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아빠가 가르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진 몰랐습니다. 세상 모든 부모들이 왜 그렇게 아이 이야기에 목소리를 높이고, 자랑하고, 때론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애정을 드러내는지요. 그런데 어느새 저도 그들 중 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아이가 생겼거든요.
제 아들, 민결이입니다.
처음엔 그저 신기한 존재였습니다. 이 작은 아이가 걸음을 떼고 말을 시작하면서, 점점 ‘우리’를 닮아가는 것을 보며 웃기도 했죠. 그리고 저는 어느 순간 이 아이와 함께 더 많은 세상을 보고 싶어졌습니다.
아내와 저는 물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여행은 늘 물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 우리의 여행가방에는 늘 수영복이 있었죠. 결혼 후 신혼여행에서 처음 만난 바닷속 풍경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스노클을 쓰고 바라본 저 먼바다의 돌고래와 거북이는 놀라울 따름이었죠.
숨을 죽이고 한참을 바라보다, 저는 그들과 좀 더 가까이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아내도 마찬가지 였나봅니다. 우리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프리다이빙을 배워보자고 했죠.
처음부터 다 순조롭진 않았습니다. 아내는 귀 압력을 조절하는 이퀄라이징과 출산이 겹쳐 중도에 그만뒀고, 저는 그 반대였습니다. 마치 태생적으로 익숙했던 것처럼 빠르게 수심을 늘렸고, PADI 프리다이버 레벨2 자격을 따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프리다이빙 연습을 위한 잠수풀은 항상 둘 이상의 레벨2 이상 버디와 동반해야 했습니다. 아내가 함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는 결심했습니다.
“차라리 내가 강사가 되자. 그럼 잘하든 못하든 내가 데리고 갈 수 있잖아!”
약 1년 후, 저는 정말 프리다이빙 강사가 되어버리고 말았죠.
그 사이, 아이는 물놀이를 좋아할 만큼 자랐습니다. 민결이는 어느새 6살이 되었고, 우리는 이 아이와도 함께 바닷속 풍경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또 한 번 장벽을 만들었습니다.
시중의 프리다이빙 프로그램은 대부분 12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었죠. 결국 제가 직접 아이를 가르쳐야 했습니다. 솔직히 두려운 것도 있었습니다.
제가 여태껏 가르친 사람들은 대부분 성인(아니면 그나마 좀 큰 아이들)이었고, 어린 아이를 가르친다는 건 완전히 새로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장비도 여러 차례 잘못 구입했고, 작은 몸에 꼭 맞는 장비를 찾기까지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어려웠던 건 장비가 아니라, 아이가 느끼는 ‘두려움’을 이해하고 극복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아이와 물속에서 숨참기 놀이를 하면서 눈이 마주쳤습니다. 장난스럽게 저를 바라보는 눈빛과 마주하는 순간 깨달았죠.
물이 주는 진짜 매력은 깊이도, 기록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아이와 내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조용히 주고받는 대화였죠.
이 이야기는 ‘프리다이빙 잘하는 법’을 담고 있진 않습니다. 대신 한 아빠가 작은 아이와 함께 물이라는 낯선 세상을 여행하며 깨닫게 된 소소한 교훈들과,
겪었던 시행착오, 장비를 고르며 알게 된 팁, 그리고 아이의 두려움을 다루는 방법,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기는 방법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무엇보다, 이 기록이 비슷한 고민을 가진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상에서 가장 나를 닮은 작은 버디와 함께,
물속으로 잠시 떠나보는 여행.
여러분도 우리와 함께 가 보지 않으실래요?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정보의 전달을 위해 프리다이빙과 관련된 모든 글은 니나노 다이브센서 김나연 대표님및 각 단체의 전문가분께 감수를 받았습니다. 포스팅의 말단에 감수를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문점이 있거나, 잘못된 정보가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