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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율이의 더피 호랑이

K팝 데몬 헌터스

by 안신영

"할머니 우리 K팝 데몬 헌터스 봐요."

지난여름 하율이네 갔을 때만 해도 케데헌이 뭔지도 몰랐다.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의 줄임말이라는 것을 손녀 하율이가 얘기해 줘서 알았다. 하율이의 설명을 곁들인 넷플에서 애니메이션 케데헌을 보며 손녀와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영화보다 더 귀하고 행복함을 느꼈다.

"할머니 저기에 나오는 의상도 만들어 판매한데요."

"그래?" 하며 그때만 해도 그랬다. 그랬는데 완전 케데헌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걸그룹의 노래가 듣기 좋다. 그래서 몇 주 동안 빌보드 상위 차트를 석권했는가 보다. 꿈을 찾아가는 세 소녀의 성장기가 악령과 싸우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도 아이 들게 인상적이다. 걸 그룹의 루미. 미라. 조이와 사자보이즈의 진우 캐릭터는 케데헌의 대표 굿즈 상품이라는 것은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완전 케데헌 열풍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우리의 민화 속에 있던 까치 호랑이가 더피라는 이름으로 변신하여 애니로 툭 튀어나왔다.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하율이의 마음을 훔치기에 손색이 없는 사랑스러운 호랑이 더피.

어느새 그림으로 탄생시켜 보내준지가 몇 달이 흘렀다.

근무지인 놀이공원(롯데월드)에서도 코스프레(코스톰 플레이)로 걸그룹의의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하고, 사자보이즈의 검정 옷에 검정 삿갓을 쓰고 검정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다니는 어린아이부터 청소년들 까지 참 많다. 그야말로 대 유행이다.

확실히 케데헌의 영향으로 서울에 외국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주일 아침 종로에 있는 교회 가는 길에는 늘 외국인들이 붐빈다. 서울 성곽, 동대문, 광장 시장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 이곳 놀이 공원에도 MZ세대들과 가족 단위의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몸소 체험하고 있다. 케데헌에 관한 이야기는 이곳저곳에서 많이 다뤄 여기서까지 나누기엔 너무 진부해질 것 같아 그만하기로 한다.

하율이의 감성을 자극한 애니메이션으로 할미와 손녀가 나란히 앉아 영화를 보며 대화도 나누고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는 손녀가 그저 예쁠 뿐이다.


사진; 양아영.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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