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꽃

하율이의 선물

by 안신영

하원버스에서
하율이가 뛰어내린다

바람보다 먼저 달려와
내 손에 쥐여 준 것

꽃 한 송이

햇살로 접고
가위로 오려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붙인
탐스런 종이꽃

어느 틈에 피웠을까

쉬는 시간
아이들은 운동장을 뛰노는데
하율이는
책상 위에서
꿈을 피워낸다

종이가 날개가 되고
색연필이 길이 되고
슬라임 반죽 속에서
별 하나가 태어난다

가만히 있어도
하율이 손은 바쁘다

상상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

책상 위에 꽃이 앉고
방 안에 꿈이 놓인다

하율이 머릿속엔
무지개가 설계 중

걱정 없는 하늘 아래
마음껏 만들며 살아가라고

할머니는 오늘도
조용히 기도한다

*먹물로 그리고 오려 붙혀 입체감을 살린 산수롸
*스퀴시라고 만들어 친구들이 엄청 좋아한대요.
*점토로 인형을 만들어 붙임. 모네의 수련 그림을 보고 철사를 구부려 스타킹을 씌워 , 색을 입혀 만든 <스타킹 속의 모네>.

*할머니 생일 선물이라며 수줍게 내민 손에 탐스런 종이꽃 한 송이가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

열 살 꼬마 숙녀는 할머니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아는 것 같아요. 어디에서 웃고 좋아하는지요.

가위로 자르고 풀로 붙인 꽃이 저의 매일을 환하게 밝힐 것 같습니다.

하율이가 만드는 작품들은 언제나 기쁨이 되어 제게로 오니까요.

*스퀴시는 원래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손 안의 장나감이라고 합니다.

하율인 과자 상자를 겉의 비닐을 떼내어 솜을 넣어 장난감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친구들이 너도나도 만들어 달라고 조른답니다~^^

*사진; 양아영. 안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