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플렉스" 하기에는 마음이 약했습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돈 모아도 크게 의미 없는 것 같은데 그냥 확 질러버릴까 하고 말이죠. 물론 질러버리고 싶은 상품은 많았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분야의 상품들은 늘 저를 유혹했죠. 하지만 과감함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소심한 소비만 계속 해왔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플렉스의 개념은 과감하게 한번쯤 지른다는 의미가 강했습니다. 앞뒤 생각안하고, 과감하게 소비한다는 것이었죠. 아주 가끔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이런 과감함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고물가 시대가 열리며 플렉스형 소비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대신 합리성을 찾고 있죠. 적정 범위 내에서 사고 싶었던 걸 사고, 최소한 앞뒤는 판단해 가며 소비를 합니다. 조금은 달라진 성향이라고 볼 수 있겠어요.
하지만 알파세대는 이미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바로 합리적 소비에 대한 생각들인데요, 이 짧은 글에서 모든 이야기를 하긴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최소한 알파세대의 성향 한 가지는 아실 수 있게 간단한 이야기들을 풀어보겠습니다. "합리성" 에 대해서 말이죠.
1. 그럴 수 밖에 없다?
어쩌면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돈이 없어서요? 아닙니다. 짠돌이 정신이 강해서요? 이것도 아닙니다. 정보가 많기 때문입니다.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좋습니다. 합리적 비교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기성세대들은 정보의 양이 많지 않은 시대에 살았습니다. 매스미디어가 제공해주는 정보가 거의 전부였어요. 그러다보니 합리적 소비를 위한 비교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알파세대는 다릅니다. 포털에 제품을 검색해보면, 알아서 가격 비교를 해줍니다. 조금만 검색해봐도 가격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고, 심지어 뉴미디어는 리뷰가 쫙 깔려있습니다. 모두 합리적 소비를 돕는 정보들이죠. 그러니 무조건적으로 지를 필요가 없습니다. 기왕이면 합리적으로 소비하고, 남는 비용으로 또 지르는 게 좋겠죠. 꼭 지를 필요도 없습니다. 잠깐 킵해뒀다가 더 좋은 관심사를 위해 소비할 수도 있죠.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합리적 방식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겁니다. 정보가 넘쳐납니다. 해당 정보에 접근하기도 쉽습니다. 어쩌면 정말 합리적일 수 밖에 없는 겁니다.
2. 가치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또한 알파세대는 가치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수많은 정보에 노출되며 살았고, 심지어 직접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키즈 크리에이터가 대표적이죠. 유튜브, 틱톡 등에 의미있는 크리에이터들이 넘쳐납니다. 기존 세대에 비해 경제적 가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따라서 해당 가치에 대해 잘 알고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의 저를 한번 떠올려봅니다. 경제적 가치들에 대해 학교에서 "경제" 과목을 배웠지만, 실제로 얼마나 대단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이론적인 지식만 있었던 거죠. 게다가 소위 "내돈내산" 을 하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모님의 소비가 곧 제 소비였습니다.
하지만 알파세대는 능동적으로 소비합니다. 내돈내산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고, 자신을 위해 돈을 쓰고 있죠. 그러니 다양한 가치에 대해 이해도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3. 가치의 다양한 측면을 인식한다?
게다가 가치의 다양한 측면을 인식합니다. 가끔은 "돈" 이라는 개념으로 더 설명할 수 있는 가치도 있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가치도 있죠. 이렇게 다양한 가치의 측면을 알파세대는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기존 세대보다 소비의 경험도 많고, 앞서 말씀드린대로 정보도 더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도 기존 세대보다는 더 많이 얻고 있어요. 기업이나 브랜드가 "경험" 마케팅에 나서면서, 광고가 아닌 다른 수단으로 소비를 체험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가치의 측면을 다양하게 인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가치들을 비교하는 합리성을 갖추게 되는 것이죠.
이렇듯, 알파세대는 소비에 대해 상당한 "감각" 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좀 더 소비의 중심으로 온다면, 더 많은 현상들이 펼쳐지겠죠. 이 합리성에 대해 인지하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겁니다.
글/노준영 no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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