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 가 편의점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CU의 행보를 보면, 생각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CU는 최근 짱구 캐릭터를 앞세워 간편식(HMR)까지 띠부씰 상품들을 확대했다. 돈코츠 라멘, 야끼 소바, 인도식 카레 등 총 10종이다.
해당 상품들은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 짱구가 먹었던 음식들을 그대로 구현한 것이 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출시 약 반년 만에 80만개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짱구 시리즈 덕분에 CU의 HMR 매출은 전년 대비 28.5%나 증가했다. 즉, 이 통계를 보면 제품 확대는 필연적이었다는 뜻이다.
물론 이 통계만 영향을 준 건 아니다. "띠부씰" 자체에 대한 통계도 있다. 작년 CU의 캐릭터 씰 상품들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2배나 증가했다. 특히, 2030세대가 관련 상품들의 매출 비중 70%를 차지해 MZ세대가 많은 반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짱구' 도 힘을 발휘하고, "띠부씰" 도 힘을 발휘한다. 확대 전략은 이런 통계에 기반한 게 아닌가 싶다.
보통 이런 부분을 쉽게 표현하게 위해 "덕질" 이라는 단어를 쓴다. 덕질이란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대상을 향해 아낌없는 소비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하면, 해당 캐릭터와 연관된 제품들을 열심히 사서 모으는 것이다. 이런 소비를 덕질의 형태로 판단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런 개념이 수면위로 급부상하게 된 건, 역시 트렌드의 영향이 컸다. 소비에서 타인의 기준보다는 자신의 기준을 따라가는 "미코노미" 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위해 소비하는데 타인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타인의 기준을 신경 쓸 필요도 없다. 그야말로 "내돈내산" 아니겠는가? 내가 내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오직 "나의 기준" 을 따르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각자의 취향이나 생각들이 소비에 큰 영향을 주게 되었고, 덕질도 그 중 한 방향을 차지한 것이다.
이렇듯, 지금의 대중들은 자신의 마음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더이상 타인이 정한 기준이 반응하지 않으며, 각자의 소비를 위해 스스로를 바라보고 있는 시점이다. 따라서 "짱구" 의 사례와 유사한 덕질형 소비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날 것이며, 실제로 통계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기업과 브랜드는 "팬슈머" 를 위한 전략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팬슈머, 기업과 브랜드의 팬을 자청하는 소비자다. 기업과 브랜드가 정말 좋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해당 기업이나 브랜드가 내놓은 제품이 좋아서 팬이 될 수도 있다. 즉, 다양한 콜라보와 아이디어를 통해 팬슈머들의 마음을 공략하고 이들이 가진 덕심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더 중요해질 사항이다.
덕질하는 팬슈머는 정말 "확실한" 소비층이 된다. 기업과 브랜드의 불확실성을 조금 줄여주고, SNS 등 뉴미디어에 스스로 인증하며 바이럴까지 나서줄 수 있는 고마운 존재다. CU의 사례처럼, 덕질하는 팬슈머들을 공략하는 전략은 일반 대중들을 향한 마케팅 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며 기업과 브랜드에 웃음을 안겨줄 것이다.
그러니, 지금 팬슈머에 대해 고민해 보시기 바란다. 적극적인 소비로 반응하는 이들과 호흡할 때, 기업과 브랜드의 고민은 조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사진/BGF리테일
글/노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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