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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Jun 02. 2024

가덕도 카페에서

한가로운 시간이 흐르던 날~

"아! 시원해~ 다다~~"

뷰 맛집(요즘은 전망 좋은 집을 말함 )으로 유명해서

바이어를 데리고 갔다던 카페, 

발걸음도 가볍게 가덕도로 출발!

반려견 동반 입장도 가능하다니

울보 강아지 하양이도 데리고 강서방을 따라나선다.

아직 어려서인지 하양이는 저를 두고 식구들이 나가면 올 때까지 목이 터져라 운단다.

바다가 저만치~황금조팝(일본조팝)과 금계국.

지난날 울적해도 기뻐도 수시로 찾았던 바다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또 1년여를 속 끓이며 지내왔던 터라

속이 확 풀리는 느낌에 더 시원하다.

파도소리 철썩이는 바닷가 풍경.

하늘이 흐려 눈부시지 않아 좋고

산들거리는 바람 따라 춤추는 풀잎,

꽃나무들과 오월의 막바지 싱그러움이

파도소리와 함께 온몸을 감싸 안는다.

붉은 인동초와 금은초로도 불리는 인동초.
보랏빛 수국,  떡갈나무잎 수국.

토끼풀 뜯어 팔찌도 만들어 가녀린 손녀 팔뚝에 채운다.

풀사이에 숨어 있는 뱀딸기도 찾아낸다.

"할머니, 뱀딸기는 뱀이 먹어요? 우리가 먹으면 안 돼요?"

"우린 먹을 것도 많은데 뱀이 먹게 두자. 뱀딸기는 독이 있어서 먹으면 배 아파요."

붉은 인동초가 바다 풍경에 젖어 더욱 빛난다.

빛나는 것이 이들뿐이랴.

홍가시나무 잎은 빨갛게 꽃처럼 피어나

방문객들을 반긴다.

수국도 목수국까지야 많이 보았지만, 새로운

떡갈나무잎 수국은 전 처음 만나 반가움이 두 배다.

뱀딸기.                   래드로빈홍가시나무.

금계국이 지천으로 노란 융단을 깔아 놓은 언덕

포근히 감싸줄 것 같아 러눕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위아래 잔디밭으로 하양이도 부지런히 산책을 하고,

하율이 엄마는 커피 주문 줄이 길어 언제 오려나~

손녀와 할머니는 저 아래 보이는 바닷가의 유혹에

빠져 카페를 벗어나 바다로 향하고 싶다.

둘러보면  무심한 듯 꾸미지 않은 듯 하나

곳곳에 연스럽게 장미 종류나리꽃.

이제야 한두 송이씩 꽃을 피워 올리는

수국이 곳곳에 있어 조경에 신경은 쓴 듯하나

어린 수국나무엔 살갈퀴 덩굴이 에워싸고 있어

안타까웠다.

딸은 커피, 나는  자몽티, 하율이와 강서방은 코코아를

마시고, 하율이와 해변으로 간다.

마삭줄 꽃이 제대로 피었다.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가며

"하율아 조심해"를 연신 외치면서 후들후들

미끄러운 흙길을 간신히 걸어 바닷가로 향한다.

자기 만난 흑염소가 우릴 물끄러미 바라본다.

"할머니, 흑염소예요. 흑염소."

뜻밖의 염소를 보고 소리치는 하율이.

동물 좋아하는 녀석이라 목소리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혹시나 뿔로 받을까 봐 겁이 나서 쓰다듬지도 못하고 어릴 적 풀 먹이던 염소가 생각나 한참을 바라본다.

구지뽕,            키위덩굴.

인적이 드문 해변은 온 천지에 자갈이 깔린 몽돌해변.

파도가 밀려갈 때 또르르 또르르

구르는 소리가 난다는 몽돌해변이다.

갯강구와 무수한 바다 벌레들이

사람의 발소리에 놀라

무니가 빠지도록 르게 달려 틈사이로

줄행랑을 친다.

"꺅~~~ 우리가 더 무섭거든."

피한다고 피해질 벌레들이 아니다.

벌레들의 천국을 가까스로 벗어나

해변에 닿으니 하율인 좋아라 바닷물에

손을 담가도 보고 파도가 밀려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할머닌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이렇듯 추억의 한 페이지가 차곡차곡 쌓여가는 시간

그대로 멈춘 들 어떤 여한도 없으리라.


*뱀딸기는 뱀이 먹는 딸기라서 뱀딸기라고 한대요.

먹어도 되지만 독이 있어 많이 먹으면 배가 아프다네요.

뱀딸기가 많으면 뱀이 많이 출몰한다니 조심해야겠어요.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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