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팔을 뻗으면 쭈욱 길어져 닿을 수 있다면.

by 안신영

그대는 한 때,


푸르디푸른 젊음으로


소금기로 노랗게 되어버린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에게海의 운하 속을 누비고


산소통 하나 달랑 의지하여


바닷속 그리스 신전을 들락였지.



푸른 전설이 담겨 있는 그곳에서


작열하는 태양 아래 은빛 물비늘이


그대의 하얀 어깨를 더욱 빛나게 하고


지중해 바닷속을 어쩌면 세이렌의 노래를


만나려 헤엄치며 있을지도 모르리.




또 한 시절, 그대는 사막을 횡단하며


생사의 갈림길 모래폭풍 속을


투지로 불태우던 죽음의 시간조차도


추억이 되어


사막의 붉은 달을 그리워하리.



그대는 머나먼 하늘 밑에서


가냘픈 한숨으로 그리움을 쏟아내는


여인의 숨결조차도 모른 체


무심히 떠나는 바람처럼


다시 옛 시절로 돌아가려는 마음 인지.



내 작은 팔을 뻗으면 그대가 어디에 있든


금방 닿을 것만 같아 손을 저어 보지만


허공에 부서지는 그리움의 조각들이 쌓여


지중해의 노을보다도 더 붉게 물들 것만 같아


어느 결,


그대 곁 아름다운 노을로 피어날지도 몰라.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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