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기사도 일용직 노동자와 같다. 의욕적인 시작과 다르게 빨리 지치게 한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월급을 받으며 일할 땐 몰랐던 '일당'의 소소한 기쁨이 크다. 고객이 건네는 천 원짜리 지폐들을 주머니에 넣는다. 꼬깃꼬깃한 지폐 한 장이 얼마나 소중한지 몸소 배운다.
정규직일 때는 몰랐던 사회보장 부재의 고통을 경험한다. 오늘 돈을 벌어도 내일 그만두라고 통보받으면 빈곤의 나락으로 빠져야 하는 불안함을 안고 산다.
오래전 시급 알바를 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용돈벌이를 위한 알바와 생존을 위한 대리운전은 판이하게 다른 무게감이 있다.
결코 새롭지 않은 불안정한 일자리라는 문제를 몸소 체험할 수 있어서 한편으로는 감사하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나는 왜 내일에 대한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청년들이 이와 같은 문제로 고민하며 고통받고 살아야 하는지...
결국 정치다. 정치가 지금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금 우리가 느끼는 고통의 이유이자 우리의 삶을 예리하게 관통하는 구조적 원인이다.
결국 우린 미워도 싫어도 정치에 뒤엉켜 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옳지 않은 세상을 바꾸고자 한다면 그 시작은 결국 '정치에서부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