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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준영 Jul 20. 2020

인스타그램은 왜 "더 줄일까?"

인스타그램이 15초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기능인 ‘릴스(Reels)’ 를 미국을 포함한 약 50개국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은 이미 릴스를 브라질에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고, 유럽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틱톡 관련 이슈와 맞물려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릴스는 아주 새로운 플랫폼은 아니다. 틱톡과 유사한 점이 많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이 "더 줄인다" 는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인스타그램도 숏폼에 해당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짧은 영상들이 공유되고 있다. 1분 내외의 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으며, 1분이 넘는 영상은 IGTV라는 영상 전문 기능을 활용해 업로드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이 1분 내외에서 정리되고 있다. 숏폼을 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짧은 콘텐츠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것이다.


숏폼 자체는 지금 소통의 기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의 대세는 짧고 강렬한 소통이다. 디지털 마케팅 콘텐츠들도 점점 짧아지고 있으며, 긴 영상과 오래 봐야 하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대중들은 많지 않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들은 길고 이해하기 어려운 소통법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어릴때부터 빠르고 짧은 소통에 익숙해져 있는 그들에게 복잡함이란 피하고 싶은 상대다. 기성세대들은 비교적 호흡이 긴 소통에 익숙하긴 하지만, 점점 바빠지는 일상 속에서 자신들만의 여유를 찾고 싶어한다. 그러니 소통은 짧을 수록 좋다. 짬 나는 시간을 활용해 소통하고, 빠르게 정리해 자신들의 시간을 확보하고 싶어한다.


이런 트렌드다 보니 숏폼의 기조는 세대를 가리지 않고 파고드는 상황이다. 특히 틱톡이 10대들의 유튜브라고 불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짧고 빠른 소통" 이 존재했기에 모두가 이런 소통 구조를 시도하려 노력한다. 길이를 더 줄이려는 인스타그램의 시도도 숏폼 선호도에 대한 전반적 상황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직관적 소통을 중시하는 트렌드도 숏폼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직관적 소통이란 무조건 빠른 걸 의미하는 건 아니다. 필요할 때 옆에 있어야 한다. 찾을 때 시선안에 존재해야 한다. 그게 바로 지금 트렌드가 요구하는 직관적 소통이다.


사람들은 영상을 쉽고 찍고, 빠르게 올리고 싶어한다. 제작하고 싶을 때 빨리 만들 수 있어야 하며, 타임라인의 지인들과 함께 보기 위해 업로드 또한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숏폼 플랫폼들이 이런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긴 영상은 촬영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편집까지도 노력이 필요하다. 공유까지 많은 자원을 소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숏폼 플랫폼들은 빠른 제작이 가능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게다가 촬영부터 업로드까지 전 과정을 굉장히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즉, 영상을 제작하고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가장 먼저 그 마음을 헤아려 직관적으로 과정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릴스는 인스타그램보다 더 직관적인 상황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이 "더 줄이려는" 시도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 직관적 소통이 매우 중요해진 시대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중들은 더 짧고 강렬한 소통을 시도하려 할 것이다.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콘텐츠는 점점 선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직관적 소통의 세상에서 늘 "필요할때 옆에 있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선택하려 할 것이다. 이 부분을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기업은 디지털 환경에서 짧고 강렬한 방법으로 마케팅 프로그램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또한 상품과 콘텐츠를 "필요할 때 제공할 수 있는" 환경에 위치 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각종 플랫폼의 개발, 배송의 다변화, 그리고 라이브형 커머스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할 것이다.


짧고, 빠르고, 직관적인 세상이다. 그 세상의 중심에서 우린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짧지만 의미있게 접근하라.


사진/인스타그램

글/노준영, 인싸의 시대, 그들은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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