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 한 살 먹어갈 수록 말이 많아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진중한 사람이 될 줄 알았는데, 수다쟁이가 되어 갑니다.
며칠 전 일입니다.
영동으로 발령받고 처음으로 관내 선생님들과 만날 일이 있었습니다.
다들 여러 해 동안 왕래하였기에 친하시죠. 저는 빼고요.
‘아… 나만 낯선 이네. 선생님들께 인사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전학 간 첫 날, 친구들 앞에서 자기 소개하는 심정이라고나 할까요? 심장은 요동쳤습니다.
그런데 웬걸… 선생님들 앞에서 제 소개부터해서 전에 근무했던 학교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수업 이야기, 교육 이야기 등 저만 계속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이런 제가 스스로 놀랐다니까요.
보통 사람들 앞에서 화자 아닌 청자였던 저였는데요. 이제는 적극적인 화자가 되었네요.
‘말은 적을 수록 좋다.’
‘ 말이 많으면 실언이 많다.’
‘혀 아래 도끼 들었다.’
‘웃느라 한 말에 초상난다.’
말 조심하라는 속담은 넘쳐납니다. 그만큼 말을 아끼라는 뜻이겠지요.
예전에는 말을 아꼈습니다. 혹여나 내가 실수를 하지 않을까, 내 말이 다른 이들의 공격거리가 되지 않을까, 내 마음을 들키지 않을까, 그래서 다른 이들의 미움을 받지 않을까…
말을 아꼈던 건 사람들의 눈치를 보던 저의 낮은 자존감 때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속으로만 삭히고 제 마음은 곪아터져가고 있었죠.
이제는 할 말도 하고 수다도 많이 떨어보려고 합니다. 실언이 나올 수도 있지만, 마음은 편하더라구요. 제 말에 뒷담화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안 보면 되구요.
요즘 SNS에서 수다를 떠들어 제낀다고 하더라구요. ‘제끼다’의 표준어는 ‘젖히다’이구요. ‘젖히다’는 ‘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막힌 데 없이 해치움을 나타내는 말’이랍니다. 떠들어 제낀다는 뜻은 마음 편하게 할 말을 하는 그런 수다를 뜻하지 않을까요?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찐친’들과 함께 나누는 수다같은 거 말이죠.
조만간 친구들과 긴 시간 떠들어 제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