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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신영 Aug 02. 2024

카페, 공극의 공간

공극(孔隙)을 알다

배부른 행복, 배부른 우리들의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 카페로 간다.

바닷길을 잠시 달려 오른쪽 모퉁이

하늘 향해 기다랗게 표지석처럼

세워진 간판 공극의 공간.

공극? 우리들은 

갸우뚱하며 머릿속을 굴리나

어려워 명쾌한 답은 멀다.

벽에 걸린 공극의 설명을 보며

아하!

그렇구나! 그런 거구나.

어학사전에서 공극(孔隙)은 작은 구멍이나 빈 틈을 말한다.

토양입자사이의 틈, 입자의 크기가 고를수록 공극이 커진다고 한다.

여기서는 모래의 공극, 즉 틈이 많아서 아무리 넘어져도 괜찮다고 말한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따듯한 커피 한잔과 잔잔한 바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언어로 다시 일어날 힘을 얻게 되길 바라는 마음을 적어 놓았다.

참 좋은 말이라는 생각에 몇 주 동안 공극이 뇌리에 맴돌았다.

바다 조망의 1, 2층 창가는 이른 시간임에도 빈 곳이 없다.

그래도 해무로 아롱지는 바다는 우리 곁에 있다.

맛있는 빵과 커피, 차와 함께 좋은 벗들과의 시간은

붕붕붕 날아다니는 마음이랄까.

그래서 넘어져도 괜찮음을 안다.

살면서 무수히 넘어지는 우리들 곁에 

함께 할 수 있는 가족, 벗들이 있어서

좋은 풍경을 맞을 수 있어서

듯한 차 한잔이 찌르르 온몸에 퍼져 돌아

핏줄기를 따라 울리는 심장 박동은 작게라도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 요소가 분명하다.

여전히 정아 씨는 전속 사진사로

기록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고

주변을 골고루 살피며 탐색하는 일을

좋아하는 난 토끼풀과 메꽃을  관찰하고

호랑거미를 만난다.

"언니, 쟤네들 살아 있는 거미 맞아요?"

가리키는 울타리 쪽으로 가까이 간다.

기계체조를 하듯 양팔을 벌리고 허공에서

너희들은 온종일 많은 사람들 관찰하며

이 좋은 곳에서 새 힘을 얻고 있는 거니?

좋은 사람들과 보낸 시간은 일상으로 돌아와서도

사진첩을 들여다보며 그곳으로 다시 달려간다.

잠시 동안의 기억만으로도 힘이 나는 것은

모래에 넘어져도 괜찮아, 툭툭 털고 일어나

걸어가듯 언제나 씩씩하게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참조; 네이버 지식백과.

사진; 박정아, 안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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