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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Jan 16. 2023

라자암팟을 다시 올 이유

라자암팟 리브어보드 (Raja Ampat Liveaboard) - 10

라자암팟의 명성을 직접 확인하고 와서도 다시 그곳을 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아내 Sophy는 집에 두고 나 혼자 다녀왔던 여행인데, Sophy에게는 아무리 말로 설명해도, 동영상을 보여준다고 해도 눈앞에서 보는, 같은 바다에서 느끼는 그 감동을 전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두 팔을 벌려 떨어지면 그대로 만타가오리의 등에 안착할 것 같던, 만타(담요)라는 이름대로 나의 온 시야를 덮어버리던 그 웅장함을 아무리 큰 스크린에서 보여준다고 그대로 알 수 있을까.


Sophy가 함께 가지 못했던 지난 여행이 아쉬워, 이번에 둘이 함께 다시 한번 라자암팟 여행을 가기로 했다.




탐보라(Tambora)라는 고풍스러운 외양의 배는 지난번의 크고 럭셔리하던 배와는 달리, 삐걱대는 소리도 나는 목조 외관의 배다. 그렇다고 낡았다는 느낌보다는 운치 있다는 말이 어울리는 매력이 있다.

우리가 지내게 된 고풍스러운 배 Tambora


오후의 마지막 다이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석양을 배경으로 보이던 Tambora


아침에 일어나 upper deck에 올라오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한낮에 올라오면 그늘 아래 선베드에 몸을 뉘이고 헐랭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이 배의 가장 큰 매력은 무한 맥주와 함께 나오는 캐슈넛! 다이빙을 마치고 배에 올라오면 이미 갓 볶은 캐슈넛의 고소한 냄새가 이 배를 넘어 태평양을 다 덮을 듯 가득하다.

꼬소하게 볶은 캐슈넛은 오늘의 마지막 다이빙을 마치고 오면 만날 수 있다. 그래야 맥주랑 같이 먹지.


꼬소한 건 캐슈넛 뿐이 아니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모닝롤조차도 어찌나 맛있는지.


이건 snake fruit이라는 이름의 과일. 꼭 마늘 같은 외형과 식감을 가졌는데 아주 살짝 달콤하다.


그리고 어느날은 동네의 주민들이 코코넛크랩을 들고 왔다. 일행 중 한 분이 쏘셨는데, 주방에서 양념을 너무 강하게 해서 코코넛 크랩의 풍미가 별로 느껴지지 않았던 건 아쉬웠다.




그렇게 큰 기대를 안고 다시 온 라자암팟 다이빙 여행은, 지난번의 대박만큼 터져주지는 않았다. 날씨도 흐린 날이 많아 물속 시야도 어두웠고, 카메라도 말썽을 일으키기 일쑤에, 가장 큰 실망은 결정적으로 만타를 만나는 데 실패한 것이다.


Sophy는 그래도 재밌었다고 했지만, 내가 Sophy와 같이 오고 싶었던 기대는 전혀 만족시키지 못해서 적잖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Sophy는 "나중에 다시 한번 더 오지 뭐."라는 쿨한(?) 얘기를 했겠지.



Ghost pipefish라는 녀석. 모르는 사람은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 흔하다.


인도네시아의 산호초에서만 볼 수 있는 Wobbegong shark의 증명사진


Crocodile fish의 증명사진. 쉬고 있는 걸 방해하지 않으려 조명을 안 켰더니 배경이랑 구분하기도 어렵군.


Bubble coral 사이를 보면 투명하면서도 보라색 점들이 예쁜 작은 새우들이 많다.


닭새우... 맞나? 꽤 커 보였는데.


산호 주변을 메우고 있던 Glassfish 무리


Wobbegong shark의 옆모습. 저 세로로 까만 눈은 깜빡이긴 하는 걸까?


Wobbegong shark의 뒷모습. 가만히 사진만 찍으면 이 녀석도 별 움직임 없이 아가미만 펄럭대고 있다.


Map pufferfish의 귀여운 얼굴. 하지만 저 조그만 입에 걸리면 남아나는 게 없다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거북이... 그래도 나타나 주면 고맙지. ㅎㅎ


여기는 라자암팟의 유명 포인트인(였던) Boo window라는 곳인데... 원래는 두 개의 창문처럼 생겼던 곳이 얼마 전 태풍 때문에 무너져 하나의 큰 창문이 되어 버렸다.
흔히 보이는 니모이지만 사진이 잘 나온 것 같아...


Moray eel이 고개를 삐죽 내밀고 있길래.


Moray eel의 정면 얼굴. 입 천장 중간에 이빨이 안쪽으로 일렬로 나 있구나.


닭새우를 가까이서 찍어 봤다.


Moray eel이 옆 얼굴을 번듯이 보여주는 게 잘 나왔다.


Nudibranch가 온몸을 펄럭거리며 열심히 어딘가를 가고 있더라.


Candy crab. 실제로는 색깔이 산호와 비슷해서 구별이 쉽지 않다.


"피카츄"라는 별명을 가진 Nudibranch. 이렇게만 보면 모르는데, 크기가 엄청 큰 녀석이었다.


Denise's pygmy sea horse. 색보정을 조금 해서 그나마 보이는데, 맨눈으로 찾기가 쉽지 않은 녀석이다.


Cuttlefish(갑오징어). 조금 화가 났는지 몸을 삐죽 세웠다. 얘네는 어찌나 색깔과 피부 변화가 종잡을 수 없는지.


1초도 안 걸리고 이렇게 모양을 쓱싹쓱싹 바꿔버린다.


오래간만에 만난 Napoleon fish


늘 보지만 어쩐지 예전만큼 자주는 안 보이는 것 같은 상어


조금 깊은 곳에는 종종 Sweetlips들이 모여서 가만히 있는 걸 만날 수 있다.


양손(?)을 크게 벌리고 먹이를 걸러먹고 있던 Pocerlain crab


Crocodile fish의 눈 근접샷. 왜 이렇게 생겼는지 참...


그냥 가기 아쉬워 찍은 Wobbegong shark의 마지막 뒷모습


라자암팟의 불타는 저녁 하늘


언젠가 또다시 오겠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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