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전에, 뭘 해야 할까?

by 김소영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라는 곡을 좋아한다. 어른이 되어 있을 것만 같았던 나이에 그렇지 못한 안타까움과 처연함이 느껴지는 곡이라 그렇다. 그런데 이제는 ‘마흔 즈음에’라는 음악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어른이 되지 못했지만, 왠지 그쯤 되면 ‘정말’ 어른이 되어있고, 내게 등만 돌리던 삶이 조금은 내편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어서 그렇다. 누군가 만들어 주시면, 열심히 들을 텐데. 꽤나 큰 인기도 끌지 않을까 싶다.


아프고 나서, 전에 없던 목표 의식 같은 것이 생겼는데, 하고 싶었던 일들을 차일피일 미루던 게으름에서 벗어나, 새로운 마인드 세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신년이 밝으면 한다는 새해 계획도 오래도록 세워오지 않았는데, 이제와 ‘마흔 계획’을 세우게 된 데에는 아무래도 ‘불안’과 ‘조급함’이 한몫했다. 이렇게 하다간 정말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과 시간이 정말 없다는 조급함.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은 조급함에 불을 지폈다.


그럼, 마흔 전에 무엇을 해야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어른 된 지 한참 되었는데도 아직 어른답지 못하다 생각하는 것은 아무래도 아직도 금전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안정되지 못하고, 관계를 고민하고(자주 상처받고, 기대기를 일삼기에), 무엇보다 우리가 어른 되면 이룰 거라던 꿈을 못 이뤄서 이다. 그래서 계획이란 것을 세워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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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천 사항들은 마흔 전에, 소설책을 내고, 마흔 전에 나 만의 서점을 내고, 마흔 전까지 건강하게 사랑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재단을 만들고 싶다. 금전적으로 독립하고, 바라던 바를 이루고, 내가 속한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 그것이 가장 나를 어른답게 만들고, 성장하게 할 것이다. 당장은 할 수 없지만, 매일이 쌓여야만 할 수 있는 일. 당장은 꿈이지만, 매일과 매일이 지나면, 내일엔 현실이 될 일. 가는 길목마다 어려움이 있을 지라도, 왠지 궁극적으로는 그 끝에 닿을 것이라는 희망이 보인다. 매일 혹은 자주 행복해야, 결국 행복에 다다를 수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오늘의 노력을 하고, 오늘을 살고, 또 오늘의 행복을 찾는 것. 서른 즈음에 느낀 나의 생각이다. 나의 친구들은 어떨까. 얼마 전에 나처럼, 삶이 몰아치는 대로 살고 있을까. 아니면, 이제는 좀 성장해서 매일 행복을 찾고, 또 꿈을 꿀까. 어떤 꿈이든 그 꿈에 가까이 갔으면 좋겠다.


오늘은 하늘을 봤다. 탁 트인 가을 하늘에 위로를 받았다. 이제는 매일 하늘을 볼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아빠 닮은 구름을 찾은 아이가 웃고, 내가 그 웃음소리에 위로받은 것은 청명한 가을에 딱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오늘도 행복 한 조각을 제대로 찾았고, 또 꿈을 꿨다.


하루 더 가까워진 마흔과 하루 더 가까워진 행복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