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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틀조선일보 Aug 14. 2018

Why ‘욱일기’는 무엇이고 왜 문제일까?

디자인으로만 생각한다면 노놉!!

최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욱일기와 유사한 그림이 담긴 영상을 게재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또 다른 명품 브랜드 '불가리'는 여름 시즌 카탈로그 표지를 욱일기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제작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달 7일에는 일본 패션브랜드 '빔즈'가 욱일기가 그려진 포스터를 인스타그램에 게재해 누리꾼의 비난을 받았으며, 배우 하연수는 인스타그램에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그림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논란이 일자 삭제하기도 했다.


욱일기로 인한 논란은 이뿐만 아니다. 트와이스 미나, 스티븐 연, 소녀시대 티파니, 걸스데이 혜리, 빅뱅 탑, 비스트 장현승, 포미닛 현아, 그룹 빅스 등은 모두 욱일기로 인한 논란에 휩싸인 적 있는 연예인이다. 대부분 욱일기 디자인을 차용한 티셔츠, 점퍼, 모자 등을 착용하고 방송에 출연하거나 착용 사진이 공개되어 대중의 뭇매를 맞았는데, 이들은 '단순히 디자인이 예뻐서'라고 해명하며 부랴부랴 사태를 수습했다.

욱일기(위). 욱일기 문양은 지금도 다양한 상품과 스포츠에 사용되고 있다(아래).    

욱일기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대부분 역사적 무지에 의한 것으로, 욱일기를 단순히 일본의 상징 혹은 디자인이 예쁜 제품 정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런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욱일기가 무엇인지, 욱일기 사용이 왜 잘못된 것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욱일기(旭日旗)’는 태양 주위에 퍼져 나가는 햇살을 형상화한 일족문(日足紋)이 그려진 깃발이다. 일족문은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무가(武家)의 문장이나 어선의 풍어를 기원하는 용도로 사용해 온 전통적인 문양이지만, 근대에 들어 일족문이 그려진 욱일기가 논란이 되는 것은 이 깃발이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 군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욱일기라는 이름도 ‘아침 해가 떠오르는 기세로 제국을 이룬다’는 일본 제국주의 사상을 담고 있다.


즉, 욱일기는 독일 나치의 상징인 갈고리 십자가 문양인 하켄크로이츠와 같이 전쟁 범인들이 만들고 사용한 ‘전범기(戰犯旗)’다. 하지만 독일이 과거 전쟁의 잘못을 뉘우치며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철저히 금지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전쟁 및 침략 역사에 대한 반성 없이 지금까지 욱일기를 버젓이 사용하고 있다. 현재 욱일기는 일본 군대인 자위대의 군기이며, 스포츠 경기의 응원기나 대중문화 상품의 마케팅 용도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전쟁을 일으켜 세계인에게 큰 피해를 준 일본이 역사적 뉘우침 없이 욱일기를 계속 사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가장 큰 피해자였던 우리조차 이것이 왜 문제인지를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일제로 인해 참혹한 시절을 보내고 아직 제대로 된 보상이나 사과 없이 그 아픔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감히 전범기인 욱일기를 사용하거나 옹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반복되어 일어나는 욱일기 논란에 이제 '역사에 대한 무지'가 면죄부가 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통플러스 에디터 김정아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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