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만들기 (1)

라떼는 말이야... (1)

by 김 다니엘


브런치에 내가 쓴 책의 한글 버전을 다 올리고 나서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이것저것 하면서 내가 쓴 책의 내용을 곱씹어보다가 문득 내가 대학시절에 참여한 ‘한국의 밤’에서 직접 편곡을 한 장면이 떠올랐다. 이 ‘리스타트 51’ 이라는 책의 1부 3장: 한국의 밤 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언급한 한국의 밤 행사는 1991년 가을학기였지만, 사실 1992년 봄 학기에도 같은 행사를 했었다.


그때 나는 (내 또래의 학교 친구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신해철’이라고 하는 가수의 노래를 좋아했었고, 그 중 한 곡을 골라서 직접 편곡한 후, 그걸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솔직히, 난 피아노나 기타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엔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세상에 없었던 ‘한국의 밤’ 행사도 무사히 치러본 경험이 있던 나는 도전을 해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때 당시 내겐 88개 건반을 가진 Yamaha 키보드가 있었는데, 그것만 가지고 신해철씨의 곡을 편곡한다는 건 불가능했다. 그래서 알아봤더니, 최소한 두 가지의 기계가 더 필요했다. 그 중 하나가 sound module 이라고 해서, 미디(MIDI) 연결선을 통해 키보드와 연결한 후, 다양한 악기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 기계가 필요했다. 그래야 다양한 신디사이저 소리와 드럼 소리를 어느 정도 ‘흉내 낼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하나는 sequencer 라고 해서, 그렇게 sound module 과 키보드를 통해 여러 가지 악기소리를 재생하면, 그걸 녹음 및 편곡할 수 있는 장치였다. 물론 여기에 drum machine 이나 beatbox 같은 걸 추가로 연결시키면 더 좋았겠지만, 그 당시에 음악을 전문으로 공부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던 나같은 풋나기 대학생 아마추어가 선택할 수 있었던 최소한의 악기는 위에 언급한 그 두 가지 기계로 충분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결국 sound module 은 Ensoniq 브랜드를, 그리고 sequencer 는 Roland 브랜드를 선택했다.