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1

대화란 곧 배려이다

by 디로

당분간은 대화 시리즈를 연재할 예정인데

좀 가벼운 말부터 할까 하다가 그냥 갑자기 이것부터 하고 싶어 짐.


대화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바로 '대화'란 무엇인가이다.

내가 살면서 보건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것'을 '대화'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것은 대화가 아니다. 문제 자체에 답이 있는데, 이것은 대화가 아니라 '전달'이다. 다른 말로 하면 '강의(Lecture)'라고 할 수도 있겠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은 언제나 그 자체로 '정답'이고 '옳'다. 이를 전해 듣는 상대방은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있을 수 없고('정답'은 있되 '의견'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이것이 대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화란 '양방향'이어야 한다. 일방적인 것은 대화가 아니다.


그러니 이런 사람들은 상대방이 대화를 요청하면 아주 진절머리를 낸다. 내가 이미 몇 번이고 대화(전달)를 했는데 네가 알아듣지도 못하고 알아들을 생각도 없어 보이니, 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상대방은 그저 남의 생각(정답)을 듣기만 했을 뿐인데 이미 대화가 종료되었다니 참으로 당황스럽기 그지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생각과 감정의 전달은 대화의 물꼬를 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스로의 감정과 생각을 조리 있게 전달하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특히 중요하고, 상대방이 도라이가 아닌 이상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듣고 나면 나름대로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늘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제야 우리는 대화의 출발선에 섰다.

한쪽의 세계와 다른 한쪽의 세계가 부딪치는 것, 그것이 대화의 시작이다.


그래서 대화란 무엇인가

는 나도 잘 모른다. 대화가 시작되면 그 대화가 어디로 흘러갈지는 예측이 안되기 때문이다. 건설적이고 의미 있는 대화를 통해 바람직한 곳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그 반대이기도 하다. 앞서 지적했듯 애초에 '대화'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기에 아주 엉망진창으로 이어지거나 일방적인 강의로 끝맺음을 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그렇기 때문에 대화란 곧 '배려'다.

나의 세계와 저놈(?)의 세계가 조화롭게 합쳐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배려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화가 성립하기 위해 중요하고 필요한 것들은 배려 말고도 한 트럭만큼 쌓여있고, 이것에 대해 앞으로 풀어나가고자 한다.


또 말을 이렇게 뱉고 나니 마치 나는 대화를 잘하는 것처럼 지껄이는 것 같지만, 그건 또 아니다. 나도 갑자기 나를 공격하면 불같이 화를 낼 때도 있고, 헛소리를 3번 이상 늘어놓으면 대화를 포기하기도 한다. 열등감에 사로잡혀 급발진을 할 때도 있고 틀린 말을 잠자코 들어주는 게 버거워 중간에 지적해 버릴 때도 있다.


그래도 내가 못한다고 옳은 것이 틀린 것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알고 못하는 것과 몰라서 못하는 건 큰 차이가 있으니


2편에서는

이 '배려'에 대해 더 자세히 풀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