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조직검사 후 림프종임을 알게 되다.
두번째 조직검사 날짜가 잡혔다.
이번에는 전신마취를 하고 복부를 절개해서 조직을 떼어내기로 했다.
엄마는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주치의에게 조직을 많이 떼어내도 좋으니 꼭 한 번에 끝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리고 대기하기 전까지 엄마는 소리없이 눈물을 계속 흘렸다.
엄마는 조직검사를 하고 난 후 절개한 부위의 고통이 너무 심해 지옥같은 일주일을 또 견뎌야했다.
잠을 자는 것도 힘들고 수면제도 잘 듣지 않았다.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며칠 동안 면역 글로불린을 맞았지만 아주 작은 효과도 없는 것 같았다.
갈수록 걷는게 부자연스러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복부의 고통까지 더해지니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었다.
그나마 병원 복도를 조금씩 걸었었던 것도 조직검사후에는 할 수 없게 되니 혹시 엄마가 이 고통이 좀 사라지고 나면 더 못 걷게 되는 것은 아닐까 초조했다.
결과가 아직 안 나온 상태에서 의사가 유방초음파도 한 번 해보자고 하니 엄마는 화를 내며 하지 않겠다고, 검사 결과가 그렇게 오래 걸리면 그냥 퇴원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우리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쓴 느낌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혹시..... 정말 혹시..... 또 결과가 안 나오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된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다시 조직검사를 해야하는 것인가. 아니. 그건 엄마가 더 이상 못한다고 할 거야.
제발 결과가 나와야할텐데... 어떤 결과이든...
불안한 며칠이 지나고, 거의 일주일이 지난 뒤 엄마의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다.
암이 맞았다.
림프종이었다.
다른 주치의가 배정되고, 엄마의 현재 상태가 어떤지 앞으로 어떻게 치료를 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조직검사 결과 림프종으로 나왔습니다. 수술은 불가하고 항암치료 6회 하는 것으로 계획을 잡겠습니다."
"혹시, 기수는 몇 기인가요?"
"림프종은 기수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굳이 기수로 따진다면 몇 기 정도 될까요?"
"2기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림프종 2기. '2'라는 숫자에 일단 안도했다.
치료를 하면 나을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의 숫자.
불과 몇 주 전에는 엄마와의 마지막을 생각했던 깜깜한 미래였지만 '2'는 앞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래도 남았다는 뜻이었으니까.
됐다. 이제 치료하면 되었다.
어떤 암인지도 알게 되었고, 암으로 인해 부종양증후군이 생긴거니까 암이 없어지면 괜찮아지겠지.
걸을 수 있겠지. 말도 예전으로 조금씩 돌아오게 되겠지.
엄마는 그 다음날 바로 1차 항암치료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