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yond taiwan

후지테레비 사태에서 보는 한일 관계

국내 문제와 국제 문제의 전개가 다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by 딘닷

한 때 일본 최고 아이돌 그룹의 리더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일본 후지 테레비에서 전 SMAP 멤버 나카이가 일으킨 아나운서 성접대와 그걸 쉬쉬한 경영진으로 인해 광고가 다 끊겨서 공익광고만 줄창 나오고 있고 회사 전체가 휘청이고 있다.

(그래서 회사가 나카이에게 100억엔 손해배상 청구한다는 기사도..)


나카이는 이 일을 무마하기 위해 여성에게 9천만엔의 '합의금'을 줘서 (이것도 자발적으로 준 게 아니고 여성단체에서 고발하겠다고 하자 어쩔 수 없이 준 것이 가까움) 해결했다고 생각했다가 뒤늦게 사건이 알려지며 일파만파 일이 커졌다.



왜 후지테레비 사태에서 한일 관계가 보이는 걸까


이 사건을 보고 있자니 한일 역사 문제 모습과 묘하게 닮아 있다.

죄를 저지른 나카이 & 후지테레비= 일제 군부 그리고 그 정통성을 이은 현 정부
피해 여성 = 일제 치하 한국인


분명 나카이와 여성은 배상금을 통해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입장문에 적었다.

(=한일협정을 통해 배상 문제는 법적으로 해결했다)


그러나 갸우뚱하게 만드는 부분은 여기서 부터다.


그렇게 넘어가려고 했지만 일본 국민은 이런 만행을 저지른 나카이와 그걸 직시하지 않고 은폐하려고 한 후지테레비를 향해 엄청난 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렇다면 한일 관계에는 왜 같은 잣대로 한일협정으로 문제가 다 해결됐다고 보는 것인지?)


그리고 해당 여성은 주간 문예춘추의 취재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가해자(나카이)도 후지테레비에 대해서도 나는 용서하지 않고,
화가나는 감정도 물론 있고...

배상금을 받고 법적 해결을 했지만 이런 감정이 피해자에겐 있는 것이다.

(마치 한국인들이 일본의 배상금을 받고 과거 일부 총리들의 사죄 발언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입장문에 있었던 이 멘트가 가관인데 자기 스스로 당당히 얘기하고 있다는 점이 거슬린다.


합의가 성립된 덕분에 향후 연예활동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게 되었다


국민적 공감대에 반하는 이 발언, 마치 한국 국민 공감대가 없는데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과 묘하게 닮아 있지 않나…


그 와중에 후지테레비 경영진이 기자회견을 했지만 초대 받은 기자 한정 영상 촬영이 불가한 형태로 대단히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 피해자를 포함해 국민이 납득할만한 설명이 없었다. 그 이후 비난이 쇄도했고 결국 경영진 대부분이 고객 숙여 사죄하고 사퇴했다.

(이런 은폐 시도는 역사교과서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축소/왜곡하는 일본 정부의 모습과 닮아 있다)


자, 그럼 한일 역사 문제는 왜 다르게 흘러갈까.


물론 개인, 회사의 문제랑 국가간 문제는 다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무엇이 다를까.


첫째, 본 사건의 상세한 보도와는 달리 한일 문제에 대해선 일본 국민이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즉 역사 교육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관심이 없다보니 취재를 깊게 하려고 하지도 않고 해도 이를 이 시간 같이 대대적으로 보도하지도 않는다.

일본 정부는 후지테레비처럼 부끄러웠던 과거를 숨기려 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민은 실상을 모른다. 즉 국민 입장에선 '잘못한 게 조금밖에 없고 배상도 했는데 왜 피해자 측은 자꾸 사과를 줄창 요구하나'가 된다


둘째, 피해자의 상처난 감정은 돈으로 해결되지도 한번의 사과로 해결되지 않는다. 진정성 있는 사죄가 계속되어도 용서할까 말까 이다. 마치 본 사건의 피해 여성처럼...


셋째, 아마 후지테레비 경영진도 국민의 원성이 없었다면 죄책감도 별로 없었고 사과도 안 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고 여론이 이 지경이 되니 진정성 있는 사죄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광고주도 주주도 다 등을 돌릴 것이니 "어쩔 수 없이" 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그럼 한일 역사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나


결국 한일 역사문제는

1) 국민들이 이 문제를 바로 알고 관심을 갖거나 2) 국민/주주/광고주(국제 여론 및 정세)가 경영진(일본 정부)을 도저히 현실적으로 꼼짝 달싹 하지 못하게 압박하지 않는 한 쉬이 풀리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일본보다 더 강해져서 국제 정세상 그렇게 만들지 못하는 한 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독일이 유대인에게 사죄한 건 그들의 호의에만 의한 것이 아니라 당시 분단되었던 독일의 현실로 인해 주변국들의 눈치를 봐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 종전 후 아시아에는 패전국인 일본이 아닌 한국이 분단되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오히려 한국 전쟁이 발발하고 일본은 군참기지가 되어 한국에 군수 물자를 수출하면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마저 발생하며 눈치를 보기보다는 더 떵떵 거릴 수 있는 위치로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


일본 국민이 사실만 제대로 안 다면 분명 본 사건과 같은 잣대로 보지 않았을까 싶지만 안타깝게도 한일 역사 문제는 이런 국민적 관심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본의 태도가 자동으로 변할리는 없으므로 한국은 그냥 자신감 있게 자신의 길을 가면 된다. 일본에서 K-컨텐츠로 한국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처럼. 능력만이 인식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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