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몸매 유행

by 뷰덕이

뼈말라가 유행하더니 이후 자기 긍정(body positivity)이 핫해져 조금 잠잠해지고, 이젠 다시 마름이 유행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미국 성형외과의사협회(ASPS)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흡입과 작은 보형물을 활용한 가슴성형으로 대표되는 '발레 바디' 유행은 계속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24/oct/12/body-positivity-era-over



1. '마름' 유행의 시작


근원을 추적하면 19세기 산업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대부터 근대 초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통한 몸매는 풍요와 건강의 상징이었으나,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물질적 풍요가 확산되면서 날씬한 몸이 자기 절제와 세련됨의 상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1960년대 모델 트위기(Twiggy)는 깡마른 몸매와 소년같은 이미지로 유명해지며, '나뭇가지'라는 의미의 이름으로 극도의 마름을 유행시켰습니다.

https://www.vogue.co.uk/article/twiggy-sixties-model-mary-quant


한국에서는 2000년-2010년 즈음부터 몸짱 유행으로 복근이 선명히 보이는 몸매가 좋다고 여기거나, 미용 체중은 45kg라는 말이 퍼져나가기도 했습니다. (여자 연예인이 몸무게를 무조건 45kg나 48kg으로 적다가, 50kg을 넘는 몸무게를 적다가, 이제는 체중을 프로필에 표시하지 않게 된게 얼마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Gee' 활동 당시 소녀시대의 컬러 스키니로 뼈마름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44사이즈, 33반 사이즈를 찾는 여성들이 늘었습니다.

https://www.dailian.co.kr/news/n_view.html?id=141494&sc=naver&kind=menu_code&keys=75


2. 계속되는 이유


이후 건강하지 못한 마름을 비판하고 자기긍정(body positivity) 운동이 확산되면서, 패션과 미디어에서 다양한 사이즈의 모델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https://www.starnewskorea.com/stview.php?no=2009103017325786759&type=1&outlink=1


그러나 최근 다시 마른 몸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이유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노출 증가와 에코 챔버


라디오, TV, 출판된 책으로부터 비교적 정제된 의견과 정보를 듣던 이전에 비해서,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며 그 무엇보다 인터넷에 사진이나 글로 저장된 정보가 힘을 얻기 시작합니다.


SNS로 개인의 주장과 경험이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어요. 틱톡,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SNS 플랫폼에서 저칼로리 식단, 마른 몸매를 강조한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생산되고 노출되며 아름다움의 기준이 왜곡되었습니다.


그리고 취약성이 있는 사용자가 그런 컨텐츠를 자주 접하고, 알고리즘에 의해 관련 내용에만 노출되고, '마름이 미의 기준이 되는' 에코 챔버를 형성합니다.


섭식장애 위험군 사용자들은 저칼로리 식이 영상에 300% 이상, 식이장애 관련 영상에 4300% 이상 노출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Griffiths et al., 2024).



2)체형에 대한 가치판단


체형은 가치판단의 대상이 되어선 안됩니다. 하지만 저희들은 '사실'들을 종합해 '판단'을 하게 되어있죠... 입밖으로 내지 않아도 가치판단을 합니다.


미국 빈곤층 아이들은 토마토는 모르지만 토마토케첩은 안다는 유명한 말이 있지요.


가난할수록 유통과 보관 모두 힘든 채소와 과일보다 비만으로 이끄는 초가공식품들을 접하기 쉬워집니다. 그리고 삭센다, 위고비 등 비만약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더더욱 비만은 가난과 의지 부족의 문제로 몰릴 위험에 처해지게 됩니다.


https://www.newyorker.com/magazine/2023/03/27/will-the-ozempic-era-change-how-we-think-about-being-fat-and-being-thin


이 모든 것들이 한번에 마르지 못한 체형에 대한 가치판단을 만들어냅니다.



3. 개인적 견해


유행은 순환하고, 몸매나 미의 기준도 계속 변합니다. 따라서 외부의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건강한 몸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또한 중학생 시절에는 마른 몸을 동경했기에 그 심리를 이해하면서도, 성숙한 관점에서 건강을 우선한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한편 맥킨지는 2024년 보고서에서 밀레니얼과 젠지 세대가 건강과 웰니스에 더 많이 신경쓰고, 비용을 쓴다고 보고한 적이 있는데요, 그런만큼 정확한 정보도 빠르게 퍼져 건강한 몸을 추구하기를 바라봅니다.


https://www.mckinsey.com/industries/consumer-packaged-goods/our-insights/the-trends-defining-the-1-point-8-trillion-dollar-global-wellness-market-in-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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