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시외버스터미널이 하나둘씩 사라져 갑니다
아니 망했다고 하는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저의 출퇴근을 차지하는 영동군 황간면에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황간시외버스터미널이 있었다고 합니다. 서울, 대전행 버스들이 오고 갔지요.
지금은 분홍색 컨테이너 박스만 놓여져 있고 '황간 임시 버스 정류장'이라고 합니다.(간판도 없지요) 여기서 시내버스를 기다립니다.
시외버스터미널이 없어지다 보니 그 고생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몫이 됩니다.
시외버스로 1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는 대전도 시내버스를 타고 읍내로 가서 읍내에서 대전행 버스를 갈아타시고 대전에서 다시 시내버스를 타십니다. 10분 남짓의 병원 진료를 받으시러 왕복 4-5시간의 긴 여정을 겪으셔야 하죠.
도시에 사는 자식들을 보러 갈 때는 더 하지요. '아무 것도 갖고 오지 마셔요.' 라는 자식의 걱정보다 내 자식, 손자 입에 맛난 것, 건강한 것 하나 더 먹이고픈 것이 노모의 마음입니다. 참기름, 깨, 밑반찬, 김치 같은 걸 한가득 머리에 이고 새벽부터 읍내로 갔다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루에 몇 대 없는 버스를 타고 자식 집으로 향합니다. 혹여나 며느리나 사위가 불편해 하지 않으까 주무시지도 않고 부랴부랴 시골로 내려가시죠. 그리고 '에고, 에고', '죽겠다.'라며 온 관절을 주무르십니다.
마을에 시외버스터미널이 남아 있었다면
이런 고생들은 안하실텐데요.
시골 인구가 줄어서이기도 하지만
코로나 이후로 버스터미널이 급격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수익이 나지 않기에 폐업하는건 시장논리로는 당연하다마는 다 사람이 사는 일들 아닙니까.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기분이 썩 좋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