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디앨런에 대한 기억들
그러고보면 와이프와의 지난 연애시절에 했던 수 차례의 모텔 / 호텔 데이트에서 OTT채널을 이용해 이 사람과의 연애 이전까지만해도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들을 굳이 검색하고, 찾아서 여러가지 작품들을 감상했었다. "레이니 데이 인 뉴욕", "매직 인 더 문라이트" , "에브리원 세즈 아이러브 유", "블루 재스민", "원더 휠" 등등... 우디 앨런 감독의 다양한 작품들을 즐겼다. 그런데 많고 많은 감독중에 왜 하필 "우디 앨런"이었을까? 이제와 되돌아봐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제와서 그게 뭐든 중요하지 않다. 함께 했던 시간들이 모두 보물같은 기억으로 기억속에 남아있다면 그걸로 됬다.
아무튼, 이래저래 "미드나잇 인 파리"는 우리부부가 같이 감상한
무려 6번째 우디앨런 영화라는 것이다.
본 영화의 감독인 "우디 앨런"의 주요 작품들에는 마냥 선량하고, 마냥 억울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각자 크고 작게 파렴치하고, 어느정도씩 본인의 선택에 고뇌하고, 복잡해하는 불완전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우디 앨런은 그런 캐릭터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볍고도 무거운 이야기들을 그만의 표현으로 때로는 위트있게, 때로는 섬세하게 보여줄 뿐이다.
좋은 창작물과 그것을 만들어낸 창작자의 도덕성은 그 사람의 유명세와 비례해서 언제나 도마위에 오르는 현상이 있는데, 이 글에서 다루고있는 "우디 앨런"도 어떤 관점에서는 부정한 남자이며, 파렴치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지만, 자신의 그러한 부분조차도 부정하고 숨기기보다는 자신의 작품안에서 예술적으로 녹여낼 수 있는 재주가 있는 예술가, 그게 "우디 앨런"인것 같다.
우디앨런표 영화들의 특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는 2010년대에 우디앨런 감독의 대중적인 인지도를 강력하게 견인해준 대표작이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이 감독이 만든 작품들의 공통적인 특징들이 몇가지 있는데, 리뷰 시작에 앞서서 간략하게 읊어보자면 이렇다.
1. 연인사이에 지켜야할 신뢰와 충실함...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제법 비판의 여지가 있는 어딘가 도덕적으로 유연하고, 다소 부정한 단점이 있지만,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점.
2. 그들의 대사를 통해서 적당한 타이밍에 툭 던져지는 능청스럽고 위트있는 코미디들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느낌으로 나온다는 점.
3. 전반적으로 눈이 즐거운 로케이션과 배경, 그리고 그와 딱맞게 어울리는 잔잔하고 듣기좋은 고전 재즈풍 OST가 기본적인 때깔을 보장한다는 점.
위의 세 가지 요소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색깔있고 든든한 고유성 위에 쌓아올린 흥행공식 토핑
"우디 앨런" 감독은 영화계에서 꽤 오랜 경력을 갖고있는 감독이고, 꽤 많은 영화들을 만들기도 했는데, 그중에서도 이 작품. "미드 나잇 인 파리"가 특히 대중적인 인기와 평론가들의 호평을 얻어내는데 큰 성공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내 생각에 그건 아마도 이 작품이 우디앨런 감독의 개성과 시그니처나 다름없는 위의 모든 요소를 포함하면서도,사람들이 폭넓게 흥미를 느끼고, 깊은 공감을 느낄만한 소재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영화라서 그런 것 같다.
프랑스 "파리"라는 낭만적인 로케이션에서 매일 저녁 자정에 자신의 동경하는 과거의 쟁쟁한 예술가, 작가들이 활동했던 옛 시대로 시간여행을 경험하게 된다는 "일상속 판타지"라는 좋은 아이디어의 활용과 결말부에서 이미 지나간 황금시대(GOLDEN AGE) 에 대한 막연하고 끝도없는 환상을 품으며 살아가기보다는, 지금 자신이 발을 딛고 살아가는 현재를 즐겨야한다~ 라는 "누구에게나 유효한 품격있는 메세지" 를 전달한다는 점이 이 영화가 히트한 핵심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주인공과 이야기
그래도 이건 영화리뷰글인데, 쓰다보니 어쩐지 영화 이야기보다 감독얘기를 훨씬 많이하게 된 거 같아서 영화 이야기를 조금 얹어보련다.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 "길"을 연기한 "오왠 윌슨" 이야기다. 주관적으로 느끼기에 이 배우는 굵직하고 임팩트 있는 필모그래피나, 존재감이 돋보이는 소름돋는 명연기를 펼쳐내는 배우는 아니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 "길"을 연기한 "오웬 윌슨" 은 적어도 그가 출연한 어떤 영화에서든 꾸준하게 기복없이 자신의 몫에서 평타이상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든든-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주인공 "길" 또한 그의 훌륭한 평범함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좋은 캐릭터였다.
약혼자 "이네스"의 가족들과 함께 온 여행지 파리에서 주인공 "길"은 모종의 해프닝을 겪게 된 이후로 파리에 있는 거의 매일 밤마다 창작에 영감을 주는 산책이라는 명목으로 약혼자 가족과 함께 온 여행지에서 홀로 따로 플래이하며, 자신이 인정해오고 동경해왔던 예술가인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등등... 다양하고 많은 고전 작가, 예술가들이 살아숨쉬는 옛시대로 비현실적이긴하지만 정말 끝내주는 시간여행을 하게 되는데... 길에게 있어서 완벽해 보이는 옛 시대 그 자체와 그안에 전설적인 예술가, 문호들은 심지어 길에게 매우 호의적이고, 친절하기까지 하다.
현실에서 실력있는 할리우드 흥행 극작가로 능력을 인정받는 극작가 "길"은 사실... 본인이 잘하고 있는 그 일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사람이다. 그가 진정으로 신경쓰고 싶은건 대중성이나 상업성짙은 작업물보다는 어느정도 자전적이면서도 진솔하고,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 창작물을 만드는 일인데, 그러한 그의 현재 최대 목표이자 소망은 좋은 책을 써서 소설가로 데뷔하는 것. 그리고 낭만이 가득한 도시 파리에 정착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길 생각이고, 그와 함께 파리로 여행을 온 약혼자 "이네스" 는 원래 자기가 잘하는거 뒷전으로 하고 예술적인 소설을 쓰는 소설가라는 뜬구름을 잡으려고 하는 "길"이 영 탐탁치않고 못 마땅하기만하다. 그리고 그러한 "길"의 예술에 대한 몽상가적이고 낭만적인 성향은 어찌된건지 안정되긴 커녕 여행지인 파리에 와서 더욱 강화되어가며 둘의 갈등은 심화된다.
무례한 현실과 친절한 허구 사이에서 헤메는 우리
과거의 파리와 현재의 파리 사이를 시간여행을 통해 왔다갔다며 길은 그 시대속의 매력적인 여자 "아드리아나"를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현실속 약혼자 "이네스"와 시간여행속에서 만나게된 인연인 "아드라이나" 사이에서 몹시 고민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영화의 러닝타임속에서 이런저러한 과정을 거쳐가며 "길"은 자신 내면에 있는 혼란과 고민들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다가 끝에가서 한 가지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 선택은 놀랍게도 자신이 발붙이고 있지만 우호적이지 않고 삭막한 현실의 한계를 대표하는 "이네스" 도 아니었고, 자신이 직접 살아보지도 않고서 그리워하고 있는 꿈결같은 경험이자, 동경에 가까운 과거의 향수를 대표하는 "아드리아나"도 아니었다. 길이 마침내 선택한건 그가 꿈꾸면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현재" 였다. 스쳐가듯 몇번 등장했던 "레아 세이두" 배우가 연기한 올드 레코드 샵의 매력적인 점원은 이와 별개로 얻게된 예기치못한 부산물 같은거라고 할 수 있겠다.
결론
이쯤되니 이 리뷰를 어찌 마무리할지 잘 모르겠는데... 마지막 힘을 짜내서 정리해보겠다. 우디 앨런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것은, 앞선 이야기들에서도 언급했지만 요컨데, 내가 살아가는 현실에 불만족해하며 충실하지 못한 채 갈 수도 없는 과거를 그리워하며 동경하기보다는 내가 발붙이고 숨쉬는 "지금 여기"를 나의 황금시대(GOLDEN AGE) 로 만들기 위해 충실히 살아가면서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이야기겠지 싶다.
뭐, 그게 아니면 교휸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그냥 "레아 세이두" 가 정말 끝내주는 여자라는
새로운 진리를 이 시대의 남성들에게 전달하고 싶은걸 수도 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