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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루스 Apr 14. 2024

런칭을 3일 앞두고

베니스펫 창업기 4#

런칭이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베니스펫의 런칭이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4.17일 15:00시에 정식적으로 서비스를 개시하게 되는데요. 후 반간의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되는 순간일 텐데 솔직히 설렘과 낭만보다는 고객 분들께 실수나 어설픔이 보일까 염려되는 마음이 조금 더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작은 규모지만) 정말 성심껏 준비했고, 모든 순간에서 한계에 부딪히는 경험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의 브랜딩 스킬(이라고 하지만 자그마한 장사 수완)은 어설플지언정 우리 상품(차세대 유산균)에 들어간 훌륭한 영양 성분과 특허 기술은 '진짜'라서 영양제로서 효능감은 자신 있습니다.



전혀 다른 성질의 경험


사실 그동안 나름 창업에 준하는 경험을 해 왔다고 자부했었습니다. 스타트업의 초기 멤버로 경험도 있고, 인하우스 마케터로 있을 때는 회사 대표님 보다 열심히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스스로 자아 비대에 빠지기도 했었습니다. 길지는 않지만 브랜딩 에이전시에서 여러 기업들의 브랜딩 가이드를 만들어 드리기도 했어서 나름 경험이 풍부한 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창업을 하고 장사를 한다는 것과 소위 어떤 조직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는 것은 전혀 다른 성질의 일이라는 것을요. 얼마 전 폴인 인터뷰에서 요즘 핫한 '뉴믹스' 기획자 분들의 인터뷰를 봤는데 거기에 그런 내용이 있더라고요.


그동안은 50에서 100을 만드는 일을 했다'는 것, 50에서 출발하면 가속도가 붙어 60, 70까지 가거든요. 이전 회사에서도 영업, 물류, 회계, 인사까지 안 해본 일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0'에서 시작하니 1로 가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중략) 모든 자영업자, 창업가분들을 저절로 존경하게 됐어요 - 뉴믹스 기획자 서원님


이게 참 당연한 얘기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또 막상 겪어보니까 다르더라고요. 물론 저는 경험의 깊이감을 이야기 하는 건 아닙니다. 사실 누구나 자기가 맡은 역할과 위치에서 그 나름의 방식으로 깊이를 더하고 있는 것이니까 무엇이 더 우월하다는 늬앙스로 말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다만, 경험과 고민의 층이 정말 다르다는 걸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자아 실현보다는 '생존'에 더 가깝다고 할까요.

그래서 크든 작든,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디선가 자기 사업, 자기 이름을 건 장사를 하는 모든 분들께 존경심을 느끼며 박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와 동시에 자기 사업하시는 분들이 겪는 '고독' 맛을 베니스펫을 준비하며 처음 맛봤는데, 참.. 이 글을 빌려 과거의 제 오만함을 반성하고, 때때로 인식하지도 못하고 지나갔던 무례함과 몰이해에 대해 제 고용주였던 분들과 클라이언트 분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브랜딩 놀이에서 장사로, 그리고 다시 브랜딩으로


베니스펫을 준비하며 주변 분들께 이런 말씀을 참 많이 드렸습니다. '거창한 브랜딩 그런 거 아니고 장사하는 게 맞고, 이제부터 내 본분도 장사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네 맞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요. 그런데 역설적으로 결국 다시 '브랜딩'이란 말을 다시 상기시키는 경험도 하게 됐습니다. 자랑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결국 내 방식이 틀리지는 않았다'고 재확인 하게 되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그토록 주창했던 방식들을 제가 잘 써 먹고 있고, 그것으로 협업 관계자들과 원활히 소통하고, 끝내 머릿속에 있던 어렴풋한 것들을 선명한 화질로 구현해 나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브랜딩'과 '마케팅'의 차이와 브랜딩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얼마나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까하며 아찔한 생각도 듭니다. 언젠가 브런치에 제가 강연때 했던 이야기들을 재구성해서 써봐도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아무튼 본질은 장사이지만 이것을 더 명확하고 선명하게 구현하기 위해서, 그리고 고객들에게 뚜렷한 '핵심 경험'을 남기기 위해서는 브랜딩적 관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게 너무 많고, 이미 일가를 이룬 많은 대표, 기획자, 디렉터 분들에 비하면 한참 모자르지만 그래도 내가 '존재하고 싶은 방식'으로 기본 형태는 잡는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실제 시장에서 고객들의 생생한 반응을 기다릴 일만 남았네요.



https://www.instagram.com/bennys_p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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