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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브라운 Aug 25. 2024

우리 가족, 첫 여행을 떠나다

#4 집으로


전날 다들 일찍 잠들었던 탓일까.

약속이라도 한 듯 부모님, 형들 모두 아침 일찍 일어났다. 2박 3일의 여행 중 마지막 날이니 아쉬움이 남아서였을지도. 창밖을 보니 날은 흐리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 것 같았다. 오늘은 숙소 근처의 촛대바위와 묵호항을 들렀다 점심을 먹고 집으로 출발하는 일정이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짐을 싸서 숙소를 나왔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촛대바위


촛대바위는 숙소 바로 옆에 있는데 지상파 TV 애국가가 나올 때 이 촛대바위가 나온다고 한다. 말 그대로 바위가 촛대처럼 생겼는데 이곳은 예전에, 내가 첫 회사를 퇴사하고 혼자 여행을 왔을 때 들렀던 곳이기도 하다. 그게 벌써 거의 10년 전 일인데 그때와 지금 이곳은 많이 변해 있었다.


계단을 한 5분쯤 올라가니 촛대바위가 보이는 곳까지 도착할 수 있었고 그곳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가족 중에는 아빠만 독사진을 찍으셨다. 이런 곳에 오면 인증샷을 남겨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아빠, 사진 찍을게요. 하나, 둘, 셋!!"


10년 전 혼자 왔을 땐 없었던 출렁다리도 생겼는데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서 아침산책 겸 가볍게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묵호항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구경을 마치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인 묵호항으로 향했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라는 곳이 있어서 왔는데 주차를 하고 보니 저 언덕 위에 있는 스카이워크가 눈에 들어왔다. 언덕을 올라가 유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묵호항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 스카이워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상한 일이다. 분명 겁이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젠 아래가 보이는 유리나 철제구조물로 된 스카이워크에 오면 희한하게 발이 잘 안 떨어진다. 나이를 먹으면서 겁도 많아졌나 보다.


올라와 보니 저 아래쪽에 도깨비 그림과 모형이 보였다. 비는 그쳤지만 해가 뜨지 않는 날씨가 끝내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스카이밸리를 내려와 점심을 먹기로 한 식당으로 갔는데 이런, 대기팀이 우리 앞으로 20팀이나 있었다. 이 정도면 한 시간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싶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혹시 몰라 더 찾아놨던 식당들 메뉴를 부모님께 보여드렸더니 그중 생선구이가 좋겠다 하셔서 이 식당을 찾아갔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마지막 식사


리뷰가 나쁘 않은 곳이라 괜찮겠지 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더 맛있었다. 다양한 생선들은 살이 많아 두툼했고 탈 듯 말 듯 맛있게 잘 구워주신 덕분에 가족들 모두 마지막 식사를 상당히 만족스럽게 끝낼 수 있었다. 부모님은 나오시며 사장님께 너무 잘 먹었다며 다시 오게 되면 꼭 들르겠노라 말씀하실 정도였다.


식당을 나와 주차장으로 갔다. 이제 모든 일정이 끝났고 집으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집으로


올 때는 내 차 부모님을 모시고 왔고 여행기간 중에도 내 차에 타셨지만 돌아가는 길은 부모님 댁과 가까이 사는 큰형이 부모님과 작은형을 태우고 가기로 했다. 이렇게 여행이 끝나는 게 너무 아쉬웠다. 난 커피라도 한 잔 하고 갔으면 했지만 형들은 지금 출발해야 안 막힐 것 같다며 서둘러 가자 했다.


내 차 트렁크에서 부모님 짐을 빼서 큰형차에 실었다. 키가 큰 작은형이 조수석에, 뒷자리에 부모님이 앉으셨다.


"조심히 올라가셔요."


내 인사에 부모님은 막내도 조심히 올라가라 말씀하셨고 형들은 덕분에 잘 먹고 잘 놀았다며, 계획 짜느라 고생했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윽고 큰형 차가 먼저 출발했다.

아쉬운 마음에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멍하게 서 있었다. 또 언제 이렇게 부모님, 형들과 여행을 올 수 있을까?


벌써부터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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