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퓨처스톤> 7화. 집합 명령

by 이카이카

[파밧! 쾅! 쾅! 쾅!]


섬광. 굉음. 진동.
그것들은 동시에 시작됐고, 내 시야를 찢어발겼다.

눈을 간신히 뜨고 앞을 바라봤다.

집 앞 도로에 주차돼 있던 자동차가 반쯤 허공에 매달려 있다가, 툭 떨어지며 뒤틀렸다.

전쟁인가?


아니다. 방향이 이상하다.

뒤가 아니라… 하늘이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남자 몸통만 한 드론 2대가 떠 있었다.

좌측 드론에서 형광 빛줄기가 퍼지더니, 하늘 전체에 메시지 빔이 떠올랐다.


[반경 5km 이내 레벨 1 이하 시민은 지금 즉시 밖으로 나올 것.]


곧이어 기계음이 반복 재생됐다.

“반경 5km 이내 레벨 1 이하 시민은 지금 즉시 밖으로 나올 것.”


숨이 막혔다.

나는 오늘부터 레벨 1 이하였다.


예전에도 이런 집합 명령은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끌려간 사람들 중 다시 돌아온 사람은 없었다.


드론에는 분명히 [아시아연방공안] 마크가 찍혀 있었다.


‘도망친다’는 선택지는, 현실적이지 않았다.

조금 전 공중에 떠올랐다가 부서진 차를 보라.

그런 건 저 드론에겐 장난감이다.


도망치다 죽을 가능성.


하지만 ‘나간다’는 선택도 쉽지 않다.

끌려가서 무슨 일을 당할지 아무도 모른다.


이럴 때 퓨처스톤을 써야 한다.


나는 엄지와 검지를 모아 주머니 속 퓨쳐스톤을 감쌌다.

눈앞이 검게 물들고, 어딘가에서 꽃잎 같은 불두화의 형광 패턴이 번졌다.


[레벨 0.6. 미완. 0.6일 이후의 당신의 미래입니다.]


망막에 암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번에도 그랬다.

그런데 이번엔… 들린다.


[계속 걸으세요.]


기계음이다.

드론의 목소리와 흡사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명령이 아니라 누군가 내 미래의 귀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다시 리와인드. 0.5일로.

여전히 어둡다.

다만 이번엔 내 발 아래, 무언가를 밟고 지나가는 소리가 났다.


[레벨 1 이하로 도망가는 사람은 즉시 사살한다.]


젠장. 생각할 시간도 없다.

나는 본다.


0.6일 후에도 나는 살아 있다.

내가 걷고 있다는 증거는… 소리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확실한 건,
지금 여길 나가야 산다.


나는 손을 들어 올린 채로 거리에 섰다.


[레벨 0.6 미완. 그 자리에서 대기한다.]


드론이 나를 향해 뭔가를 비췄지만, 쏘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봤다.

하나 둘, 다른 사람들도 나오고 있었다.

다들 하늘을 보고 있다. 눈동자에 초점이 없다.


나처럼 ‘아무것도 못 보는 사람들’일까,

아니면 ‘볼 수 있는데도 공포에 붙잡힌 사람들’일까.


잠시 후, 하늘에 노란 빛이 형성됐다.


[지금 노출된 사람들은 노란 빔 아래로 집합할 것.]


나는 노란 원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이미 몇 명이 서 있었다.

남자 6명, 여자 8명.

나까지 합쳐서 15명이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그녀를 봤다.


키가 크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생머리.

어깨가 드러나는 헐렁한 흰 티.

그리고 질식할 듯 타이트한 청바지.


나도 안다.
이 여자가, 미션 대상이다.


아까 봤던 퓨처스톤 알림.

[키가 크고, 허리까지 머리를 기른 여성에게 말을 걸 것.]

그 구절이 지금 눈앞에 겹쳐 보인다.


그 순간, 우리 앞으로 또 다른 드론이 착륙했다.


[전원 드론에 탑승한다.]


사람들이 움직였다.

나는 여자의 움직임만 따라갔다.

마치 미래를 아는 듯, 그녀는 흐트러짐 없이 드론에 올랐다.

나는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이 장면, 이 느낌.

이건, 단순한 체포가 아니다.
뭔가가 시작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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