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by 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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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603호 환자분이 눈을 떳습니다. "


"기다려요. 곧장 그리로 갈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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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드십니까? K씨. 일단 진정하세요. "


"여기가 어디죠?"


"K씨가 한번 맞춰보시죠. "


"글쎄요... 어딘가의 병원인거 같네요."


"네. 맞습니다. K씨의 동료로 보이는 특수부대 팀원들이

어제 저녁 9시경에 응급실로 K씨를 데리고와주셨어요. "


"아... 제 팀원들이.. 고마운 일이네요. "


"저한테도 좀 고마워해주시죠. 저는 그 때 퇴근시간이었습니다만.... "


"이런... 저 때문에 쉬지도 못하시고, 감사합니다. "


"일단, 몸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자면,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흔한 총격상이었죠. 수술하기 어렵지 않은 ..."


"아니, 세상에 흔한 총격상이라는게 어디 있습니까? 저는 아파서 기절까지 했다구요! "


"이런, 실례를 범했군요. 제가 의사로서 업무상 수행해온 수술들의 난이도를 생각해보면 꽤나 평범하고 흔한 일이었다는 겁니다. "


"우수한 의사라 이건가요? 프라이드도 좋지만 그래도 큰 일 치뤄낸 환자의 부상에 흔하다는 말씀은 좀 그렇네요. "


"무신경하게 뱉은점 사과드립니다. 다행이 위험한 부위는 피해서 맞으셨더군요. K씨가 총알을 잘 피한건지, 쏜 사람의 실력이 형편없었는지 모르겠지만. "


"또! 또! 무신경하게 뱉으시네요. 저를 처음보셔서 모르시겠지만 아마추어들에게 총을 맞을만큼 허접하진 않습니다. 저도 제 일에서는 프로라구요. "


"그 일에 대해서 말인데... 의식이 끊기기전 마지막 기억이 무엇인가요? 기억나는 장면이 있나요?"


"...XX 타워에서 인질구출작전을 마무리짓던 참이었습니다. "


"인질구출작전이라... 흔치 않은 상황이군요. "


"아뇨, "흔한일" 인데요? 위협적인 인간들에게서 사람들을 구하는건 특수부대원에게는 모닝X싸는 것 처럼 흔한 일상이라구요. "


"하하, K씨는 제법 뒤끝이 있으시네요. 재미도 있으시구요. 어디 그 흔한 일 얘기한번 들어봅시다. "


"마침 말하고 싶어 근질근질하던 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시작은..."


K가 설명을 하려던 찰나, 병실에 K씨의 동료로 보이는 사복 대원이 들어온다.


"저거 또 이야기 과장해서 무용담 만들어내고 있구만. "


"앗, Z선배?! "


"아이구 의사선생님, 어제는 저희 K가 신세많이졌습니다. "


"아뇨 별말씀을요. 퇴근이 늦춰지는건 응급실 의사에게는 흔한 일이죠. "


"그래도 흔한게 그런식으로 흔해서는 안되는 일인데... 수고 많으십니다. 선생님"


"Z선배, 그나저나 그 강도들, 어떻게 되었나요, 잡혔나요? "


"내가 누구야, 당연히 잡았지. "


"인질은요? 그 인질은 무사하죠?"


"그래, 무사해. 네가 인질에게 발사된 총을 대신 맞아준 덕분이야 "


"K씨... 프로맞군요. "


"아 Z선배, 결말부터 얘기하면 어떻해요. 좀 더 멋지게 얘기할 수 있었는데 "


"넌 다 좋은데, 그놈의 생색내려고 하는 버릇이 문제야. 회복할 때까지 푹 쉬고있어"


흔치 않은 일을 흔한 일 처럼 수행하는 그들의 덕담은

의사가 다른 환자를 수술하러 불려갈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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