속에서 따로 존재할 뿐, 아직 하나의 언어로 정리되어 있지는 않았다. 이로 인해 모두가 우려하는 ‘harm’의 범주도 달랐고, 설계해야 할 가드레일과 제도적 규정의 방향 또한 제각각일 수밖에 없었다. 논의가 활발했던 만큼 각자가 전제하고 있는 의미의 차이가 더욱 분명하다고 느꼈고, 그래서 이 글에서는 개념을 재정의함으로써 그 출발점부터 다시 세워 보고자 한다.


(*물론 AI 기술과 인터페이스가 고도화될수록 이 정의는 수정되고 확장될 수밖에 없다. 그 부분은 후속 글을 통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가겠다.)


먼저 광고와 마케팅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마케팅은 흔히 4P, 즉 제품(Product), 가격(Price), 유통(Place), 촉진(Promotion)으로 구성되는 전체 전략을 의미한다. 시장을 분석하고, 제품을 설계하고, 가격을 책정하며, 유통 경로를 결정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설계하는 모든 과정이 포함된다. 광고는 이 중 촉진(Promotion) 전략의 하위 개념으로 특정 메시지를 노출시키는 행위에 가깝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는 오픈AI가 대화형 AI 인터페이스 안에 유료 광고(Paid Ads)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는 광고 모델이 생성형 인터페이스 안으로 이동하는 사건이며, 분명히 하위 개념인 ‘광고’의 문제다. 그러나 워크숍에서는 Paid Ads 논의와 함께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라는 개념 역시 자연스럽게 등장했다. 생성형 환경에서 브랜드가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의도적이던 아니던 단순한 광고 노출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 변화를 두 갈래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페이스 위에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보이는 광고, 그리고 응답 구조 안으로 스며드는 보이지 않는 구조적 개입이다. 이 두 흐름은 마케팅이라는 더 넓은 틀 안에서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보이는 광고와 보이지 않는 구조적 개입

복잡해진 시스템 속에서 광고가 인터페이스 안으로 들어오는 방식은 한 가지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 다음 글에서는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의 작동 원리를 먼저 정리하고, 이후에는 미국에서 테스트되고 있는 Paid Ads의 구체적 형태를 살펴봄으로써 각각이 제기하는 규제적 함의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더불어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AI로 광고 문구나 크리에이티브를 생성하는 문제는 이번 논의의 범위에서 제외하고자 한다. 내가 해당 글에서 주목하는 지점은 광고 제작이 아니라 광고가 AI 인터페이스 안으로 이동할 때 발생하는 플랫폼 리스크규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답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는 스스로 정리하고 주변 동료들과 논의해 본 바를 토대로 정립한 기록이 될 것임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