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를 다시 읽었다.
[이번 미션, 수행하지 마세요.
절대 안 됩니다.
명심하세요.]
발신자 정보는 없다.
…도대체 누가 보낸 거지?
장난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인간이 보낸 경고 하나에 휘둘려서, 지금 이 미션을 놓친다?
그건, 아니다.
강등된 레벨을 복구할 수 있는 기회다.
이딴 메세지 하나 때문에 버릴 수는 없다.
그 순간, 또 하나가 날아왔다.
[이번 미션은 당신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뭐야.
5분 사이에 두 개의 메시지.
심지어 내용은 정반대.
나보고 지금, 뭘 하라는 건데?
이건 장난이다.
확실하다.
아, 근데 발신자 아이디라도 있어야 스팸 처리라도 하지.
하긴, 이런 시대에 스팸 메시지가 살아남다니… 바퀴벌레보다 생명력이 질기다.
진짜 미래보다 먼저 살아남을 생물이 스팸일 줄이야.
또 다시, 메세지 도착.
[편의점 사장입니다.
오늘부터 출근 안 하셔도 됩니다.
수고 많았어요.]
…헉. 이건, 해고 통보다.
즉시 통화 요청.
신호는 간다.
…안 받는다.
결국, 거절.
레벨 강등 때문이겠지.
개발자 비난 글이나 올려대는 인간,
레벨도 1 이하인 인간,
누가 그런 인간을 고용하겠냐고 생각하니 이해는 되는데…
아, 그래도 이건 열 받는다.
미래를 충분히 못 보는 사람을 쓰면,
인건비가 늘 수밖에 없다.
밤 9시 이후 무인점포로 전환된 다음에,
예측 못한 일이 벌어지면 사람을 더 고용해야 하니까.
사장은 분명 레벨 1 이상의 새 알바를 구했겠지.
무인점포 시스템도 다시 안정화될 거고.
그럼 나는?
...나는, 이제 뭘 해서 먹고 살아야 되냐.
아냐. 지금 이딴 고민은 나중이다.
일단, 미션부터 성공시켜야 한다.
레벨 1을 넘기면 다시 알바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24시간 뒤를 볼 수 있다면
내 지금을 조금은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희망.
그건 인간이 가진 유일한 선물이자,
지금까지 내가 살면서 얻은 것 중 제일 값진 거다.
희망은, 과거의 찌꺼기를 끊고
다시 걸을 수 있다는 착각을 허락해준다.
나는 5년 전 산 청바지에
노란 후드티 하나 걸치고
집을 나섰다.
그때였다.
파밧!
쾅!
쾅!
쾅!
섬광.
굉음.
고막이 찢기고,
공기가 부서지는 소리.
뭐야… 또 뭐야 이번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