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르페디엠 Jan 01. 2024

3년간 느낀 벤츠 오너의 7가지 실질적 장점

만족감은 자연스러운 절약을 부른다.

3년 전, 아주 오래 탄 미니쿠퍼 컨트리맨을 처분하고 E클래스를 구매했다. 3년간 타다 보니 꽤나 큰 장점들이 있어 오래전부터 글을 쓰고 싶었다. 요즘 '이웃집 백만장자'를 읽고 있는데 차량 구매에 대한 내용이 꽤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내친김에 미뤘던 글을 써 본다.


Minicooper Countryman S 1st Gen. 

vs.

Mercedes E-class(Avantgarde)


1. 보험료가 저렴하다.

  차량 보험료는 해당 모델의 사고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책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24년 보험 갱신비로 나는 37만 원을 냈다.(50만원- 주행거리 환급 13만원) 컨트리맨을 탈 때에는 120만 원 정도를 지출했던 것에 비해 꽤나 대조적이다.


2. 연료비가 저렴하다.

 컨트리맨 1세대는 쿠퍼 S 가솔린 모델이었는데 평균적으로 연비가 8-9km/l 정도였다. 도심만 주행했을 경우에는 체감상 7km 정도였다. 현재 E클래스는 종합 11km 정도 되는 것 같다. 도심만 주행하면 10km쯤 나오고 울산을 다녀오면 17km 정도 된다. 차의 크기와 무게, 승차감까지 고려하면 정말 놀랍다.


3. 주차장 할인이 된다.

 W213 가솔린 모델은 저공해 자동차다. 따라서 정부 소유의 공공주차장에서 주차비를 50% 감면해 준다. 우리 집 근처에는 동탄역 노상주차장이 해당되는데 이 할인 혜택이 참 꿀이다. 집에서 역까지 택시비가 편도 만 원가량 나오는데 1박을 주차하더라도 주차장 사용료가 더 저렴하다. 이외에도 서울 공영주차장도 꽤나 많다.


4. 수리비가 적다.

 이것은 미니쿠퍼 소유주라면 공감할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오래된 차량인 때문도 있겠지만 중고로 구매한 컨트리맨을 약 5년 정도 탔었는데 매년 수리비가 300만 원 정도 발생했었다. 현 차량은 보증기간임을 감안해야겠지만 수리비가 제로였다. 구매 시 딜러와 협의를 통해 평생 엔진오일 무료 교환권도 서비스로 받았으니, 앞으로 매년 10여만 원의 지출도 세이브할 수 있겠다. 기타 정비의 경우 보증 종료 이후에는 부품을 구해서 공임나라를 이용할 예정이다.


5. 고급 서비스를 경험했다.

 벤츠 서비스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 중 하나는 딜리버리 서비스다. 신차 출고 후 1년 주기의 서비스(엔진오일/와이퍼 교체 등)를 받을 때, 내가 직접 서비스센터에 방문할 필요가 없었다. 기간이 도래하기 전 서비스센터에서 미리 전화로 해당 내용을 알려주고, 가능한 날짜에 기사님을 집까지 보내주었다.

 나는 당일이 되면 차량 키를 운전석에 넣어 두고, 기사님이 도착하시면 '메르세데스 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원격으로 문을 열어드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자정 가까운 시간에 냉각수 경고등이 갑작스럽게 뜬 적도 있었는데 공식센터에 사고 접수를 하니, 곧바로 기사님이 배정되었고 가까운 센터에 입고되기도 했다. 수리 완료 후에는 탁송 서비스로 아파트 지하주차장까지 배달해 주었다. 차량 정비가 필요한 날에는 연차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했는데 바로 이것이 자본주의구나,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경제적인 관점에서 더 잘 살아봐야겠다는 진심 어린 다짐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6. 여러 모로 안심이 된다.

 우리가 차량을 사용하는 가장 주요한 목적은 바로 이동을 위해서다. 방어 운전은 필수지만 아무리 내가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이동 중 사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W213은 Euro NCAP에서 최고 등급인 5 스타를 받았다. 무엇보다 우리 집에서는 아내와 내가 운전하는 비율이 5:5 정도 되는데 아내가 운전할 때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만족스럽다. 이젠 아들까지 태어났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7. 해소된 부러움은 더 큰 가치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차를 바꾸기 전, 벤츠를 탄 사람이 정말 부러웠다. 도로에서 신호대기 중 옆에 벤츠가 정차하면 자연스레 고개가 돌아갔다. 나는 직장에 다니고 있고, 연봉이 E클래스 가격을 넘은 지 몇 년이나 되었다. 또한 삼시 세끼를 거의 회사에서 해결하거니와 평소 카페에서 커피를 잘 사 마시지 않는 등 소비 습관에 있어 검소한 편이었기 때문에 차를 사지 못할 상황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벤츠를 사지 않았던 이유는, 사지 않는 편이 히스토리 상 자연스러웠기 때문이었으리라. 나는 원하는 물건이 생기면 매장에 가서 정가를 주고 구입하기보다 중고나라에서 남들이 쓰던 것을 찾아보았다. 거기에는 (가성비라는) 합리적 선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새 물건(의 가격)이 내 격에 맞는가 라는 의문을 가졌던 것 같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의 선택들이 최선보다는 차선이 되었고, 시나브로 지출을 하면서도 마음속에는 불만이 해소되지 않은 채 알게 모르게 응어리졌다.


 벤츠를 사고 나서, 더 이상 옆 차량의 운전자가 부럽지 않다. 뭐랄까 인생에서 필요한 곳에 큰 투자를 했다는 만족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평소 아낄 때에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더 큰 가치를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허무주의에서 벗어났달까. 돈이라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수단으로써 사용해야 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것 같다.


 욕망을 동기부여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괜찮은 것 같다. 행동하지 않는 욕망은 괴로움만 주지만, 행동하는 욕망은 비전을 이루는 동기가 되어 준다. 2024년에는 내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한 뼘 더 성장하도록 해야겠다.


ps. 

멋진 차를 사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사람들도 많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부는 일종의 자격지심 때문에 그런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실상은 모르겠고) 본인과 비슷한 경제적 상황 같은데 동일한 선택을 하지 않은 사람을 향해 쯧쯧하고 혀를 찬다. 그러면서 본인은 정도를 걷고 있다며 우월감을 느낀다. 나는 이런 행동이 시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자기기만적인 것 같다. 차라리 부러우면 부럽다고 하던지, 어차피 세상에 정해진 답은 없고 각자 자기 삶이나 잘 살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최고의 배우자는 성격이 정반대인 사람일지 모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