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도 책을 쓰지만, 감성적 글은 쓰지 못하기에 늘 "시인" 분들을 부러워하곤 한다. 이 부러움이 통계에도 영향을 미쳤나보다.
온라인 서점 예스24는 지난해까지 시집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판매량이 2017년보다 25.4%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2019년 8.3%로 반등한 뒤 2020년은 12.9%, 지난해 10.9%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코로나 이전인 2017년과 2018년은 각각 -5.4%, -7.6%로 감소세를 보였다.
젊은 독자층도 늘어났다. 20대 독자 비중은 2017년 8.9%에서 2021년 13.3%로 4.4% 포인트 늘었다.
예스24 측은 젊은 독자들에게 젊은 시인들의 책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SNS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인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직관적인 글귀를 담은 시 게시물들이 MZ세대 사이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동의하는 바가 많다. 시대는 변했고, 공감을 얻는 방식도 달라졌다. 이에 빠르게 적응하고 공감대를 끌어올린 분들이 많았고, 소통에 성공했다.
일단은 시집 자체에 주목한다면, 아날로그가 상징하는 레트로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물론 모든 시가 아날로그고 레트로는 아니다. 다만 시집이 상징하는 부분은 그렇다는 듯이다.
이미 포켓몬빵에서 경험했지만, 레트로는 확실한 공감의 코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오늘은 심리적 요인을 지적하고 싶다. 현재가 다소 불투명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지면 과거는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필자도 말버릇처럼 "그래, 옛날이 좋았지" 라는 말을 하곤 한다. 이런 심리가 꼭 필자만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가 마주할 복잡한 현실속에서, 레트로는 더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레트로, 아날로그 등 과거 지향형 코드와 "느린" 이야기들을 발견 할 필요가 있다.
또다른 하나는 숏폼이다. SNS에서 활동하는 시인분들은 짧고 직관적인 형태로 공감을 얻으신 분이 많다. 필자는 이 분들이 모두 달라진 플랫폼과 소통 구조를 정확히 읽으신 사례라고 본다.
결국은 소비 환경이 변했다는 것이다. 유통적인 환경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우도 많고, SNS는 오랫동안 진지한 콘텐츠를 소비하기엔 적합하지 않은 플랫폼이다. 따라서 이 부분에 적응하며 적절한 콘텐츠 형태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
플랫폼에 대한 적응은 당연하게도 필수적이다. 물론, 브랜딩 작업에 필요한 뚝심있는 방향성을 흔들라는 뜻이 아니다. 다만, 대중들이 어떤 플랫폼에 최적화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이에 따라 최선의 소통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시집에 대한 통계는 바로 이런 사항들을 말해주고 있다.
플랫폼은 변한다. 그리고 트렌드도 변한다. 이에 따라 달라지는 소통법을 반드시 확인하고, 대중과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게 바로 마케팅의 시작이자 핵심이라는 걸 반드시 기억하자.
사진/SPC삼립
글/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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