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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사원 D Dec 29. 2018

01. 경험하기 - 문제 해결하기 - 좋은 영향 전하기

'마케터의 일'을 읽고

'마케터의 일'이라는 책을 꺼내 든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집으로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의 소일거리, 그리고 두 번째는 지극히 개인적인 동기 때문이었다.


지난여름부터 여태까지 이런저런 일을 참 많이도 겪었다. 이리저리 휩쓸리고 소모되기를 한바탕. 정신줄을 조금이나마 잡은 지금에서야 '나'라는 사람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나 자신을 어떻게 보완하고 또 다가오는 2019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말이다.




1. 결국은 '기본기'에 대한 책


제목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 이 책은 마케터가 일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비단 마케터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나 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기본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두께가 얇은 책이라 단번에 읽어낼 수 있기도 하고, 또 유명한만큼 리뷰도 많으니 굳이 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 그리고 이유만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2. 인상 깊은 구절들


경험 자산에 투자하자. 간접이 아니라 '직접'!
같은 기능이면 무엇이든 싼 것만 선택하는 사람은 취향이란 걸 가지기 어렵습니다.

같은 기능에 싼 걸 놔두고 더 비싼 걸 사는 심리를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최저가'가 아닌 다른 물건을 팔기 어렵겠죠. 어딘가 푹 몰입해보지 않은 사람은 내가 맡은 브랜드를 푹 몰입하게 만든다는 게 뭔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그건... 모태솔로가 쓰는 연애소설 같은 거예요. 많이 아파본 사람이 생생하게 아픈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케터들이여, 많이 아픕시다.


돌이켜보자면 '경험 자산'에 투자하는데 나는 굉장히 인색했던 것 같다. 특히 책상머리에서 이뤄지는 리서치처럼 간접적인 것만 중시하고, 직접 보고 느끼지는 것은 소홀히 했던 것 말이다.

좁은 경험은 좁은 시야를 만든다. 그리고 좁은 시야는 세상의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지혜로운 대처에 악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항상 'Why'부터 출발하자.
책을 읽고 있는데 옆에서 '물 좀 주세요'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사실 물 달라는 말만 들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기 어렵습니다. 

(중략) 왜 필요한지 모르면, 불 끄려고 한시가 급한 사람을 위해 정성스럽게 얼음 잔에 생수를 받고 있을 수도 있고, 목마른 사람을 위해 따뜻하게 데운 목욕물을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왜'를 모르고 시작하면 아무리 성의 있게 준비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수단(물)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원합니다.

역시나. 문제 해결의 핵심은 'why'다.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극단적으로 간략화 하면 결국 'Why So'와 'So What'사이의 끊임없는 반복이 된다.


말하자. 좋은 영향력을 전하는 말을.
'이해가 안 돼', '이해를 못하겠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대개 '싫다'는 뜻이죠. (중략) 그런데 사실은 이 두 말이 똑같지 않아요. 

(중략) '싫은 것'과 '이해 안 되는 것'을 구분하지 않으면, 어느새 우리는 좋아하는 것만 이해하는 사람이 됩니다. 싫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게 되죠. 좋아하는 것만 이해하고 살아도 괜찮겠지만, 마케터인데 '이해할 수 없는'것/사람들이 많으면 좀 아쉽지 않나요?

'이해가 안 돼'라는 말이 '이해력'을 망칩니다. 소비자의 마음을 상상하고 공감하는 일이 직업인 마케터에게는 나쁜 표현입니다.
생각을 제한하는 말들은 이것 말고도 더 있습니다.

'원래 그렇다'는 표현은 더 나은 방법을 찾아 개선하려는 의지를 꺾고, '당연하다'는 표현은 이야기의 진행을 막습니다. 

'원래 그렇다'는 '지금까지는 그래 왔다'로,
'당연하다'는 '다른 대안은 생각해보지 못했다'로 바꿔 쓰는 게 좋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나 스스로 좋은 영향력을 펼치기 위해.




그밖에도 실무에 관한 구체적인 팁들이 많았지만 내 눈에 가장 들어왔던 구절은 위의 세 가지였다. 다시 생각해보면 나의 2018년에 가장 부족한 것들이란 의미가 될 거다.


일도, 사람도 많이 경험하고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2019년이 될 수 있도록. '경험'부터 천천히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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