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캬~ 퇴근 후 맥주 한 모금. 이게 인생의 완성이지.”
내가 한마디 툭 던지자, 강호가 씩 웃었다.
“그래, 맞다. 미완의 인생 치고는 꽤 완성도 있네.”
...저놈 개그는 매번 나보다 한 박자 더 비꼬아서 온다.
우리는 그렇게 너덧 시간 넘게 맥주를 퍼부었다.
맥주 10캔씩. 한 캔 5,000비트. 계산은 전부 강호.
레벨 2.8 이상은 마트 할인 적용도 되니까.
“야, 내일 모레 열리는 연방컵 축구리그 있잖아.”
“응, 그거 뭐.”
“개성 시냅스가 이기냐, 인천 노이즈캔슬러스가 이기냐?”
강호가 어이없다는 듯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야, 그런 거 묻지도 마라. 아무리 친구라도 자기가 본 미래 얘기하면 안 되는 거, 너도 알잖아.”
“하긴... 답을 알면서 또 묻는 나도 거시기하네.”
“알면 술이나 쳐드셔.”
나는 캔까지 다 마셔버릴 기세로 맥주를 목구멍에 쏟아 넣었다.
맥주의 바다 위에서라도 내 레벨을 띄워 올리고 싶었다.
취기가 올라왔다.
계속 올라왔다.
계속 올라왔다...
계속, 계속, 계속...
“야, 야, 야! 강호야! 나 오늘 퓨쳐스톤에 글 하나 쏜다!”
강호가 무심하게 중얼거렸다.
“그냥 아무 짓도 하지 마라. 또 후회한다.”
“야, 야, 야! 이 새꺄! 나 지금 논리 스레드 3개까지는 살아 있는 몸이야!”
나는 강호의 말을 무시하고
엄지와 검지를 맞대 퓨쳐스톤 인터페이스를 초기화했다.
미세 진동과 함께 손가락 접점에서 세포 단위 전기저항값이 감지됐다.
그 신호는 뉴로레벨 1 채널로 전환되며 망막 시야를 변조했다.
술 취한 거나 이 느낌이나, 뭐가 다른 거야 대체.
[입력 모드 전환됨]
[NEI-1 프로토콜 감지됨. 뇌파 직입 허용됨]
시야에 반투명 커서가 깜빡였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문장이 자동 구성되기 시작했다.
뇌파의 파형 패턴과 어휘 신경 자극 지점이 결합되는 느낌이 들었다.
“개발자들은 잘 들어라! 네들은 신이 아니다!
네들이 뭔데 사람들의 레벨을
마음대로 올리고 내리고 지랄들이냐?
나는 단호히 반대한다!
한반도연방의 시민들이여 궐기하라!
개발자들이 미래를 좌지우지 못하게 총궐기하라!”
[의도 분석: 고위험 감성 단어 3건 포함]
[정치적 문맥 유추: 있음]
나는 손가락을 ‘톡톡’ 두 번 접었다.
NEI 계열 장치에서 ‘전송 명령’으로 인식되는 제스처다.
[망막 출력: 포스팅이 완료되었습니다]
강호가 맥주를 목구멍으로 넘기다 흠칫 놀라
내가 올린 포스팅을 바로 확인했다.
그 순간, 강호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내가 기억하는 강호의 마지막 말은 그것뿐이다.
“야... 이… 이… 이… 새끼… 미쳤냐? 너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